이 책자는 1900년 창간 이후 세계최고의 레스토랑 평가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레스토랑 평가에 대한 사항은 절대 비밀로 붙여져 알려진 바는 없지만 주로 심사위원들이 직접 매장을 방문, 암행을 통해 요리의 맛과 레스토랑 분위기, 위생상태를 체크한 후 이를 근거로 별을 부여한다고 알려지고 있다.
미슐랭 가이드의 평가는 실로 막강하다. 평가절하로 자살하는 천재셰프가 있었는가 하면 별점을 받은 레스토랑은 순식간에 최고의 영예를 얻기로 한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식당도 미슐랭 가이드에 등재된 적은 있다.
프랑스 파리 생라자르역(驛) 인근에서 운영 중인 ‘신정’이 ‘미슐랭 가이드 2001’ 판에 최초로 실렸었다.
등급은 별이 아닌 ‘포크 1개’를 받았지만 파리에는 1만3000여개의 식당이 있고 한식당은 30개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당시 미슐랭이 소개한 4116개 중에 포함됐다는 것은 큰 화제를 낳았다. 그러나 ‘신정’은 한국식당이 아닌 중식당에 포함되어 큰 아쉬움을 샀다.
이어 지난해에도 뉴욕에서 운영되고 있는 ‘초당골’과 ‘양평 서울’ 레스토랑이 미슐랭 가이드 뉴욕판에 선정된 적은 있지만 실속형 레스토랑으로 분류돼 엄밀히 평가하자면 ‘미슐랭 가이드’와 한식당은 인연이 없다.
2008년 판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같은 식문화권인 일본 도쿄(東京)는 ‘미슐랭 가이드’에서 뽑은 최고로 맛있는 ‘도시’로 평가되는 영광을 안았지만 한식당은 한곳도 없었다.
도쿄 내 일식점 25곳에는 별2개를, 117곳에는 별 1개 등급을 부여했다. 모두 합친 별수는 무려 150개로 프랑스, 미국을 훨씬 앞질러 21개국 도시 중 1위에 올랐다.
물론 미슐랭 가이드가 절대적일 수는 없지만 이러한 사항에 대해 우리는 한번정도 반성을 해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일본의 식문화가 잘 알려진 것은 사실이지만 한식에 대한 홍보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은 무척이나 부끄러운 사실이다.
최근 기자는 4일간 일정으로 열린 ‘2007 한국 음식 워크숍’에 참가했는데 이 워크숍의 주된 요지는 요리와 관련 외국인 전문가들을 초청해 한식을 평가해 보자는 것이었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워크숍이었는데 참가한 전문가들은 모두들 한식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한식에 대해 외면을 하는 듯하다. 국내를 대표하는 서울 특 1급호텔의 한식당 수는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 삼성이 운영하는 신라호텔조차 운영이 힘들어 포기하는 수준인데 국내 한식당들의 운영 고초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아무런 지원 없는 상황에서 ‘미슐랭 가이드’ 등재는 고사하고 한식의 우수성 홍보를 기대한다는 것은 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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