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전, 또는 크로스오버 & 융 복합시대의 외식산업
퓨전, 또는 크로스오버 & 융 복합시대의 외식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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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11.29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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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문 전주대문화관광대 학장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퓨전' 또는'융․복합 시대'라고 한다. '통섭統攝Consilience: The Unity Of Knowledge'의 시대라고도 한다.

시장의 갖가지 복잡다기한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산업과 산업, 제품과 기술의 횡적, 종적 융․복합이 새로운 산업을 창조하는 시대라는 뜻으로 21세기의 시대적 특징을 극명하게 설명해 주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단순한 물리학적 '섞음'이 아니라 화학적 '블렌딩'에 의한 제3의 가치 창조라는 뜻도 담고 있음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정보기술의 확산으로 분야와 성격이 다른 산업간의 '융․복합' 현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요즘 융․복합 산업이 중소형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의 산업화를 이끌어 내고 고객과 시장의 전략적 가치를 변화시킴으로써 산업의 또 다른 진화를 이뤄낼 것이라는 기대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는 게 요즘의 정설인 듯하다.

크로스오버, 퓨전 재즈, 팝페라, 오페라마

이 같은 시대정신과 트렌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가장 민감하게 수용한 분야는 음악이다.

장르간의 서로 다른 특성과 장점이 어우러져 만들어진 '크로스오버 음악', 팝송과 오페라 아리아의 결합체인 '팝페라', 재즈와 록 음악이 교류하고 융합하면서 만들어진 '퓨전 재즈', 그리고 클래식 가수와 팝 또는 포크가수의 결합이 그 예다.

1980년대 초 당대 최고 테너 중 한 사람인 플라시도 도밍고와 미국출신의 월드스타급 포크싱어 존 덴버가 함께 부른 '퍼햅스 러브 Perhaps Love' 는 종래의 음악과 전혀 다른 음악을 만들어 냈거니와 크로스오버 음악도 잘만 하면 세계음반시장에서 대박을 터트릴 수 있음을 보여 준 대표적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에 힘입어 클래식 가수가 팝송을 부르고 팝싱어가 클래식 레퍼토리를 노래하는 경우가 점차 늘었다. 국내에서는 테너 박인수와 가수 이동원이 함께 부른 '향수'가 '퍼햅스 러브'에 못지않은 반응을 얻었다. 국민가수 조용필의 '한오백년' 은 민요와 가요를, 서태지의 '하여가' 는 국악과 랩을 잘 블렌딩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요즘 결혼식 축가로 한참 뜨고 있는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뉴 뮤직 그룹 시크릿 가든의 원곡에 한혜경이 가사를 붙여 바리톤 김동규가 노래한 전형적 크로스 오버다.

그 뿐 아니다. 올해에는 '오페라마'라는 이름의 또 다른 융․복합 음악을 위한 새로운 시도가 눈길을 끌었다. 기존의 오페라에 드라마적 요소가 결합된 컨셉트인데 '드라마 같은 오페라'의 모습으로 무대에 오른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2007.5.10.전주 소리문화의 전당) 가 그 예다.

외식업계의 경우

이 같은 융복합, 통섭의 논리와 트렌드는 오늘날 거의 모든 산업분야에 어김없이 적용되거니와 외식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과거, 또는 현재완료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 또는 미래진행형으로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식, 양식, 일식, 중식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레시피의 '뒤섞음'이 장난이 아니다.

중식당 코스 요리에 양식의 샐러드가 들어가고 비프스테이크가 포함되기도 한다. 한정식 코스에 일본식의 생선회가 들어가고 일식 상에 김치와 찌개 등 한식도 심심찮게 올라간다. 일식당의 갖가지 매운탕도 따지고 보면 한류에 속한다.

인테리어의 특징도 흐릿해지고 그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는 듯하다. 양식당 같은 한식당, 일식당 같은 한식당, 한식당이나 양식당 같은 중식당과 일식당이 한 둘이 아니다.

하지만 외식업계의 이 같은 외견상의 변화를 융합, 또는 통섭의 원리로 해석하기에는 좀 무리가 아닌가 싶다. 그 크기가 가령 정체성을 의심할 만큼 큰 외형상의 변화라고 하더라도 내용적 융합, 또는 통섭으로 보기에는 한참 모자라기 때문이다. 화학적 융합으로 인한 새로운 창조라기보다는 외형상의 단순한 물리적 결합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치의 창출이란 모든 음악이 그렇듯 각기 상이한 특성들이 융합될 때 완벽한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조화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래야만 제3의 음식으로 진화되어 하나의 독특한 음식문화로 정착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우리나라 외식 비즈니스의 미래는 참으로 맑고 밝다. 지식화, 과학화, 문화화, 산업화라는 시대정신과 융복합, 통섭의 원리를 전략적으로 선택했거나 하려는 업체들이 우리 외식산업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외식업계의 구조적 불경기의 그늘에서 똑똑한 외식업체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음은 큰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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