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되고 있다. 국제 원맥가 폭등으로 인해 국내 밀가루 가격이 두 달 만에 또 올랐다. 이번에는 24~34%가 올라 지난 9월 13~15%가 오른 것보다 인상폭이 컸다.

CJ제일제당은 국제 원맥가 폭등으로 밀가루 제품의 출고가격을 24~34% 인상한다고 7일 밝혔다.

강력분(제빵)은 20kg 포대 당 가격이 종전 1만4410원에서 1만7930원으로 24% 인상됐고, 중력분(다목적)은 1만3640원에서 1만7380원으로 27%, 박력분(과자, 케익)은 1만3060원에서 1만7510원으로 34% 각각 인상됐다.

CJ제일제당이 밝힌 가격 인상의 이유는 유럽, 호주의 밀 생산량이 급감하고 국제 수급이 불균형 상태를 유지하면서 국제 원맥가의 폭등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밀의 최대 생산국인 미국의 밀 재고량이 23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한 점, 러시아, 아르헨티나 등 일부 국가에서 밀 수출을 억제하고 있는 점 등이다.

여기에 최근 유가 급등과 중국, 인도 등의 원자래 수요 증가로 인한 선박 공급 부족 등으로 해상운임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밀의 국제가격을 급등시킨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현재 시카고 선물거래소 기준 국제 밀 시세는 뷰셀(27.2kg)당 863센트로 연초 450센트에 비해 두 배 가까이 올랐으며, 최근 1개월 사이에 무려 110센트 급등했다.

CJ제일제당은 “향후 원료가 추가급등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이 내년 상반기 내내 지속될 전망이며, 원료를 수입에 의존하는 업종의 특성상 제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의 이번 밀 가격 인상에 따라 대한제분, 동아제분 등 밀가루 가공업체들도 줄줄이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밀을 주 재료로 사용하는 라면, 빵, 제과 등의 제품 가격도 동반 상승이 예고되고 있다.

제빵업체 관계자는 “빵은 원가 중 밀가루가 90% 이상을 차지하기 때문에 밀가루 가격이 인상되면 제품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며 “내부적으로 인상폭과 인상시기를 놓고 고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승현 기자 dre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