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정책분야부터 되돌아보자. 식품안전처 신설과 이를 계기로 식품정책을 ‘안전관리’와 ‘산업육성’으로 이원화하기로 한 정부의 정책은 아슬아슬한 고비들을 넘기면서 ‘식품산업진흥법’ 제정이라는 획기적인 성과를 거두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특히 17대 대통령 선거에서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식품산업과 농업의 연계강화를 공약으로 내걸 정도로 식품산업육성 정책이 공론화된 점은 매우 의미 있는 진전으로 평가하고 싶다. 다만 식품안전처 신설이 무산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맞물려 올해 처음 시행된 음식점 식육원산지 의무표시제는 시행 초기연도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시행 이후 세 차례의 단속에도 불구하고 법 위반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어 제도 정착이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특히 내년부터 적용대상 범위와 품목이 확대될 전망이어서 시행과정에서 나타난 문제점에 대한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M&A활성화와 외식기업의 펀드 영향력은 예상대로 올해 핫이슈로 적중했다. 식품제조업계의 경우 LG생활건강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3853억원에 인수하는 대형 M&A를 비롯해 동원그룹이 삼조쎌텍을 380억원에 인수하는 등 크고 작은 M&A가 성행했다.
외식업체도 태창가족이 코스닥 등록업체인 파로스이앤아이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LG패션이 씨푸드 뷔페 마키노 차야를 인수해 외식업에 진출하는 등 자본력이 크게 작용한 한 해였다.
외식업계의 전문영역 파괴 역시 예상이 적중했다. 한식전문 업체 놀부가 아시안 푸드 브랜드 ‘아시향’과 퓨전 중식 브랜드 ‘차룽’을 론칭한 것을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한식전문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영역을 확대했다. 반면 주점전문 업체인 투다리가 추어탕 브랜드를 인수해 한식에 진출하는가 하면 태창가족은 오므스위트라는 브랜드로 양식사업에 진출하기도 했다.
게다가 학교급식의 직영전환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단체급식업체들과 식품외식업계와는 전혀 무관한 업체들까지 속속 외식업에 진출하면서 외식업계는 그야말로 무한경쟁 시대에 돌입했다.
2006년부터 시작된 씨푸드 열풍은 올해도 외식업의 중심권에 위치했지만 경쟁심화와 대기업의 진출로 일부 경쟁 열위에 獵?업체의 경우 사업 존폐의 위기까지 직면하고 있다. 역시 2006년에 열풍을 보였던 막걸리 시장은 2007년에 접어들어 그 열풍이 식으면서 반짝 인기 아이템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연초부터 불기 시작한 ‘노 트랜스’ 열풍은 업계 전반에 웰빙에 이은 로하스 마케팅의 강화를 촉발시켰다. 한편 HMR시장은 올해도 탐색전에 그치는 모습이어서 당분간은 급격한 시장 확대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서 돌아볼 때 나름대로 대부분의 연초 전망이 주효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국제곡물가격 급등에 따른 식량난 위기 등의 국제동향을 전망하지 못했던 것은 필자의 능력의 한계로 인정한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1년을 전망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식품외식업계가 한 해를 설계하는데 있어서 필자의 예측과 전망이 작은 참고자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매년 신년 특집호에서 그 해 예상되는 핫이슈를 선정해보는데 참고가 되는지 모르겠다.
올 한해도 열심히 최선을 다한 업계 관계자 여러분께 박수를 보내며, 내년에는 더욱 정확한 예측으로 사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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