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신화의 산실’
‘대박 신화의 산실’
  • 관리자
  • 승인 2008.01.17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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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500 이어 옥수수수염차까지...미더스의 손들
광동제약 식품연구소
우황청심원 등 전통적으로 한방제약사 이미지가 강한 광동제약은 수년째 비타민음료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비타500’에 이어 최근에는 ‘옥수수수염차’를 히트시키며 전체 중 식품부문매출이 60%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비타500은 올해 출시 8년째를 맞고 있지만 지난 2006년 벤젠 파동에도 불구하고 108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지난해에도 월 4000만병씩 연간 4만병 이상 팔려 총 20억병이 팔린 것으로 추정되는 등 매년 1000억원이 넘게 팔리는 베스트셀러 장수 제품이다. 특히 비타500에 이어 차세대 히트 제품으로 떠오른 옥수수수염차는 지난해 1억3000만병이 팔리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출시하는 제품마다 기존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블루오션 제품으로 시장을 개척하고 있는 광동제약 제품연구의 산실, 식품연구소를 찾았다.

#올해 식품연구소 설립 쾌거
식품부문 매출이 반을 넘어섰지만 그동안 광동제약은 따로 식품연구소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처음으로 식품연구소가 설립되었고 연구소 산하에 기호식품연구실, 건강식품연구실, 향료연구실 등이 구성돼 있다.

올해로 광동제약에 입사한 지 16년째를 맞는 연구소의 수장인 우문제 부장은 “처음 입사 당시엔 의약 쪽과 공동으로 연구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의약과 식품을 여직원 한명과 나 둘이 연구를 진행했으나 지금은 식품파트만 8명의 연구원으로 늘었으니 얼마나 확대된 지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전했다.

입사 12년째를 맞는 이상훈 팀장은 “내가 입사를 했을 때는 사정이 많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어려운 상황 이었다”며 “식품부문의 성장 속도에 따라 식품연구소가 따로 개설될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이렇게 빨리 식품연구소가 따로 독립을 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우 부장도 “생각보다 2년 쯤 빨리 식품연구소가 설립됐다”며 “한편으로 기쁘지만 어깨가 무겁다”고 밝혔다.

#최고 유지 관리가 더 힘들어
우 부장과 이 팀장을 중심축으로 해 광동제약 식품연구소는 홍일점인 김효정 연구원, 끊임없는 리뉴얼로 비타500을 재창조한 자타공인 복덩이 김진수 주임연구원, ‘울금의 힘’ 개발을 담당한 권오택 주임연구원, 막내이자 옥수수수염차 개발을 담당한 이건욱 연구원 등이 주축을 이룬다.

최고의 대박 제품을 개발한 이들이라 자만해 하진 않을까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우 부장은 “제품이 많이 판매되면 판매될수록 더 힘들고 유지관리가 더 어렵다”는 겸손한 답을 내놓는다. “기업 간 경쟁이다보니 최고의 제품은 반드시 견제를 받는 다”는 것.

때문에 이들은 최고의 제품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다. 조금이라도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에 제품이 생산될 때면 절대 회식도 하지 않는단다.

권 주임연구원은 “천재는 1%만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고 99%는 노력이 좌우한다는 생각으로 끊임없이 훈련을 하고 있다”며 “좋은 관능검사 결과를 얻기 위해 혀도 닦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맛을 보기 전엔 조금 답답하더라도 양치질을 안 한다”고 하고 김진수 주임연구원은 “맛을 언어화 하는데 도움을 얻기 위해 ‘신의물방울’이라는 만화책을 보며 따로 공부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우 부장은 “부엌에서 일하는 주부들도 맨날 똑같은 것을 만들어도 달라진다”며 “감각을 익히기 위해 많은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연구원들에게 주문했다.

실제 이런 노력으로 다른 연구원들은 음료 1컵을 모두 마셔야 맛을 평가할 수 있다면 우 부장과 이 팀장은 1스푼만 마셔도 가능하단다.

#자기만족으로 살아야하는 연구원
대박제품을 만들어낸 식품연구소 직원이라 하면 겉으로 보기엔 그럴듯하지만 사실은 그리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권 주임연구원은 “연구원들은 출 퇴근 시간 개념이 없어 특히 여름에는 밤 11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다”고 말하고, 입사 6년 차인 김 연구원은 “처음엔 매일 야근하는 것이 힘들었는데 이젠 적응이 되었을 정도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매일 야근에 한 달에 며칠은 출장을 가 함께 자곤 하는 것이 당연해 연구원들이 가족보다 더 친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건욱 연구원은 지난 2006년 6월 입사 했는데 이때가 옥수수수염차의 출시가 임박한 시점이라 입사한 지 일주일부터 20여 일 동안 내리 밤을 새기도 했단다.

이 연구원은 “나는 옥수수수염차와 함께 살고 함께 죽는다는 각오다”며 “옥수수수염차 포장지에 그려있는 여인이 내 애인으로 장가도 안갈 계획이다”고 너스레를 떤다.

이에 우 부장은 “사실 인원대비 업무량이 많은 편이다”며 “연구원이라고 하면 밖에서는 좋아보일지 모르나 안에서는 자기만족으로 산다고 말할 수 있다”고 전한다.

#스트레스 제로 에너자이징데이
힘든 생활일수록 작은 기쁨이 큰 행복을 만들 터. 가족들보다도 더욱 오랜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팀웍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 우 부장은 에너자이징데이를 만들었다.

그는 “10여년 직장생활 중 어떤 제품을 만들었느냐보다는 흥겹게 재밌게 놀았느냐가 남았다”며 “고된 연구소 생활이지만 한 달에 한 번씩 서로 노는 시간을 가지도록 노력한다”고 소개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연구원들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그러다보면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아이디어가 훨씬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지론.

비용은 우부장이 절반을, 나머지 연구원들이 절반을 모아 한 달에 한 번씩 영화를 보거나 가까운 지역의 민속행사를 찾기도 하고 해돋이, 스포츠 관람 등을 연구원들이 1명씩 돌아가면서 추진하는 것으로 가족들도 참여가 가능하다고.

김 주임연구원은 “일을 한 것보다 오히려 연구원과 운동을 한 것이 더 기억에 남을 정도이다”며 “군대에서보다 더욱 운동을 잘하게 됐다”고 자랑한다.
권 주임연구원은 “가끔씩 부장님이 우리와 함께 진흙 밭에서 족구를 하시곤 하는데 권위 있는 박사님들이 손님으로 오셔도 ‘지금 금방 끝나니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모습을 볼 때 정말 친밀함을 느낀다”고 소개했다.

권 연구원의 말에 우 부장이 얼마나 소탈하게 직원들을 챙기는지, 연구원들은 서로 앞 다퉈 이야기를 할 정도다.

우 부장은 “광동제약 연구소는 이직률이 높지 않은 것이 큰 강점인데, 이를 바탕으로 경험과 기술, 노하우가 축적돼 대박신화를 창출한 것이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대박을 꿈꾸는 연구원은 없어
비타500, 옥수수수염차 같은 제품을 만들고 이들 제품이 과연 대박을 낼 것이라고 예상을 했을까? 그러나 우 부장은 “그저 묵묵히 자신이 맡은 바 일을 열심히 하면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지 대박을 꿈꾸는 연구원은 없다”고 말했다.

자기 자신만 해도 처음 경옥고와 운지천 같은 히트 제품을 만들었을 당시 이들 제품보다 더한 제품을 내가 만들 수 있을까 했는데 비타500을 만들어냈고, 또 비타500보다 더 큰 히트 상품은 만들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현재 옥수수수염차의 성장률이 비타500보다 훨씬 더 크다는 것. 지금도 옥수수수염차 말고 또 히트 제품을 낼 수 있을까 하지만 열심히 하다보면 또 새로운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흔히들 대박상품을 개발한 사람들은 큰돈을 벌었을 것이라고 생각해 안면몰수하고 성과급은 많이 받았냐고 질문했으나 예상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우 부장은 “남들은 비타 500을 개발했다고 하면 아파트가 한 채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파트가 아니라면 적어도 승용차 한 대는 나왔을 것이라고들 하지만 타이어 하나도 못 받았다”며 “성과급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한다.

그는 “만들기만 잘했다고 해서 대박제품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 마케팅, 영업 모두가 손발이 맞아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나만 잘했다고 성과급을 받는 것은 맞지 않다”며 “대신 대박제품 덕에 연구를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히트제품보다는 주변에 도움 되는 이 될 터
앞으로의 계획이나 바람을 질문하자 우 부장은 “새로 만들어진 식품연구소가 더 발전해 광동제약도, 또 지금 함께하는 이들이 모두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이 팀장은 “1억 원 어치가 팔리나 100억 원 어치가 팔리는 제품이나 모두 똑같은 내 자식으로 다 잘됐으면 좋겠다”며 “올해는 차 제품 몇 가지를 출시해 차제품군을 구성할 계획인데 이것이 지난해만큼 성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권 주임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 최초로 울금을 소재로 한 ‘울금의 힘’을 선보였는데 출시 첫달 100만병이 팔렸다고 해 내심 기대를 했는데 그 다음부터 판매가 저조했다”며 “연말에 리뉴얼 작업에 주력, 보완된 제품이 출시되기 직전인데 첫달에 200만병이 나가고 장수제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내가 제품 개발에 참여한 제품들이 모두 대박 나서 연구소 뿐 아니라 회사가 더욱 커졌으면 좋겠다”고 전하고, 올해 아줌마가 되는 김 연구원은 “입사 후 6년 동안 내내 남자들하고만 생활했는데 개인적으로 언니든, 동생이든 여직원이 1명 정도는 있으면 좋겠다”고 바랬다.

김 주임연구원은 “가족 중에도 잘났다고 가족에 잘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덜 나도 착한 자식이 가족을 챙기듯,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히트제품을 만드는 것보다 주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인터뷰가 마무리되어 갈 즈음, 이들은 “오늘은 건강식품연구실의 송민수 씨가 급한 일이 있어 함께하지 못했다”며 이름만이라도 신문에 내 달라고 했다.

같은 식품연구실 소속인데도 불구하고 비타500, 옥수수수염차의 성공으로 자신들만 부각되는 것 같아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진정으로 이들은 그저 회사 동료가 아닌 가족이 아닐까 싶다. 이들 가족이 아주 오랫동안 행복했으면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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