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원액 쓰고 자체기술제품처럼 홍보
수입원액 쓰고 자체기술제품처럼 홍보
  • 김병조
  • 승인 2008.01.25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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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32°숙성간장’ 원액 전량 일본서 수입
표시제도 허점으로 소비자 ‘눈뜬장님’ 신세
CJ제일제당이 지난달 야심차게 출시한 ‘해찬들 맛있는 숙성온도 32°숙성 간장’의 원액을 국내 제조가 아닌 수입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32°숙성간장에 대해 제품명에 나타나 있듯이 숙성시킬 때의 온도를 부각시켜 홍보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 제품 출시 자료에서 “32°숙성간장은 6개월간의 양조간장 원액숙성공정에서 핵심 숙성기간 4개월에 심혈을 기울였다”며 “이 기간 동안 원액을 32℃의 일정한 온도로 유지해 최상의 간장 맛을 낸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이 설명만 보면 32°숙성간장의 원액은 당연히 국내에서 제조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제품의 원액은 일본의 간장 전문제조공장에서 제조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일본의 간장전문제조업체인 M사로부터 지난 연말과 올 초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469t의 간장 원액을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일본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신공법으로 제조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생산 시설이 있는 일본에서 원액을 수입하게 됐다”며 “향후 판매량이 늘면 국내에 설비를 도입해 직접 제조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취재 결과, CJ측이 밝힌 기술제휴는 구체적으로 원액에 대한 부분이 아니라 완제품을 만들 때 맛을 내기 위한 원액의 함량과 첨가물에 대한 것이었다. 따라서 원액은 일본만의 기술로 제조하고 있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일본의 간장 제조 공정을 보고 숙성온도인 32°를 소구점으로 전면에 내세우게 됐다”고 털어놨다.

따라서 CJ제일제당은 일본의 간장을 그대로 들여오면서 자신들이 획기적인 제품을 개발한 것처럼 홍보했다는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또 제품 설명 자료에 “재래식 장을 만들 때 따뜻한 구들장 아랫목에 메주를 띄워 발효시키거나, 숙성과정에서 항아리 뚜껑을 열고 닫아 햇볕을 쬐며 온도를 조절해 최상의 맛을 유지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일본의 간장을 마치 우리의 전통방식을 살려 간장을 제조한 것처럼 표현해 오해의 소지를 키웠다.

상황이 이런데도 소비자들은 내가 먹는 간장이 정말 국내에서 제조한 것인지 수입 원액을 사용한 것인지에 대해 알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표시제도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 표시제도에 따르면 제조원은 ‘최종제품을 만들어 포장하는 곳’으로 규정돼 있다.

따라서 이번 CJ제일제당의 간장제품처럼 대부분의 공정을 외국에서 진행해서 수입해도 국내에서 간단한 제조 공정만 거치면 국내산 제품이 되는 것이다.

업계 전문가는 “간장 원액과 같은 복합원재료의 경우 개별 원료뿐 아니라 복합원재료 자체에 대한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해야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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