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념부재료 탈피 ‘주연’으로
오랫동안 요리의 부재료로 인식됐던 마늘이 주재료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외식업계에서 마늘요리에 주목하면서 수세기 동안 부재료로 머물러 있던 마늘이 주 요리로 탄생되고 있다. 마늘의 알리신 성분이 살균·항균 작용을 하며 기력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 널리 알려졌고 항암효과까지 있다는 연구발표가 잇따르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교적 마늘소비량이 적었던 미국과 유럽 등에서도 마늘메뉴가 주목을 받고 있다. 마늘이 패스트푸드 섭취가 많은 서양인들에게 발병률이 높은 암 방지 식품으로 월등하다는 과학적 평가 때문이다. 지난 2002년 세계적 시사주간지 ‘타임’은 세계 10대 건강식품 중 첫 번째로 마늘을 꼽기도 했다. 현지인들의 말에 따르면 현재 미국을 비롯한 유럽 등지에서는 ‘갈릭 레스토랑’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고 한다.
국내에서도 최근 2~3년 전부터 마늘이 요리로서 주목받고 있다. 마늘을 주재료로 한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썬앳푸드에서 운영하는 ‘매드포갈릭’을 들 수 있다. 매드포갈릭은 하루 20~30kg에 달하는 마늘을 사용할 정도로 대형매장이다. 매드포갈릭 측은 “마늘 특유의 아린 냄새를 없애고 맛과 영양을 부각시킨 요리를 적극 개발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며 “마늘을 활용한 전문 매장답게 웰빙시대에 걸맞은 마늘 요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치킨업체들도 마늘을 이용한 메뉴개발에 힘쓰고 있다. ‘KFC’, ‘BBQ치킨’, ‘교촌치킨’, ‘또래오래치킨’, ‘치킨뱅이’ 등 치킨업체들은 트랜스지방 경보가 발령됐을 당시 마늘을 활용한 치킨을 속속 출시해 불황을 이겨냈다. 또한 지역 맛집으로 소문난 서울 문래동의 ‘원조마늘통닭’, 반포동의 ‘반포치킨’, 대림동의 ‘씨티바베큐치킨’ 등은 통마늘을 갈아 치킨 위에 얹어 먹는 것으로 명소가 됐다.
육류와 해산물과의 접목도 본격화 되고 있다. ‘돈스테이션’은 자체 개발한 마늘소스를 활용해 마늘삼겹살을 출시했고, ‘달과 6펜스’는 왕새우와 해삼 꽃게에 마늘소스를 접목해 튀김과 코스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늘을 주재료로 활용해 메뉴화 시키기 위해서는 “특유의 매운맛과 퀴퀴한 냄새를 줄이는 조리법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현재 외식업소들은 매운 맛을 없애는 비법을 요리에 응용한 곳도 있고, 마늘 농축액과 마늘잼, 마늘드레싱 등 새로운 소스를 개발해 마늘 맛을 풍부하게 하는 전략 등을 구사하고 있다.
이런 트렌드에 힘입어 마늘을 주 생산품으로 하고 있는 지자체에서는 지역마늘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태안군은 지난해 태안군 농업기술센터와 생활개선회가 태안육쪽마늘을 이용해 다양한 요리법을 소개하는 소책자 ‘신비의 식품 마늘요리’를 발간했고, 서산시도 지난해 마늘축제를 열어 약 5억원의 판매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요리 전문가들은 “마늘은 우리민족에서 가장 오래된 식품중 하나인데도 불구하고 양념의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며 “최근 마늘에 대한 높은 관심이 마늘을 부재료가 아닌 주 요리로서 부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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