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2)
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2)
  • 관리자
  • 승인 2008.03.1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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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2007년 8월에 본 칼럼 란을 통해 ‘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외식업과 전혀 무관한 쪽에서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CEO나 중역으로 속속 외식업계에 유입되고 있는 현상을 주목하는 내용이었다. 칼럼 말미에 이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는 말을 했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11월에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적이 있다. 3개월 전에 쓴 칼럼 ‘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에 등장했던 4명의 ‘외인구단’ 중에서 3명이 해당 업체를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과 함께 화성에서 온 남자와 금성에서 온 여자가 찰떡궁합을 이룰 그날을 학수고대한다는 내용이었다.

그로부터 다시 3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또다시 ‘주목받는 외식업계 외인구단’을 논하고자 한다. 피자헛이 외식업과 전혀 무관한 ‘외인구단’을 한국피자헛 사장으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지난 3일 임명된 한국피자헛 이승일 신임 사장은 1961년생이다. 주요 경력을 보면 미국 P&G 브랜드 어시스턴트, 한국 시티은행 마케팅 매니저, 펩시콜라 아시아 지역 마케팅 및 영업이사, SC 존슨 왁스 아태지역 경영개발이사, BMS 말레이시아ㆍ싱가포르ㆍ브루나이 지역 사장, 이사아 온라인 아세안 및 인도지역 사장 & 전체 총괄 부사장, 야후코리아 사장 및 아시아지역 부사장, 삼성전자 디지털 미디어 총괄 전무 등이다. 이들 회사에서 실력가로 통했는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이력만 보면 화려하다.

이승일 신임사장은 취임일성으로 “경쟁심화로 다소 침체된 국내 외식업계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신 경영전략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굵직한 대기업에서 임원과 CEO 경력을 갖고 있는 이승일 사장이 국내 외식업계에 어떤 새 바람을 일으킬지 두고 볼 일이다. 좁게는 후발 브랜드들에게 밀려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한국피자헛의 경영을 어떻게 개선해나갈지가 주목되며, 나아가 한국 외식업 발전에 어떤 기여를 할지도 관심거리다. 한편으로는 이승일 사장이 다른 ‘외인구단’들처럼 외식업계에 적응을 못하고 불명예 퇴진의 전철을 밟을 것인지도 지켜볼 일이다.

필자가 외식업과 무관한 ‘외인구단’에 주목을 하자는 데는 이유가 있다. 통상적으로 산업이 발전하려면 우선 자본이 밀려들어와야 하고, 다음으로는 인재가 몰려와야 한다. 국내 외식업계에는 이미 대기업자본은 많이 유입이 됐고, 또 앞으로도 그런 추세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다. 이제 관심거리는 인재가 유입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만 산업이 고도화될 수 있다.

건방진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필자가 볼 때 국내 외식업계는 고급 인재가 부족하다. 회사는 짱짱하게 잘나가고 있는데 속을 들어다 보면 이런 인적 구성으로, 이런 시스템으로 어떻게 회사가 그렇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의 회사가 많다. 대부분 창업주 또는 창업주와 특수 관계에 있는 몇 사람에 의해 회사가 운영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는 뜻이다.

그런 식의 회사 운영으로는 성장이나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 지금까지 급성장을 해온 업체라 할지라도 기본기가 탄탄하지 못한 회사는 금방 무너져 내리고 만다. 우린 국내 외식업계에서 그런 경우를 흔하게 목격할 수 있다. 회사 운영에 있어서의 기본기는 고급 인재 확보와 선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고급 인재를 등용해 새 바람을 일으키고, 시스템에 의한 경영을 하지 않으면 주먹구구식 경영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외식업체들이 과연 외식업계 출신이 아닌 ‘외인구단’ 인재들을 수용할 자세나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것이다. 기존의 외식업계 종사자들이 ‘내가 최고’라며 자부심을 갖는 것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쳐 아집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다 선진화된 산업분야에서 일해 본 경험이 있는, 새로운 시각을 가진 고급 인재들이 유입되지 않는 한 국내 외식업계는 답보상태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같은 어항 속에 갇혀 있는 물고기는 그놈이 그놈이다.

새로운 맛을 느끼려면 어항 속이 아니라 어항 밖의 물고기를 찾아야 한다.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나 피자헛 등 유난히 외국계 외식 대기업들이 왜 외식업과 무관한 분야에서 일한 사람을 CEO로 영입하는지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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