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전통주 외면 “이유 있다”
외식업계 전통주 외면 “이유 있다”
  • 관리자
  • 승인 2008.03.2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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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전통식품 육성 정책과 엇박자
와인의 성공사례 배워야...산업화 노력 절실
정부가 전통식품 산업 육성과 관련 오는 7월부터 전통주에 붙는 주세를 절반으로 인하하는 등 전통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는데 반해 정작 주력 판매처인 외식업소에서는 전통주가 외면을 받고 있어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국세청이 발표한 통계로 본 ‘2006년 술 소비 동향’에 따르면 안동소주, 문배주 등의 전통주는 2003년까지 지속적인 신장세를 보였지만 △2004년 4만8000㎘ △2005년 4만5000㎘ △2006년 4만3000㎘의 소비량을 보여 소비계층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배경에는 외식업소에서 전통주 판매가 저조한 것이 큰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국내 최대 한정식당으로 꼽히는 삼원가든의 경우 전통주 판매량은 일주일에 1~3병 정도로 판매가 매우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와인의 판매량은 해마다 증가해 현재 전체 주류 매출에서 3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현재 삼원가든은 전통주를 3종류만 취급하고 있다.
고급 한우구이전문점 벽제갈비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벽제갈비 타워팰리스점의 경우 소믈리에까지 기용해 다양한 와인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는 반면 전통주는 판매량이 적어 올해 들어 주류 판매목록에서 제외됐다.

이처럼 한정식 전문점에서조차 전통주가 외면을 받고 있는데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주의 높은 도수와 독특한 향 △전통주 업계의 영세성으로 인한 제품의 홍보부족 △유통문제를 주요 원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도수’와 관련해서는 최근 웰빙 트렌드로 저도주가 큰 인기를 얻고 있는데 반해 전통주는 높은 도수의 술이라는 인식이 높아 식사 시 구매를 꺼리게 된다는 평가다.

아울러 높은 도수로 인해 숙취(宿醉)해소에 좋지 않다는 부정적인 시각이 만연해 있어 업계입장에서도 고객에게 전통주를 권하기가 쉽지 않고, 전통주에서 풍기는 독특하고 강한 향도 구입을 꺼리게 하는 요소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전통주 업계의 영세성에서 비롯된 홍보부족도 판매량 저조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 2005년 현재 전체 주류업체 1422개 중 민속주(48개)와 농민주(184개)를 합한 우리술을 생산하는 업체수는 전체의 16.3%를 차지하지만 이들이 생산한 출고량과 납세액은 0.32%와 0.71%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매출실적이 없는 업체가 80여개나 될 뿐만 아니라 연간 매출액이 1000만 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업체가 민속주의 33%(10개) 및 농민주의 29.3%(29개)에 이른다.

상황이 이런 만큼 전통주 제품의 홍보 및 프로모션 지원이 미비해 매장 판매가 용이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벽제갈비 관계자는 “와인의 경우 소믈리에, 위스키의 경우 바텐더를 동원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실시할 수 있지만 전통주는 그러한 부분이 극히 적다”며 “전통주의 경우 가격이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은데 왜 높은 가격을 지불하고 구매해야 하는 프리미엄 주류인지를 고객이 쉽게 납득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방안을 모색해 보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실제로 프로모션을 통해 전통주의 판매가 늘어난 사례도 있다.

불고기브라더스 관계자는 “올해 들어 ‘화요’, ‘경주법주’ 등의 전통주 프로모션을 전사적으로 강화한 결과 주류매출의 5%에 불과하던 전통주 매출이 15~20% 상승을 하기 시작해 3월 들어서는 22%까지 상승했다”며 “전통주도 프로모션을 강화하면 판매량을 증가시킬 수 있는 만큼 전통주 홍보에 전통주 업계가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유통구조문제도 전통주의 외식업소 유입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소주, 맥주의 경우 종합주류도매업 면허소지자를 통해 납품이 이루어지는 반면, 전통주는 특정주류도매업 면허소지자를 통해서 진행되어 납품이 상대적으로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전통주의 생산부터 유통, 판매까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업소에서 전통주의 판매가 증가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또한 깊은 맛을 무조건적으로 내세우기보다 깔끔한 트렌드를 쫒는 최근 소비자들의 경향을 반영, 일본의 청주처럼 다양한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제품 생산에도 주력해야 할 것” 이라고 당부했다.

장유진기자 yujin78@ | 한승희 기자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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