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Taste'의 세계화 & 먹는 모습의 문화화
'한Taste'의 세계화 & 먹는 모습의 문화화
  • 관리자
  • 승인 2008.03.27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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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韓 Taste'(외식경영학회 2006-2007),'한 브랜드'(박형희2006), 참 맛있는 말이다.

퓨전 또는 융복합의 시대라서 그런지 한국어+영어의 절묘한 조합이 맛의 풍미가 더 깊다.

그리고 '한국음식의 세계화', 참 멋있고 장엄한 주제다. '또 그 얘기?' 라 할지 모르지만 세계화가 아니면 민족과 국가의 자존심은커녕 먹고 살기도 쉽지 않다는 엄혹한 시대정신에 비추어 입이 아플 만큼 강조해도, 귀가 따갑도록 들어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게 사실이다. 그 주제는 마치 운명 같은 것이기에 더욱 멋진 장엄미를 보여 주는 게 아닐는지.

게다가 그 말과 주제에 함축돼야 할 콘텐츠(영어 몰입주의 식으로는 칸텐츠?) 개발을 위한 연구와 담론이 과거 그 어느 때 보다 구체적이고 치열하다.

우리나라 최대의 외식관련 학회이자 가장 활발한 산학협력 학회로 꼽히고 있는 한국외식경영학회가 최근 2년의 정기 학술대회를 '韓Taste,세계인의맛(2006.11.4)'과 '韓Taste,세계의 중심으로'(2007.11.3)' 라는 대주제를 중심으로 삼았다는 게 그 예다.

그 학술대회에서 정부의 담당관들이 2년 연속 '한국음식의 세계화 전략방안'을 제시했고 민간 외식기업 대표들이 자사의 경우를 통해서 한국음식의 세계화 전략을 발표했으니 얼마나 진지한 접근인가.

그 학술대회 이외에도 정부의 연구지원으로 개발된 '아름다운 한국음식 100선'의 발표회(2008.12.3)와 그 책자가 출판됐다.(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한림사). 또한 한국에 체류 중인 여론주도층 외국인 207명을 상대로 시행했던 한국 식문화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발표 및 토론회가 열렸고 (2007.10.24) '한국 식문화 산업 세계화 어떻게 하나'라는 책이 출판됐는데(조태권 ㈜ 광주요그룹 대표) 그 모두 '세계화'를 향한 뜨거운 몸짓일 것이다.

민학관 삼위일체 시너지효과 & 먹는 모습

이처럼 '한국음식, 그 문화 & 산업의 세계화'라는 공통의 비전과 목표를 그려 놓고 민학관民學官이 펼치는 환상적인 삼위일체 노력덕분에 '한국음식의 세계화' 라는 꿈이 곧 이루어질 뿐 아니라, 장차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미래지향형 비즈니스로 거듭날 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면 지나친 환상일까? 하지만 문제점도 적지 않다.

그 중에서도 특히 한국음식을 먹는 방법과 먹는 모습이 그다지 문화적이지 않아서 탈이다. 그로 인한 한국음식의 이미지 추락이 '한 Taste 의 세계화 전략' 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먹는 방법과 모습의 문화화는 구체적으로 무엇을 말하나? 한 마디로 말해서 '맛있게 먹되 보기에 좋은 모습'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부귀한 집 자제로서 거친 밥을 맛있게 먹는 사람은 좋은 사람'이라는 조선후기의 실학자 이덕무 선생(1741-1793)의 말씀은 먹는 방법과 모습에 관한 가장 확실한 지침으로 이해해도 좋다는 생각이다.

그리고'음식을 먹을 때 소리 지르지 말고, 쌈을 쌀 때 입에 넣을 수 없을 만큼 크게 싸서 볼이 불거져 보기 싫게 하지 말며, 음식을 먹을 때 소리를 내서는 안 되며, 먹을 때의 소리와 수저가 그릇에 부딪쳐 내는 소리도 내서는 안 된다'는 조선시대 성균관 학생들의 식사예법도 결국은 먹는 방법과 모습을 중시했던 우리의 오래된 내력과 인류보편의 문화인식의 소산이 아닐까 한다.

그런데 오늘날의 음식 먹는 모습은 그다지 품위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보기에 상스럽고 엽기적인 것도 없지 않다. 요즘 엄청 많이 방송되는 음식관련 프로그램은 말할 것도 없고 드라마조차 음식 먹는 장면이 자주, 거의 어김없이 등장하지만 멋지고 우아하고 품위가 있는 장면 보다 볼썽사납거나 거칠기 짝이 없는 게 훨씬 더 많다는 게 내 솔직한 느낌이다.

외국의'많이 먹기 대회'에서나 볼 수 있는 것 같은 엽기적 식사모습도 적지 않다. 입안 가득 음식을 밀어 넣고 무지막지하게 먹으며 카메라쪽으로 엄지손가락을 세우고 흔드는 모습은 이제 식상할대로 식상한 판박이에 다름 아니다.

출연자들의 오버인지 연출자의 의도적 계산인지 알 수 없지만 출연자들의'호들갑 + 게걸스러운' 음식먹기는 이제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장면이기도 하다.

먹는 방법과 모습의 문화화

이덕무 선생의 말씀이 아니더라도 어느 음식이건 맛있게 먹어야 한다. 맛있게 먹되 보기에 좋아야 한다. 먹는 모습에 품위가 있어야 음식도 기품이 있어 보이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먹는 모습이 음식의 품격이나 이미지 형성에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좀더 무겁게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 음식의 먹는 모습에서 품위와 문화가 읽혀지지 않으면 '한 테이스트, 한 브랜드의 세계화', '한국음식, 그 문화 & 산업의 세계화'는 진짜 이루어지기 어렵다.

때는 바야흐로 문화경쟁력시대, 먹는 방법과 먹는 모습의 업그레이드, 문화화에 관심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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