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이모작 창업 위험하다”
“섣부른 이모작 창업 위험하다”
  • 관리자
  • 승인 2008.04.17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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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부른 이모작 창업은 위험하다.”

최근 외식업계에서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해 한 곳의 점포에서 다양한 업종을 운영하는 ‘이모작’ 창업이 눈에 띄고 늘고 있는데 대해 창업전문가들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모작 창업은 아이템의 퓨전화나 결합을 통해 매출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아이템의 정체성이나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는 단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말이다. 또 이모작 창업시에는 초기 투자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확실한 계획 없이 뛰어들었다가는 투자비용도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모작으로 운영하다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해 이모작을 포기하거나 손해를 본 사례가 여러 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인토외식산업에서 운영하는 뚝배기탁배기는 론칭 당시에는 점심에는 뚝배기요리를 비롯한 식사류 위주로 영업을 하고 저녁시간에는 주류 판매를 위주로 영업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종업원 인건비와 재료값을 따졌을 때 수익성이 좋지 못하다고 판단해 지난해부터 이모작을 포기했다. 또 와바는 2004년 경 역삼점에서 점심시간에는 스파게티전문점을 병행해 운영하다가 포기하기도 했다.

개인점포의 이모작 창업은 위험부담이 더욱 높다. 특히 점포안에 별도의 공간을 만들어 운영하는 경우에는 더욱 신중해야 한다. 이런 경우 별도의 시설비와 인건비 등이 발생하므로 자칫 실패할 경우에는 큰 손해를 입기 때문이다.

한 창업자의 경우 맥주전문점을 오픈한 뒤 수익성을 높일 생각으로 6개월 전 테이크아웃 커피코너를 만들었다. 점포 구석을 헐고 테이크아웃 바의 인테리어와 원두커피 시설을 들이자 몇천 만원에 달하는 추가 비용이 들었다. 여기에 새벽까지 장사를 하고 나서도 이른 시간에 가게에 나와 아르바이트가 일을 제대로 하는 지 살펴야 했다. 저녁시간에 커피를 마시러 온 손님과 주류 손님이 겹치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됐다. 이 창업자는 결국 비용과 체력적인 부담 때문에 재공사로 테이크아웃 시설을 없애야 했다.

이처럼 이모작 창업이 어려움에 부닥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상권에 따라 고객들의 구매력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또 점포를 찾는 고객의 주머니 사정은 한계가 있어, 단순히 업종과 상품을 늘려 추가소비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업종에 따라 피크타임 외에도 고객이 유입될 수 있는 A급 상권이어야 하며,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떨어지는 주택가 상권이라면 성과를 보기가 더 어렵다”며 “상권의 구매력이 충분해도 2개 이상의 업종을 감당할 창업자의 체력, 인력관리, 추가 비용 등도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창업전문가들은 또 “이모작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주 아이템과 서브아이템이 서로 연관관계가 있어야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몇 번의 시행착오를 겪었던 와바의 경우 최근 오피스상권에 입점한 매장들에서 점심시간대에만 커피를 판매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와바 관계자는 “바리스타가 있는 커피 전문점이라기 보다 점심시간 가볍게 차한잔을 즐길 수 있는 콘셉트로 위험 부담을 줄이고 점심고객들이 저녁에도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목적”이라고 말했다.

창업시장에는 ‘불황일수록 합치고 호황일수록 흩어져라’는 통설이 있다. 그러나 서로 연관성이 없어 상쇄하기 힘든 콘셉트를 합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시종 기자 l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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