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짐하게 퍼주는데 인색하지 말라”
“푸짐하게 퍼주는데 인색하지 말라”
  • 김병조
  • 승인 2006.01.02 08: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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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변화추구가 성공비결
가족적인 분위기, 주인의식이 남다른 경쟁력
<신춘 초대석> (주)오지정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정인태 대표이사

아웃백 정인태 사장은 외식업계는 물론 국내 경제계에서 신화적인 인물로 통한다.
97년 국내에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 1, 2호점을 오픈하자마자 IMF 위기상황을 맞이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뜬히 이겨내고, 70호점까지 개설한 현재 적자를 보는 점포는 단 한 군데도 없다고 하니 그럴 만도 하다.
그를 두고 업계 내에서는 이런 저런 말들도 많지만 그것은 성공한 사람들에 대한 흠집잡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정 사장을 만나보고 나면 누구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모두들 힘들다고 하는 장기불황 속에서도 나 홀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정인태 사장을 만나 아웃백의 성공비결, 앞으로의 사업구상과 계획을 들어 보았다.

대담=김병조 편집위원


▲지난해에는 신규점포 개설을 많이 하셨던데 올해의 사업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습니까.

2006년도 사업 계획은 지난해 6월에 이미 모두 확정했습니다. 매년 상반기부터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그 계획의 타당성 여부를 타진할 수 있고 매출 계획에 이어 손익 계획, 점포 오픈 계획까지 세울 수 있습니다.
아웃백에는 소위 뜬구름 잡는 계획이 없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올해에는 20개의 점포를 추가 오픈하려 합니다. 현재 공사 중인 매장도 상당수 있습니다. 2005년에는 10월 30일 순천점을 마지막으로 이미 해당 연도의 점포 오픈 수를 달성했습니다. 올해도 아마 그렇게 되리라 봅니다.
점포 오픈 계획은 단순히 건물 만들기의 차원을 넘어 점장, 매니저, 아웃백커(직원)를 모두 양성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14개월이라는 긴 시간이 필요합니다. 매장에서 서빙하는 홀 아웃백커를 교육하는데만도 2개월이 걸립니다. 철저하게 오픈 준비 교육을 받은 직원들과 주먹구구식으로 모인 직원들은 바로 고객의 눈으로도 판단이 가능합니다.

▲100호점 달성은 언제쯤으로 예상하시는지요.

아웃백은 50호점을 대전에, 60호점을 부산에, 70호점을 순천에 오픈한 바 있습니다. 100호점은 아마도 서울이 될 것으로 보이며, 시기적으로는 10주년이 되는 2007년 3월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100호점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패밀리레스토랑은 워낙 규모가 크고, 초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다점포화가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었습니다. 아웃백의 100호점은 이같은 고정관념을 깨는 하나의 상징적인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패밀리레스토랑은 인구 30만~50만 명당 1곳이 적당하다는 것 역시 업계의 의견이나, 아웃백 70호점인 순천점의 경우에는 인구 10만을 바라보고 입점한 경우입니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아웃백을 알리는 것, 그것도 하나의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합니다.
패밀리레스토랑이 처음 한국에 뿌리내렸을 당시에는 일개의 식당 브랜드가 매출 1천억원을 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들 말했습니다. 하지만 아웃백은 2004년을 기준으로 매출 1600억원을 돌파하며 1천억원의 고지를 넘었습니다. 2006년에는 3천억원, 2008년에는 5천억원 매출 달성이 가능하다고 확신합니다.

▲아웃백의 성공 비결은 무엇입니까.

현실 가능한 꿈을 꾸고,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했기 때문입니다.
상권과 고객 등 레스토랑과 연관된 모든 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화합니다.
2005년 7월 아웃백의 대표적인 제휴사였던 SK텔레콤과의 제휴 중단 이후 업계에서는 고객이탈이 많아 업체별 매출에 많은 판도 변화가 있으리라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제휴할인을 실시하던 당시에는 20~24세의 젊은 고객들이 주요 고객이었던데 반해 최근에는 30~34세의 오피스가 고객들이 많이 몰리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들은 학생층의 고객들과는 달리 좀더 양질의 서비스를 요구하지만 오히려 객단가를 높여 매출 상승에 크게 일조하고 있습니다. 소위 ‘돈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고정적인 매장 분위기는 고수하면서도 아주 세심한 부분에 있어 변화를 주는 관심이 필요합니다. 스테이크 등의 메뉴에는 100% 냉장육만을 사용하고, 바닥 카펫도 바꿨습니다. TV도 LCD 형태로 바꿨고 화장실에는 비데를 설치하는 등 나날이 ‘패셔너블’해지는 고객들을 위해 아웃백 역시 그 수준에 맞춰가고 있습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 그것이 혁신입니다.

▲오픈한지 몇 달 안 되는 매장도 모두 흑자인 것으로 압니다. 그 구체적인 비결은 무엇입니까.

점주(점장)들에게 오너십을 갖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제 역량을 다 발휘하지 않는 법입니다.
아웃백은 점주들에게 오너십을 심어주기 위해 다양한 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특히 능력에 따라 연봉을 지급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개인에게 권한과 책임이 부여된 뒤에는 반드시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아웃백은 본사 직원들의 모든 급여가 매장과 연동돼 있습니다. 영업장에서 매출이익이 많이 나면 본사 직원들의 급여 역시 올라갑니다. 때문에 본사에서는 영업이 잘되기 위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며 사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각 매장의 점주들은 매월 15일과 30일 영업을 마친 후 손익계산에 들어갑니다. 그리고 그 다음달 2일 혹은 3일 본사와 점주들간 전체 회의가 있습니다. 정확한 매출 통계를 통해 매장에서는 월별 영업계획을 세우고, 본사에서는 문제점을 파악하고 장기적으로 필요한 마케팅 방안을 세우는데 참고합니다.
이제는 정확한 수치가 없으면 경영을 할 수 없는 시대입니다. 최근에는 4억원이 넘는 비용을 들여 ‘아웃백 매직’이라는 자동화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1명의 아웃백커당 생산성, 점포당 생산성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정확한 수치를 보고 과학적인 경영을 하기 위한 초석을 다지고 있습니다.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제2브랜드 런칭 설과 함께 한식에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구체적인 계획이 있습니까.

미국 아웃백 본사가 운영하고 있는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그대로 가져오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에서의 준비는 끝났고, 미국 현지의 최종 결정만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또한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육류 관련 레스토랑이다 보니 한식 역시 육류와 연관된 갈비, 불고기 등을 주로 한 한식업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완벽하게 준비를 끝낸 후에 런칭할 예정입니다.

▲아웃백의 기업문화를 한마디로 표현해주신다면.

‘가족적’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아웃백에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 온 정말 가족 같은 사람들이 많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또한 아웃백에는 흔히 말하는 ‘호봉’의 개념이 없습니다. 학력, 경력, 성별 등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능력에 의해 결정됩니다. 이같은 평등의 개념도 아웃백의 경쟁력이라 하겠습니다.

▲성실납세자로 선정되신 적도 있는데.

아웃백은 굉장히 성실한 납세자입니다. 현재 서초구 관내에서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있는데, 부가세 법인세 등이 워낙 많이 나와 최근에는 예상치의 절반 정도를 미리 납부하기도 했습니다.

▲국내 외식업계의 현주소는 어떻게 평가하고 계시며, 선진적으로 발전하려면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외식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특히 외식업에 있어서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극심한 침체기를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황 탓만 해서는 안 됩니다. 장사가 안 되는 것은 모두 업주 스스로의 탓입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는 틈새시장을 찾아 그 업소만이 해낼 수 있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식업 발전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바는.

부가세 등 세금 문제를 재정비 해주었으면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제는 부가세율이 7% 선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봅니다. 아웃백의 경우에는 고객의 70~80%가 카드로 결제하는 등 매출이 모두 노출되는 환경입니다. 이렇게 투명한 경영을 하는데, 투명하지 못하던 시절의 과세를 적용하고 있으니 업체 입장에서는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정인태라는 개인으로서의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지요.

사실 외식업에 오래 종사했고 패밀리레스토랑 업계 1위 브랜드를 이끌고 있는 만큼 그에 대한 책임감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또한 제조업의 5조원과 맞먹는 외식업 매출 5천억원의 고지를 돌파해 보겠다는 도전의식도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외식업에 몸담고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로영화(한길로 꾸준히 가면 영화를 얻는다)’라는 사자성어가 앞으로의 제 길을 의미합니다.

▲외식업에 종사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습니까.

우스갯소리로 ‘공부를 못해 외식업을 하게 됐다’고 말하곤 합니다. 고등학생일 시절, 공부를 하지 않아 생각지도 못하던 관광경영학과에 들어갔고, 의외로 적성에 맞아 흥미를 느끼게 됐습니다. 그리고 롯데호텔 외식사업부에 입사해 대학원과 병행하며 이탈리안 레스토랑 ‘페닌슐라’에서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한 일간지에 ‘최초의 석사 출신 웨이터’로 기사가 나면서 호텔측의 배려로 일본 연수를 다녀오게 되고, 이후 호텔 외식사업부의 신규사업단으로 발령을 받게 됐습니다. 신규사업단에서는 ‘식당 만드는 일’을 하며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식당의 컨셉, 이름을 정하고 필요한 기물을 확보하고 오픈을 하기까지 전체적인 오픈 흐름을 배우게 됐습니다.
이후 미국 TGIF의 요청으로 국내에 TGIF를 8호점까지 오픈하며 일하다 미국 아웃백 측과 연결이 되어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아웃백 2호점까지 연 1997년 IMF로 잠시 고비를 겪었습니다만 이어 홍대점, 청담점 등을 추가로 오픈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고 이같은 노력 덕에 미국 본사로부터 일정부분 지원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강의도 많이 진행하는 것으로 아는데 강단에서 가장 강조하시는 것은 무엇인지요.
학생들에게는 눈높이를 낮추라고 이야기합니다. 어떤 기업은 사람을 부품으로 만들고, 어떤 기업은 사람을 인재로 만듭니다. 자신을 인재로 만들 수 있는 기업을 찾아 그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 됩니다.
저는 호텔에서 근무할 당시 입사 1년 만에 저의 경험에서 비롯된 내용을 바탕으로 ‘호텔식당 경영론’이란 책을 썼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내용을 많이 담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런 책도 없었습니다. 호텔 식당에서 10년, 20년이 넘게 근무한 선배들도 많은데 이런 책이 단 한권도 없다는 사실이 저는 납득이 가지 않았습니다. 성공적인 경영과 관련된 모든 것은 바로 ‘현장’에 있습니다. 그 현장에서 최선을 다하기를 바랍니다.

▲외식업에 종사하는 분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은.

한국에는 아직 ‘퍼주기 문화’가 남아있습니다. 때문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식당업을 하는 사람에게는 단호히 그만 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인심 좋은 식당에는 반드시 고객이 끌리기 마련입니다. 장사가 안 된다고 탓하기 전에 ‘과연 내가 고객에게 모든 것을 베풀었는가’하고 자문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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