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 활발한 M&A로 성장도모
식품업, 활발한 M&A로 성장도모
  • 관리자
  • 승인 2008.05.0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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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제조업 성장동력을 찾아라1>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3월 가공단계별 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원재료 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52.4%나 급등했다. 이는 올해 1월에 45.1%, 2월 45.0%에 이어 상승 폭이 더 커진 것이며 1998년 1월의 57.6%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이 같이 원재료 물가가 상승한 이유는 국제곡물 가격이 재고 감소의 영향으로 가격이 올랐고 원유, 철광석, 고철 등 광산품 가격도 크게 올라 원재료 물가가 급등했다고 한국은행측은 설명했다.

또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용택 박사팀이 발표한 ‘국제 곡물가격 상승 전망과 파급영향’ 보고서에서도 최근 몇 년간 초 저성장 기조를 보이고 있는 식품제조업이 국제곡물가격 급등으로 인해 2007~ 2016년 동안 생산액 감소분이 3000억원에 육박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을 접어두고서라도 실제 기업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더욱 커, 수년간 지속되어 온 경기침체 속에서 세계적인 식량 위기론이 대두될 만큼 국제곡물가가 상승하고 원유가 인상으로 제품원가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들의 경우 판매이익의 40%를, 중소기업의 경우 50%를 할인점에 내줘야하며 툭하면 1+1행사 등을 강요, 횡포라 불릴 만큼 대형 할인점들의 노마진 압박은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또한 국내 식품 시장은 포화돼 더 이상의 성장은 없고 제살 깎아 먹기 식만의 경쟁이 난무하며 각종 안전사고에 노출되기 쉬운 식품업계의 특성으로 문제발생시마다 더욱 과도해지는 각종 규제로 인해 소위 ‘돈을 벌려면 식품제조업을 그만둬야 한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업계 모두가 힘들지만 이런 가운데에서도 꾸준히 성장동력을 찾아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무한 경쟁 속에서 성장이 아니라면 퇴보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M&A를 통한 신규사업 진출=내수 위주의 시장 정체와 극심한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식품업계가 최근 활발한 인수ㆍ합병(M&A)을 통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최근 CJ제일제당, 동원F&B, 대상, 풀무원 등 식품업계 주요기업들이 향후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방침으로 적극적인 추가 M&A를 제시하고 있어, 앞으로 식품업계간 인수, 합병은 더욱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 전 CJ제일제당, 동원F&B, 롯데제과, 매일유업, 웅진식품 등 일반 식품업체들이 대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진출하며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시기가 있다.

이어 최근에는 농심이 카레전문점을, 매일유업이 인도음식점을, 남양유업이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등 식품업체들의 외식 시장 진출도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최근 3년여 간 15건 여에 이르는 식품업계의 대규모 M&A중 11개가 신선사업에 집중될 만큼 식품업계 성장동력은 ‘신선사업’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 이루어진 식품업계 인수ㆍ합병 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대부분의 분야가 냉장유통 신선제품 기업에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표 참고> 표에서 드러나듯이 최근 3년간 이루어진 M&A에서 장류, 제과 등 일부를 제외한 모든 분야가 냉장, 냉동유통의 신선 사업이었다. 이는 최근 주요 식품기업들의 차기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경영방침과도 일치된다. 식품업계 대표기업인 CJ제일제당은 지난 2006년부터 ‘신선사업 강화를 통한 기업경쟁력 확보’를 최대 목표로 내세웠고, 이후 2006년 2월 삼호F&G(어묵, 맛살), 10월 하선정종합식품(젓갈, 김치), 11월 美 옴니社(냉동식품)를 잇따라 인수하며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대상은 기존에 취약했던 신선사업으로 진출을 위해 지난 2006년 10월 두산식품BG의 종가집 브랜드를 인수해 김치, 두부 시장에 뛰어들었다. 신선사업 전문회사인 대상FNF를 신규 출범시키고 김치, 두부 외에도 냉장 유통되는 샐러드 소스 등을 출시하며 신선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동원F&B 역시 지난 2005년 7월 덴마크 우유로 유명한 디엠푸드 인수, 2006년 2월 해태유업 인수를 통해 유가공업계에 본격 진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이 두 업체를 통합해 ‘동원데어리푸드’라는 유가공 전문 계열사를 새로 출범시켜 유가공 사업을 확대중이다. 이 외에도 오뚜기의 삼포식품(만두) 인수, 사조의 잇따른 대림수산, 오양수산 인수 등 신선사업에 대한 식품업체들의 구애 공세가 지속됐다.

△신선사업 진출업체 성장동력 주효=CJ제일제당은 최근 M&A를 통해 가장 성공을 거두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인수 전 10~15%의 시장점유율로 대림수산에 이어 어묵시장 업계 2위였던 삼호F&G는 지난 9월부터 시장점유율 21% 이상을 기록하며 1위 업체로 올라섰다. CJ 인수 후 ‘백설 삼호어묵’으로 새롭게 리뉴얼을 단행하며 흰살 생선, 현미유 사용 등 웰빙 이미지를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CJ제일제당이 가진 업계 최고의 마케팅, 영업력이 더해지며 강력한 매출신장을 기록 중이다. 2005년 12월에 합병된 해찬들 역시 작년 하반기부터 시장점유율을 역전시켜 고추장, 된장, 쌈장 전 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며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에는 ‘해찬들 참메주 구수배기 된장’ 등 냉장 장류 제품을 새롭게 출시하며 장류 시장을 신선사업군으로 확대하고 있다. 2006년 12월에 인수한 하선정종합식품 역시 성장세가 가파르다. CJ제일제당의 기존 김치사업과 시너지를 발휘하며 2006년에 140억원이던 김치 매출액이 지난해 180억원에 이어 올해는 25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사조 역시 최근 M&A를 통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2004년 9월 신동방을 인수한데 이어 2006년 12월 대림수산, 2007년 6월 오양수산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참치 전문기업에서 매출 1조원대 그룹으로 성장했다.

특히 원양어업 분야에서 사조는 오양수산을 인수하며 시장점유율이 20%에 달해 동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성과도 양호해 인수 때 연간 100억원대 적자를 내던 대림수산은 지난해 거의 300억원에 이르는 흑자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어묵, 맛살 등 수산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했다는 것이 사조가 지닌 강점이다.

전통적으로 상온식품에 강했던 오뚜기는 2006년 말 만두전문인 ‘삼포식품’을 인수하며 새롭게 신선시장을 노크하고 있다. 인수전 10% 가까이 달하던 점유율이 2007년 누계 기준 7%까지 떨어져 아직까지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않고 있으나 오뚜기의 영업력을 감안하면 매출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상은 종가집을 인수하며 ‘대상FNF’라는 신선전문회사까지 출범시키며 의욕적인 시작을 했으나 아직은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대상FNF는 올해 상반기 중으로 두부공장을 오픈하고 공격적으로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어서 향후 두부 시장에서의 성장이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식품업계 M&A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 겨우 3년이고, 추가 M&A로 인한 시장재편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아직 평가는 이르다는 것이 전반적인 의견이다. 내수 정체 속 미래 성장동력, 특히 신선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식품업체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된다.

△해외시장 개척도 줄이어

무역상을 통한 가공식품의 수출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최근에는 식품기업들이 해외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있으며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대형화, 기업화되고 있는 추세다.

롯데그룹은 올해 초 중국 식음료 사업 총괄 지주 회사를 출범시키고 한국-일본-중국을 연결하는 삼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을 확대 강화한다.

특히 롯데는 앞으로 식품부문뿐만 아니라 유통부문 지주회사인 백화점투자유한공사(가칭)와 석유화학부문 지주회사인 유화투자유한공사(가칭)도 설립해 중국 시장 공략에 가속도를 낼 예정이다.

오리온은 1997년 베트남에 현지사무소를 내면서 수출을 시작, 특히 대표 제품인 ‘오리온 초코파이’는 현재 파이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하며 파이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앞으로 제과 뿐 아니라 영화관과 레스토랑 등을 베트남에 오픈하는 등 엔터테인먼트 사업도 추진할 계획인 오리온은 특히 중국, 러시아, 베트남 법인의 매출액이 최근 50~60%씩 늘어나고 있어 이런 추세라면 2010년에는 해외 판매액이 국내 매출액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류업계의 해외 시장 공략도 활발해 지난 1968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나선 진로는 동남아를 출발점으로 1970년대에 각각 서독, 미국, 일본에 진출했으며 현재 전 세계 50여개 국가에 진로 및 참이슬 브랜드로 소주를 수출하고 있다.

2007년 진로의 해외수출액은 4657만 달러에 이르며 총 385만 상자의 소주를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주류의 처음처럼은 세계 2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500만 상자(700㎖·12본입)의 경월그린소주를 일본에 수출해 56.3%의 시장점유율로 한국 소주 판매 1위를 달성한 바 있는 두산주류는 최근 수출용 경월그린소주 리뉴얼 제품을 출시하고 일본 소주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 올해는 550만상자(시장점유율 60%)를 수출목표로 설정했다.

한편 이들 업체들 뿐 아니라 CJ그룹이 2005년 미국시장에 처음으로 뛰어들어 신선식품의 애니천사와 냉동식품의 옴니사를 잇따라 인수하고 뚜레쥬르 매장을 브랜드 홍보의 장으로 삼으며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또한 풀무원은 최근 중국에 대규모 콩 농장을 확보하고, 지난 2004년에 인수한 미국 두부 회사 와일드우드를 풀무원 미국법인과 통합해 풀무원-와일드우드로 만드는 등 미국에서 안정적으로 시장에 진입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 분유 업계도 동남아는 물론 중동까지 수출을 확대하고 있어 앞으로도 식품업계의 해외시장 공략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희 기자 yang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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