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의 산업화는 불가능한가
떡의 산업화는 불가능한가
  • 관리자
  • 승인 2008.05.3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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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의 르네상스를 열자"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 해온 대표적인 전통 음식 중의 하나인 떡.

밥짓기가 일반화되기 이전에는 상용음식의 하나였다가 밥의 상용화가 정착된 이후로 의례적인 음식이 된 떡은 쌀에 콩류, 깨류 및 각종 견과류와 과일 등을 배합하여 영양적으로도 균형을 이루었다. 오랜 옛날부터 우리민족의 보편적인 음식이었던 떡이 오늘날에 와서는 의례의 간소화, 핵가족화 및 식생활 패턴의 서구화, 식품공업의 발달에 의한 각종 과자류, 케이크의 대중화로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웰빙열풍으로 인해 식사대용식으로 떡의 역할이 새롭게 부각되고 우리 쌀 소비촉진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우리 떡산업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떡의 산업화는 여러 가지 장애요소가 많아 가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떡 산업의 현주소는 어떠하고 산업화의 걸림돌은 무엇이며 해결책은 없는지 알아본다.

△떡 프랜차이즈가 산업화 견인 = 현재 우리 떡은 고가 제품을 취급하는 백화점 및 카페형, 매장내에서 생산 및 판매가 이뤄지는 방앗간형, 시장, 역세권 등의 단순판매형으로 구분돼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유통채널의 다양화로 우리 떡 산업이 활성화의 기회를 잡은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움직임으로 떡 프랜차이즈를 꼽을 수 있다.
떡 프랜차이즈는 건강을 추구하는 사회 전체적인 분위기에 더해 선택의 다양성과 편의성을 추구하고, 단순히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장소 이외에 문화공간으로서의 가치까지 원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반영해 생기기 시작했다.
여기서 판매되는 제품들은 전통 떡의 형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재료를 첨가해 영양은 물론 외관까지 강조한 베이커리식의 퓨전 형태로 변화해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도록 했다. 현재는 삼립식품의 ‘빚은’을 비롯해, 떡케익 전문 브랜드 ‘떡보의 하루’ 등 전국적으로 많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편의점에서도 판매돼 직장인들의 식사대용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삼각 김밥 및 샌드위치와 경쟁하고 있으며 각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온라인 쇼핑몰 등을 운영하기도 해 떡의 판매경로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지자체의 육성사업도 활발 = 지자체의 떡 산업 육성 움직임도 활발하다.
경기도와 광주시가 대표적인 사례이다.
경기도는 ‘쌀 소비의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경기미를 이용한 떡 개발과 보급에 한창이다.
일례로 경기도는 떡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을 변화시키기 위해 스타벅스에 경기미떡을 납품하고, 이 외에도 군인들을 위한 간식으로 한 달에 한 번 이상 군부대에 떡을 공급하고 있으며 학교에도 아침 간식용으로 공급하는 것을 검토 중에 있다.
광주시 또한 떡 산업을 대표적인 지역식품산업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다.
광주시는 공동 브랜드 ‘예담은’을 론칭하고 떡 신상품 개발사업, 떡 가공기술 시설의 개발, 프랜차이즈 창업, 마케팅, 판로 개척, 포장 디자인 개발 등의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 사업의 결과로 ‘예담은’은 올해 1/4분기의 매출이 전년 대비 24%의 신장을 보이기도 했다.

△저장성 해결 위한 연구개발 시급 = 이처럼 국내의 떡류 시장은 최근 들어 제법 활발해 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몇 가지의 문제점들이 떡 산업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떡 시장은 일단 유통상 제한점으로 시장개척에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저장성의 문제이다. 떡의 경우 다른 식품과는 달리 상하거나 변질되어 식용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보다는 전분의 노화 현상과 그에 따른 경화로 인한 품질의 열화현상이 큰 문제가 된다.
때문에 떡류 제품의 품질 향상 및 저장성 증진에 관한 연구가 우선적으로 진행돼야 할 과제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떡에 효소제 같은 첨가제를 첨가해 노화를 막거나 햇반과 같은 무균포장시스템이나 진공포장 방식을 개발하게 되면 가공식품으로 제품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다만 떡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각 제품이 필요로 하는 유통기간도 다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와 기준이 먼저 설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영세성도 산업화 걸림돌 = 다음으로 떡 산업의 영세성이다.
현재 떡 시장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판매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이 시장에서 만들어서 판매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중소기업 등을 통해 소규모로 생산되고 있다.
또한 공정의 표준화 및 기계화가 미흡해 대량생산도 힘들고 제품 품질이 균일하지 못한 것도 문제로 꼽을 수 있다. 현재 떡에 대한 규격화도 흰떡을 제외하고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모든 과정들이 대부분 영세하고 하다 보니 빵과 같은 전국적인 물류망을 가지기란 더욱 힘든 상황이다. 때문에 전국적인 생산동향을 통계화하기도 어렵고 정확한 전체 시장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든 문제가 생긴다.

△대규모 생산ㆍ전국 물류망 확보 시 가능성 높아 = 만약 떡이 대규모로 생산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전국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물류망이 잘 구축된다면 떡 산업화를 앞당기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떡이 가지고 있는 전통의 강한 이미지 때문에 젊은 층들이 떡이 자신들과 가까운 음식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생산자 및 관련 연구자들은 기존 고객들 외에 젊은 층이 만족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을 보급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개발해야 하며 또한 다양한 판로 개척으로 젊은 층이 한결 쉽게 떡을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경기도가 스타벅스에 떡을 납품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떡과 커피의 만남, 동양과 서양의 만남으로 그 시작부터 많은 사람들의 기대속에 출발했으나 최근 그 성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도 관계자는 “스타벅스에 납품하는 떡의 매출이 적어 성급한 시도라는 의견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도는 떡이 몇 개 팔리냐 보다는 우리 떡과 쌀의 홍보에 더 중점을 두고 있으며 앞으로도 떡 육성 사업을 계속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디어를 통한 홍보활동 강화도 젊은 층들의 소비 촉진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 (사)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김재현 회장
인터뷰

“우리나라 떡 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우선시 돼야한다.”

한국떡류식품가공협회 김재현 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떡 시장의 문제점 중 하나로 제조업자들에 대한 교육의 부족함을 꼽았다.

“떡 제조업자들의 대부분은 자기 지방의 떡만 알고 다양한 떡의 제조법을 모르고 있다”며 “알고 있는 몇 가지 떡만을 만들어 판매하니 스스로의 발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다양함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지 못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김 회장은 충분한 교육의 기회가 꾸준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양한 떡의 제조법을 널리 알려야 한다. 맛은 기본이고 소비자가 좋아하는 예쁜 떡을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거기에 더해 이미지메이킹 등의 서비스 교육까지 함께 진행되면 저절로 소비자 만족도가 상승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이론적인 지식과 전문가로서의 자세가 부족한 제조업자들에게 기술교육과 마케팅교육이 필수라는 이야기다.

또한 전문가라 자처하는 사람들이 펴낸 떡 서적 및 자료들의 부정확함을 꼬집으며 일관된 교육자료와 통일된 이론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은 다른 문제점으로 전시행정에 머무르는 행사들이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짧은 기간 동안 일회성으로 단지 보여주는 데만 급급한 그런 행사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좋으나 장기적으로 우리 떡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한 번 보는 걸로 끝인 행사에 지원되는 정부 지원금 등을 교육에 투자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떡 산업 발전이 어려운 이유로 떡의 짧은 유통기한 문제를 지적하는 경우에 대해 현재 필요한 것은 유통기한이 연장된 제품의 개발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우리 떡은 성질 자체가 바로 만들어 바로 먹는 제품으로 오래 두면 둘수록 떡 고유의 맛을 잃어 버리게 된다”고 주장했다.

해결책으로 김 회장은 우리나라 사람들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빵의 경우를 예로 들며 설명했다.

“우리나라에서 빵은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제품 자체가 수입돼 들어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기술이 유입된 것이고 인력이 유입된 것으로 떡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우리도 그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통기한이 문제되는 우리떡에 대해 억지로 유통기한을 늘려 수출시키려는 생각보다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인력을 세계에 내보내 거기서 산업을 발전시킬 생각을 해야 한다”며 “그렇게 되면 제조기계와 그 밖에 관련된 산업까지 함께 수출할 수 있으므로 단순히 떡만을 수출하는 것보다 훨씬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한 현재 떡의 명칭으로 쓰이고 있는 ‘rice cake’ 대신 국가적인 차원에서 떡의 표기를 영문발음 그대로 할 수 있도록 추진해 dduck 또한 tteok 등으로 통일시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어렸을 때부터 우리 국민들이 우리 떡을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 먹었던 음식을 나이를 먹어서도 찾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이유는 그 음식이 친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현재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렸을 때부터 우리 고유음식 말고 외국음식과 식문화에 길들여져 있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어릴때부터 우리떡을 많이 접할 수 있도록 유치원이나 학교 등에 떡을 공급하는 사업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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