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을 비판한다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을 비판한다
  • 관리자
  • 승인 2008.06.2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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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5년 연속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을 수상한 검증된 한국 최고의 우수 브랜드, 당신의 성공 창업을 보장합니다.’

예비 창업자들이 이런 광고 문구를 보면 어떤 생각을 할까. 이걸 해볼까 저걸 해볼까, 이리 재고 저리 재는 예비 창업자들 입장에서는 5년 연속으로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을 수상했다는 문구에 솔깃해질 것이다. 그리고 그 업체의 가맹점 사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겠다는 쪽으로 마음을 굳힐 가능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다.

요모조모 따져보고 조건이 비슷하다면 그래도 상을 많이 받은 회사가 믿을 수 있지 않겠나 라는 생각에서 수상업체의 가맹점사업을 시작했는데 1년 만에 그렇게 선전을 했던 본사가 망해서 사장은 잠적하고 없다면 어떻게 될까. 그 광고 문구를 보고 가맹점사업을 시작한 당사자는 황당하기 그지없을 것이다. 이는 가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으로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을 수상했던 (주)포유프랜차이즈(대표이사 신양호)가 재정 악화로 사실상 가맹사업을 중단하고 이 회사 대표이사는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취하는 건 바다’와 ‘섬마을 이야기’ 등 포유프랜차이즈의 퓨전 해산물 주점을 운영하고 있던 가맹점사업자들은 마른 날에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이런 일이 왜 벌어졌을까.

(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가 주관하는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의 수상업체 선정이 엉터리기 때문이다. 수상업체에 대한 심사가 제대로 이뤄졌다면 5년 연속으로 대상을 수상한 업체가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망할 리는 없다. 이는 거꾸로 수상 자격이 없는 업체가 5년 연속으로 상을 받았다고도 해석할 수 있다.

2001년 6월에 설립된 포유프랜차이즈는 2003년 가맹점 자체포상(주최기관장 표창)을 수상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에는 정부포상(중소기업청장 표창), 가맹본부 자체포상(주최기관장 표창), 가맹점 자체포상(주최기관장 표창) 등 3개 부문에서 수상했으며, 2005년에는 정부포상(중소기업청장 표창), 가맹본부 자체포상, 가맹점 자체포상(우수브랜드, 우수가맹점 2개 분야) 등 무려 4개 부문에서 수상을 했다. 또 2006년에는 가맹본부 정부포상(산업자원부장관 표창), 가맹점 자체포상(우수가맹점 3개)을 수상했으며, 2007년에는 가맹본부 자체포상과 가맹점 자체포상(우수가맹점 2개)을 수상했다.

프랜차이즈 업체의 본사 사무실을 방문해보면 이렇게 상을 받은 회사들은 곳곳에 수상경력을 화려하게 전시해놓고 있다. 그리고 각종 창업박람회에서 가맹점 모집을 할 때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예비창업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은 업체들이 신청금(가맹본부 300만원, 가맹점 150만원)을 내고 신청을 해서 수상업체로 선정되면 수상업체의 연합광고비(가맹본부 200만원, 가맹점 100만원)를 별도 내야 하지만 상금은 한 푼도 없다. 상금이 한 푼도 없는 것이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업체들 입장에서는 상금이 중요한 게 아니라 가맹점 모집 홍보용으로 활용하기 위해 상을 받았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는 뜻인가. 그래서 돈을 내고 상을 받겠다고 신청을 한다면 정치권에서 돈을 주고 공천을 신청하는 것과 다를 것이 뭐가 있는가.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한국프랜차이즈 대상’ 수상업체에게 수상 마크 사용권을 부여하고, 언론과 방송 등 협회차원의 특별 홍보를 실시하며, 협회 홈페이지와 뉴스레터 등 각종 매체에 홍보를 하며, ‘프랜차이즈 대상 수상기업 우수사례 발표회’ 사업 설명회를 개최하며, 국제프랜차이즈산업박람회 등 협회가 주관하는 각종 행사 참가 시 20% 할인혜택 등 각종 특전을 주고 있다.

이 정도의 특전을 주는 상이라면 제대로 선정을 해야 한다. 심사의 공정성은 물론이고 2300여개의 가맹본부와 30여만개에 이르는 전국 가맹점을 대표할 수 있는 상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정과정이 투명하고 객관적이어야 한다. 그런데 ‘2008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은 협회 회원사 중에서 수상 신청을 한 61개 가맹본부와 가맹점만 상대로 심사를 해서 그 중에서 40개 업체가 상을 받았다. 그 중에서 62.5%는 협회의 임원을 맡고 있는 회사들이 차지했다. 회사가 부도가 나서 화의 상태에 있는 업체도 상을 받았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도 협회의 요직을 맡고 있다. 이래도 ‘한국프랜차이즈 대상’이 ‘그들만의 잔치’라고 하지 않을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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