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군과 하동군간의 차 시배지 논란은 오래전부터 계속돼 왔으며 논란의 핵심에는 차 전래에 관한 유일한 공식기록인 삼국사기 문헌의 해석에서 비롯된다.
삼국사기 권10 흥덕왕 편에 “당나라에서 돌아오면서 사신 대렴(大廉)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니 왕이 지리산(地理山)에 심게 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지만 정확히 어디인지는 불명확해 두 지자체 뿐 아니라 관련 학계의 오래된 논란거리가 돼왔다.
하동군은 지난 5월 한국기록원을 방문해 하동군 화개면의 경상남도 지정기념물 제264호인 '천년 녹차나무'와 '차 시배지'가 국내 최초임을 검증해 줄 것을 의뢰해 지난 7월 국내 최고차나무와 최초 차 재배지로 인증하는 인증서를 수여받았다.
한편 구례군은 국가기록원이 인증을 위한 충분한 현지 조사를 하지 않은 채 하동군이 제시한 자료만을 바탕으로 인증서를 발급한 것은 관련 학자 및 구례군의 자료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아니했다고 말했다.
또한 구례군은 김덕은 한국기록원장의 “이번에 전달된 인증서는 ‘확정’이 아닌 ‘추정’에 따른 것으로 앞으로 새로운 자료가 발견되면 인증서 내용은 바뀔 수 도 있다”는 발언에 문제를 지적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대렴공이 왕명으로 차 종자를 심었다는 의미는 국왕의 기념식수를 심는 것과 같은 의미로 지리산 중 한국의 화엄십찰 중에서도 대찰에 속하는 화엄사와는 상당한 거리에 있고 그 당시 첩첩산중에 묻혀 알려지지도 않은 화개 근교에 심었으리라고는 추정하기 어렵고, 통도사 사적에도 ‘대렴(大廉)이 가져온 차 종자를 장죽전(長竹田)에 심게 했다’고 적혀 있는 상황에서 어떤 근거로 인증을 했는지 의문이라며 국가기록원은 하루빨리 인증을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길보민 기자 g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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