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외식업체들에서 다른 식육에 비해 가격대가 싸 많이 사용하고 있는 닭고기의 경우 최근 수입가격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치솟으면서 원가를 낮춰주는 효자상품에서 천덕꾸러기 신세가 되고 있다. 외식업체 입장에선 닭고기 가격이 올라서 돼지고기나 수산물 가격과 비슷해지면 굳이 싼 음식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닭고기를 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현재 수입가격 보다 10~15% 정도만 더 오르면 국내산 닭고기와 비슷한 수준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국내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게 되고 이런 현상이 국내산 제품의 가격을 또 끌어올려 전체적으로 가격이 올라가게 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게다가 닭고기의 가격이 올라가 돼지고기나 수산물의 수요가 많아져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 돼지고기와 수산물의 가격도 올라간다.
더욱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닭 가격이 오르는 것은 사료값 급등의 영향도 있지만 중국산 제품이 항생물질 기준 초과 검출로 인해 수출이 되지 않으면서 절대적인 공급 물량이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산의 수출 재개 여부에 따라 향후 닭 가격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이다.
덕분에 외식업체들은 닭고기를 다른 식재로 대체해야 할지에 대해 결정을 못하고 있다. 다른 걸로 교체했다가 닭고기 가격이 내린다고 해서 다시 닭고기를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것이 식품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들이다. 그래서 우리 스스로가 가격을 통제하기가 어렵고 외부의 영향에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원가에 따라 메뉴 가격을 쉽게 올릴 수 있는 형편도 아니다.
이제는 외식업체들이 효율성을 극대화시킨 경영을 하는 것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바야흐로 스크루지의 전성시대가 온 것이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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