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문턱에 들어서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은 성장보다는 복지와 분배에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역동적인 경제보다는 안정적인 경제가 중요시 된다. 따라서 저성장의 경제기조가 이어지게 되어 있고, 이는 실업률의 증가를 초래하기 마련이다. 이 시대 국가가 풀어야 할 지상 최대과제는 당연히 실업 해소다. 이는 모든 선진국이 동일하게 겪고 있는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며,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05년 및 12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자는 88만7천명으로 2004년보다 2만7천명이 늘었으며 실업률은 3.7%로 전년과 같았다. 특히 15~29세의 청년층 실업률은 무려 8%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주요 정책과제로 발표하고 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이런 가운데서도 외식업계는 인력난을 겪고 있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시대, 즉 실업 해소가 지상 최대의 과제가 되고 있는 오늘날 정부가 어떤 쪽에 신경을 써야 하는지를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필자는 외식산업 육성이야말로 현재 국가가 안고 있는 고민거리를 해결해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외식업은 3차 산업이면서도 사람의 손이 필요한 서비스업으로 고용계수(실질 GDP 10억원당 고용인원의 수)가 19.8명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리고 일자리도 끊임없이 생겨나는 분야다. 그런데도 외식산업 분야가 실업률 해소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외식산업이 3D업종이 아닌데도 인력난을 겪고 있는 이유는 업종 특성상 젊은층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는데 비해서 이들에 대한 처우나 비전이 약하기 때문이다.
이는 본지가 신년특집으로 외식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잘 나타나 있다. 지난 1월 9일자 본지에서 보도한 바와 같이 외식업에 종사하는 직원 80%는 현재의 직장에 불안감을 갖고 있고 44%는 이직이나 전업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해준다.
이들이 이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급여 수준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한 비전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생각하게 되는 이유가 20대의 경우 급여 때문이라는 것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30~40대의 경우 비전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급여나 비전 제시 등 동기부여만 된다면 외식업종도 젊은층에게 얼마든지 훌륭한 일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정부가 외식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주장한다. 외식산업은 지금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분야다. 다시 말해서 업체 스스로가 고급 인력을 유치 내지는 양성하기에는 너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정부가 현재 국가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현안과제인 실업 해소를 고민하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외식산업을 육성하라는 주문을 하고 싶다.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정책들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종사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혜택, 가령 일정한 자격을 갖춘 외식업 종사자에게는 병력특례 혜택을 준다던지 해외연수 기회 등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또 업체들에게 세제나 금융상의 지원을 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를 개선시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문제는 정부의 의지다. 외식산업은 고용창출 효과가 아니라도 여러 면에서 중요한 산업이다. 국민건강 차원이나 문화적 차원에서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는 산업이다. 이번 기회에 정부가 체계적인 외식산업 육성책을 마련해주길 특별히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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