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공업협회 세미나는 골프대회?
식품공업협회 세미나는 골프대회?
  • 관리자
  • 승인 2008.10.22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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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경영자세미나 주요일정은 ‘체력단련’
멜라민 파동 날리기 위한 ‘나이스 샷’인가
▶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사)한국식품공업협회가 다음달 14(금)~15일(토) 1박 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서 ‘2008년 식품산업 최고경영자세미나’를 개최한다.

세미나의 목적은 회원사의 식품업계 공동 관심사와 변화에 대응하고 기업경영에 있어 올바른 미래상 추국과 경영전략의 구상 기회를 제공하고자 함이다. 참가대상은 회원사 대표이사 및 임원과 자문위원 등이다.

비용은 호텔 숙박 및 식비 등은 협회가 지원하고, 항공료(20만1천원)와 골프참가비(2회) 33만4천원은 개인부담이다. 비용이야 참가 대상자자 업체 CEO와 임원들이니 문제될 것이 있겠는가. 문제는 행사의 내용이다.

협회가 계획하고 있는 일정표(안)를 보면, 첫째 날인 11월 14일 일행은 제주도에 도착하자마자 오전 10시 10분부터 18홀 라운딩을 하고 오후 3시 30분에 숙소인 롯데호텔로 간다. 골프를 하지 않는 B조는 같은 시각 한림공원으로 가서 녹차박물관을 관람하고 오후에는 서귀포유람선을 탄 뒤 역시 3시 30분에 롯데호텔로 간다.

그리고 4시부터 7시까지 세미나를 한다. 세미나 제1주제는 ‘선진전문가가 전망하는 새로운 시대의 변화’이고 제2주제는 ‘식품산업의 새로운 사고와 트렌드 분석’으로 계획돼 있다. 제1주제 연사는 박승복 협회 회장이고 제2주제는 연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팔순이 넘은 박승복 회장이 새로운 시대를 전망할 수 있는 선진전문가인지도 의문이고, 새벽부터 이동하느라 분주히 움직이고 게다가 18홀 라운딩까지 한 사람들이 피곤한 몸을 추스르고 세미나에 집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일행은 이틀째인 15일 아침 호텔에서 아침밥을 먹고 체크아웃을 한 뒤 또다시 골프장으로 이동해 18홀 라운딩을 한다. 같은 시각 B조는 절물자연휴양림과 성산일출봉 관광을 한다. 오후 4시 30분에 다 함께 저녁을 먹고 비행기 타고 서울로 돌아온다.

행사일정에 골프를 하는 A조의 일정은 ‘체력단련’이고 관광을 하는 B조의 일정은 ‘현지시찰’로 돼있다. 일정 중에 세미나를 하는 시간은 고작 3시간이고 나머지 시간은 골프를 하고 관광을 하는 것이 일정의 전부다. 세미나를 핑계로 골프를 하러 가는 건지, 골프를 핑계로 세미나를 하러 가는 건지 구분이 안 된다.

식품공업협회는 해마다 이런 행사를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올해도 당초에는 9월에 일본 동경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외환경제 사정 및 국회 국정감사 등으로 인해 11월로 연기해 제주도로 간다는 것이다. 업체 CEO들이 세미나를 핑계로 골프를 하면서 친목도 다지고 골치 아픈 일을 잠시 잊고 여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이 어떤 때인가. 국제금융위기로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판국에, 특히 식품업계는 멜라민 파동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판국에 세미나를 핑계로 한 ‘체력단련’이라니 한심하다. 차라리 행사명에 ‘세미나’라는 말을 쓰지 않으면 누가 뭐라고 하겠나.

업체 CEO님들, 어차피 가는 거 ‘나이스 샷’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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