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온다
미국산 쇠고기가 다시 온다
  • 관리자
  • 승인 2006.01.22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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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에 따른 업계의 반응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2년여 만에 재개돼 4월 초부터는 국내에 시판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통업계와 최종 소비지인 외식업체들 사이에서는 수입물량 예측과 시장상황이 어떻게 변할지에 초미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선 유통업계는 쇠고기 파동으로 인해 가격이 거의 2배까지 치솟았던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산 등 수입쇠고기의 가격이 미국산 수입재개로 인해 얼마나 빨리 안정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올해 안에 가격하락은 어렵다고 본다”며 “미국에서도 생산량 자체가 10%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이를 회복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므로 시장가격이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는 적어도 2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광우병 여파로 쇠고기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작용해 소비 자체가 급감했고, 외식업체들 중에서도 돼지고기 등 아예 업태를 바꿔버린 경우가 많아 소비가 되살아날 수 있는 환경이 예전 상황으로 돌아가는데도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시간은 걸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정부가 30개월 미만 소의 뼈를 제거한 살코기만을 수입키로 결정함에 따라 종전에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쇠고기의 70% 가까이가 뼈가 붙어있는 갈비에 집중됐던 것을 감안한다면 뼈 없는 살코기만을 수입하는데 그쳐서는 쇠고기시장이 되살아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가 유통업계나 외식업체에서는 희소식인 반면 한우농가를 비롯한 호주축산협회와 캐나다우육협회에서는 위기로 다가오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각 업계의 반응을 들어봤다.

한식업계=

국내 외식업계 중 쇠고기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곳은 단연 한식업계이다.
그만큼 북미산 쇠고기의 수입 재개를 손곱아 기다려왔고 이번 미국산 수입재개 결정에 대해 가장 반색을 나타내는 곳 또한 한식업계.

북미산 쇠고기의 수입 금지 이후 한우는 물론 남반구의 목초사육 쇠고기의 가격까지 급등해 쇠고기를 주 메뉴로 하는 업체들에게는 그동안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해왔고 특수부위에 대해서는 물량 부족 현상까지 빚어지곤 했다.

BSE 이후 급증하는 쇠고기 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타 업종으로 전환한 업체도 부지기수였고, 대부분이 호주나 뉴질랜드 산으로 원료육을 대체하는가 하면 고급화 전략 하에 한우로 전환하는 업체들도 있었다.

BSE로 인해 가장 수혜를 입은 것이 한우 사용 업소라는 속설도 있었으나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 금지는 업계 전반에 대한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소비자들의 소비량이 급감해 시장 전체의 규모가 축소된 점과 설 특수와 맞물려 고가행진을 거듭하는 가격상승도 업계에게 부담일 수밖에 없다.

타 업종으로 전환한 업체들은 제외하고라도 호주산 등으로 전환한 업종의 경우는 맛과 가격 면에서 부담이 적지 않았다.
특히 양념육의 경우 양념의 베어드는 정도가 미국산이 월등히 높아 맛에 대한 고객들의 컴플레인이 상당히 증가했고, 저렴한 가격으로 장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 한 부분도 쇠고기 전반의 가격상승에 의해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때문에 미국산이 다시 수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4월경부터는 다시 미국산으로 전환하겠다는 업체가 상당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산 수입이 재개되면 광우병 이전 수준의 10~15% 상승된 가격으로 공급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 현재 수입재개조건에 뼈 없는 살코기를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수입 재개와 함께 즉각 전환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차차 시일이 지나면 뼈 있는 부위육에 대해서도 수입이 허용 될 것이기 때문에 좀더 기다려봐야 하겠지만 원료육 전반에 대한 가격하락이 있을 것으로 예상 돼 일단은 호재로 평가”라고 말했다.

2003년 광우병 이전 20만t에 육박하며 국내 쇠고기 시장의 67%를 차지했던 당시 미국산의 물량 중 13만t 이상이 갈비라는 점과 동일등급 대비 미국산 갈비의 수입가가 호주산의 절반 수준이었다는 점을 볼 때 국내 외식업계의 실질적인 판도는 뼈 있는 갈비가 수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수입 재개수준으로는 상당부분의 쇠고기 시장 가격 안정과 살코기를 이용한 업체의 원료육 전환 등의 변화는 보일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한우 사용 업체=

한우 사용 업체의 경우 역시 기대하는 바가 적지 않다.
지난 2005년부터는 정상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지만 아직도 쇠고기시장은 상당히 위축된 상태. 때문에 이들 업체들의 매출 역시 전 같지 못하다.

이는 소비자들의 BSE 등을 원인으로 한 육류에 대한 거부감, 한우 소비의 증가에 따른 가격 상승 등에 기인하고 있으며, 업계는 이들 요인의 열쇠가 미국산 수입재개에 있다고 보고 있다.

미국 업체와 협회들의 대규모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화 될 수 있어 시장 전반을 활성화 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으며, 수입재개로 인한 국내의 육류 가격 하락은 한우 시장에서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한우 사용 업체들 사이에서는 호재로 평가되고 있다.

한우 전문점들이 우려하는 부분으로는 기존의 업종 변경 업체들과 신규 창업 등으로 인해 쇠고기를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늘 것으로 예상되고, 이 과정에서 한우를 전문으로 하는 경쟁업체가 생겨날 것이란 점이다.

장기적으로 볼 때 경쟁업체의 등장은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어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자칫 업계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관련 업체들의 의견이다.

유통업계=

위탁급식업계에서도 CJ푸드시스템과 아워홈, 신세계푸드 등 외식과 식자재부문이 큰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업체들은 이번 미국산쇠고기 수입재개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고기뷔페 까르네스테이션을 운영하고 있는 신세계푸드는 미국산쇠고기 수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양념육 사업을 시작하면서 공교롭게도 광우병이라는 복병을 만나 고전했던 신세계푸드는 이번 수입재개를 사업활성화의 계기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신세계푸드의 구매를 총괄하고 있는 이경희 팀장은 “미국산 수입이 재개된 것은 환영할 일이나 뼈가 있는 갈비의 소비량이 40~50%를 차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다”며 “그러나 여러 가지 상황으로 봐서 올 하반기에는 이 부문의 매출이 30~40% 정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억원 시장을 바라보는 양념육사업부문에 기대를 걸고 상품의 품질을 개선하고 메뉴를 다양화시키는데 더욱 주력할 계획이다. 또 우육과 관련한 신규사업을 준비 중에 있으며, 내달쯤 가시화한다는 방침이다.

CJ푸드시스템은 우육거래가 크게 일반식당에 납품되는 일반용과 패밀리레스토랑, 급식 등 업무용 등 두 분야로 분류된다. 매출의 비율은 일반용이 거의 90%를 차지한다.

이 회사는 미국산쇠고기 수입이 금지된 이후 호주산으로 교체했으며,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패밀리레스토랑에 들어가는 우육은 같은 호주산이라도 100% 곡물비육으로 냉장육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용은 미국산 수입을 검토하되 스테이크용으로는 현재 호주산이 미국산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품질수준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미국산으로 교체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CJ푸드시스템은 올해 축산부문에서 20% 정도의 매출증가를 기대하고 있으며, 목표매출액은 2500억원이다.
아워홈은 소비체널과 경기회복추세, 원산지표시제 등 우육사업과 관련한 시장 환경을 당분간 지켜보고 난 후 수입물량과 시기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연간 5천t 가량의 우육을 수입하는 아워홈은 급식과 외식분야는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사용을 한동안 유지할 것이며, 일반식당은 미국산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호주, 캐나다측 입장=

호주산 쇠고기의 국내 홍보활동을 맡고 있는 호주축산공사의 반응은 세간의 우려와는 달리 담담하다.
수입 재개 발표 후 호주축산공사 측이 발표한 입장에 따르면 “이번 미국산 수입재개를 통해 침채돼있는 국내 쇠고기시장이 다시 활성화 되는 기회가 되길 빈다”고 밝혀 다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장의 점유율에서는 당연히 하락을 보이겠지만 미국산의 수입이 재개되면서 현재 광우병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입쇠고기 시장이 다시 BSE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호주측의 목표인 40% 시장점유를 달성한다면 오히려 물량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BSE 이전의 점유율보다 10~14% 증가된 예상치로, 미국산이 들어오지 않는 지난 2년간의 노력을 통해 충분히 실현 가능하다는 것.
시장 파이 회복에 따른 물량 증가를 미국과의 경쟁 속에서 얼마만큼 확보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아직 수입재개가 결정되지 않은 캐나다 측은 하루빨리 우리 정부가 수입재개를 진행해주길 바라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도축돼 다시 수출되는 캐나다산이 상당수 있을 만큼 미국산과 캐나다산은 쇠고기의 질면에서 거의 동일 미국과의 경쟁력은 가지고 있으나 수입재개가 늦어지면 한국 시장 공략에 차질이 생기기 때문이다.

BSE이전 캐나다는 생우와 쇠고기의 총 수출량 중 87%를 미국으로 수출했고 이중 90% 이상이 생우로 수출됐다.
때문에 미국의 캐나다산 수입금지 발표 이후 상당한 타격을 입었고 이때를 교훈으로 현재는 자국내 생산 능력을 증가시켜 미국에 대한 생우 수출 의존도를 낮추는 한편 미국외 시장 개척에도 힘쓰고 있다.

미국의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변화 한다는 목적 하에 현재는 15~20% 가량의 생우를 자체 도축, 쇠고기로 생산하고 있고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캐나다산의 수입재개가 늦어져 미국산 수입 재개와 간격이 크면 클수록 국내시장을 미국측에게 뺏기기 때문이다.
우선은 상반기 중으로 캐나다산 수입 재개의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캐나 다 우육수출협회는 수입재개 시점에서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기 위해 예산을 확보하고 행사를 기획하는 등의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한우협회 입장=

일본의 수입 재개 이후 한우협회는 일본의 기준보다 강화된 ‘2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를 기준으로 해야 할 것을 끊임없이 요구했으며, 이번 수입재개 조건과 진행 절차에 대해 맹렬한 비난을 퍼붓고 있다.

BSE 청정국이면서 BSE오염국인 일본의 기준과 동등하게 또는 완화돼 적용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수입 재개 논의 시점이 최대수요기인 설을 앞두고 있어 최근 산지에서는 가격이 급락하고 소비자가격은 고가행진을 계속하는 원인을 수입재개 논의 시점에 두고 있다.

현재 한우협회는 정부의 결정에 문제점을 꼬집는 한편 지난 1995년 쇠고기 가격 이상현상 시에 유통업체들과의 협력 하에 진행 했던 가격인하 협의를 추진하고 농가의 무분별한 출하 자제를 권유하는 등 농가 및 한우 시장 안정에 힘 쓴다는 방침이다.
정부의 결정을 되돌릴 수는 없으니 현 상황에서 축산업계의 피해 최소화가 최우선이라는 것이 협회의 생각이다.

정부대책=

정부는 미국산수입쇠고기 재개가 우리 농가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농림부는 한우산업에 미칠 충격을 완화하고 소비자들의 쇠고기 안전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음식점 식육원산지 표시제 도입과 쇠고기 이력추적제 조기 확대 등을 준비하고 있다.

또 지난 2001년 수입개방 때의 경험을 살려 이번 쇠고기 수입재개를 한우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기 위해 조사료생산기반 확충과 부르세라 방역 강화, 가축공제사업 확대를 통한 경영안정, 품질고급화와 브랜드 육성 시책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농협중앙회는 한미쇠고기수입협상 타결에 따라 양축농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난 16일부터 비육사료 46개 전 품목의 공급가격을 2%에서 최대 6%까지 긴급 인하했다고 밝혔다. 인하되는 품목은 국내시장을 41% 점유하고 있는 비육사료이며, 물량으로는 연 136만톤에 해당한다. 농협사료의 가격 인하조치로 양축농가 조합원들은 연간 약 130여억원의 생산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됐다.

한편 열린우리당은 지난 17일 고위정책회의에서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가 결정되면서 산지 한우값은 하락하고, 소비자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는 시장 결함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면서 "조속히 당정협의를 열어 쇠고기값 안정대책을 정부와 함께 마련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연 이형곤 기자 pjy@foo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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