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짜 양주 시장은 관련 기관별로 추정치가 달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지만 대략 약 1천억원대로 추정되고 있다.
국세청 기술연구소는 전체 양주 시장의 1%로 보고 있고, 올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한나라당 안효대 의원은 전체 양주 시장을 1조원대로 보고 이중 10%가 가짜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페리얼, 발렌타인 등으로 널리 알려진 페르노리카코리아(옛 진로발렌타인스), 윈저로 유명한 디아지오코리아 등 위스키 업체들은 실제 가짜 양주 시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보고 있지만 '짝퉁'이 유통될 경우 제품에 대한 신뢰성이 손상될 것으로 우려해 위조방지 장치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윈저, 임페리얼, 딤플 등 국내 유명 위스키들은 저마다 독특한 위조방지 장치를 갖추고 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옛 진로발렌타인스)는 임페리얼의 병 마개에 3중 위조방지 기능을 적용해 정품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임페리얼 트리플 키퍼'로 불리는 이 장치는 병 마개를 돌리면 '드르륵' 소리와 함께 손 끝의 진동을 느끼며, 마개 양 옆에 새겨진 'IMPERIAL' 로고가 '正品' 마크로 바뀌면서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듣고(드르륵), 느끼고(진동), 보는(正品)' 3가지 감각을 이용한 3중 위조방지 장치하는 설명이다.
또 병 마개의 역회전 방지 기어를 통해 처음 병 마개를 열어 정품임을 확인한 뒤에는 개봉 전 상태로 되돌릴 수 없게 설계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올해 출시한 '뉴 윈저'에 정품인증 추 방식의 위조방지 장치 '체커'를 장착했다.
지난 3월 선보인 체커는 바 형태의 체커(정품인증추)가 마개와 병을 연결하고 있어 개봉할 때 마개를 돌려 열면 연결돼 있던 체커가 분리되면서 병 목에 부착된 라벨 밑으로 떨어지는 방식이다.
이 장치는 체커의 위치만으로 위조 여부를 쉽게 판단할 수 있으며, 한번 내려간 체커를 원상태로 올리는 것은 불가능하게 설계돼 있어 위조가 불가능하다고 디아지오측은 설명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는 특수 용액으로 병의 한 곳을 문지르면 색깔이 변하는 장치인 DNA 시스템을 도입했다. 포장된 특수 용액을 병 입구 라벨에 문지르면 라벨 색깔이 파란색에서 빨간색으로 바뀌고, 다시 물을 묻히면 원래 색으로 돌아온다. 색깔이 변하는 것이 진품이다.
J&B는 몸체와 뚜껑을 연결하는 캡 실드(Cap Shield) 부분에 첨단 위조방지 장치를 적용했다.
J&B의 캡 실드는 병과 뚜껑을 연결하면서 병 내부를 진공상태로 유지하는 역할을 하다가 개봉하는 순간 공기압에 의해 뚜껑 부분을 밀어올리도록 제작됐다. 이로 인해 한번 개봉한 뚜껑은 처음처럼 진공상태로 밀봉되지 않고 계속 헛돌게 돼 위조를 방지하는 원리다.
뚜껑을 개봉하면 캡 실드 부분에 톱니바퀴 클립 자국이 남아 캡 실드를 위조해 덧붙이지 못하도록 방지한다. 이밖에도 J&B는 쿠알라캡을 적용, 이중으로 위조를 방지하고 있다.
딤플은 위조를 원천적으로 방지할 수 있도록 주석씰로 뚜껑을 밀봉했다. 이 주석씰은 한번 훼손되면 재활용이 불가능하다. 딤플 고유의 그물망 패키지도 위조방지에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딤플 병에 씌워진 그물망을 만들기 위해선 일일이 손으로 그물망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위조주를 생산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딤플측의 설명이다.
국세청도 11일부터 무선인식 기술(RFID)을 이용해 고급 양주의 유통흐름을 파악하고 가짜 양주 여부를 식별해내는 사업을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고급 양주병 마개에 부착된 RFID테그를 별도의 단말기로 진품여부를 확인할 수 있게 하고 병마개에 돌릴 때 자동적으로 RFID가 파손되도록 함으로써 위조를 방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RFID를 인식할 수 있는 비싼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번거로울 수 있다. 또 국세청의 RFID 장치는 무자료 주류 거래를 차단함으로써 탈세방지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어 유흥업소에 널리 보급될지도 미지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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