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소 서비스 마인드 어느 정도인가
외식업소 서비스 마인드 어느 정도인가
  • 김병조
  • 승인 2006.01.24 1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얼마 전 한 일간지에서 ‘딱 한 글자 틀린 수첩 모두 리콜’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연간 매출액이 40억원에 불과한 문구 전문업체가 오자(틀린 글자) 하나 때문에 생산 제품 전량을 리콜했다는 것이었다. 기사를 읽고 ‘이런 기업도 있구만’ 하는 생각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기사에 따르면 이 회사는 서울 을지로3가에 위치한 고급 문구 전문업체 오롬시스템으로, 지난해 말 2006년형 다이어리에 표시된 ‘February’(2월)의 ‘e’가 ‘a’로 잘못 표기됐다는 소비자의 항의 전화를 받고 즉시 회의를 열어 제품 전량을 리콜하기로 결정했다.

문제가 된 제품은 검은색의 미니 다이어리 ‘포켓 스탠더드 가로형’이며 권당 소비자가격이 2만2500원으로 모두 5천여부를 생산했다는 것이다. 회사측은 리콜 비용이 1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 회사는 우선 교보문고 4개 점, 영풍문고 2개 점, 서울 삼성동 사무용품점 링코 등 7개 매장에 나간 500여권을 모두 회수했다. 또 아직 팔리지 않은 제품 4500권은 전량 폐기처분했다. 이미 판매된 제품은 소비자가 연락할 경우 모두 신제품으로 바꿔주고 있다. 이 회사는 홈페이지(www.orom.co.kr)에도 ‘사죄의 말씀’이란 글과 함께 리콜 사실을 알리고 있다.

신문에서 이같은 기사를 읽기 3일전인 지난 14일(토요일)에 필자는 정반대의 아주 기분 나쁜 경험을 했다. 매주 토요일 등산을 가는 입장이라 등산로 입구에서 뒤풀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였다. 관악산 입구에 위치한 나름대로는 규모가 큰 식당이었다. 일행과 함께 산채 비빔밥을 시켜 먹는데 맛이 이상했다. 쉰내가 나는 것이었다. 나만 그런 줄 알고 일행에게 물었더니 마찬가지라는 것이었다. 직원을 불러 항의를 하자 함께 식사를 하던 30여명의 일행이 이구동성으로 쉰내가 난다는 것이었다.

주인을 불러 어떻게 된 것이냐고 따지고 들자 “열무김치가 너무 익어서 나는 냄새”라며 변명을 했다. 필자나 다른 일행들이 느끼기엔 도라지나물이 상한 것 같은데 굳이 아니라고 우기는 것이다. 이유야 어디에 있던 30여명의 일행이 똑같이 쉰 맛을 느꼈다면 주인으로서는 입이 열개라도 할말이 없을 텐데 하는 생각에 정말 화가 났다.

단골손님이 많은 주택가나 오피스가에 위치한 외식업소가 아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위치한 업소의 경우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한다는 것을 아마 대부분이 공감을 할 것이다. 소위 ‘뜨내기’ 손님에 대한 업주들의 야박하고 몰상식한 상술이다. 필자는 근래 신촌에 위치한 어떤 호프집에서 심지어 남들이 먹다 남은 호프를 섞어서 파는 경우를 경험한 적도 있다. 손님을 ‘왕’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봉’으로 생각하는 악덕 업주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이 어쩔 수 없이 외식을 할 수밖에 없는 점심식사 역시 화학조미료의 지나친 사용이나 불결한 위생 등으로 대부분의 샐러리맨들이 외식업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외식업은 기본적으로 서비스업이다. 서비스업은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음식의 맛과 위생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무조건 리콜을 해준다는 정신이 필요하다. 국내 외식업계에도 연간 매출액이 100억원이 넘는 업소가 수두룩하다. 말하자면 기업형 업소가 많다는 뜻이다. 기업은 기업윤리라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기업윤리를 지키면서, 소비자를 ‘봉’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왕’으로 생각하는 기업 내지는 업소만이 장수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불문율과 같은 진리다.

연간 매출액이 40억원에 불과한 문구 제조업체가 오자 하나 때문에 전 제품에 대해 리콜을 실시했다는 소식을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를 필요로 하는 외식업소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가슴 깊이 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