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 재사용하는 음식점을 위한 변(辯)
반찬 재사용하는 음식점을 위한 변(辯)
  • 관리자
  • 승인 2008.12.08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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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의 음식점들이 고객에게 제공했던 반찬을 재탕, 삼탕 재사용한다’는 최근의 보도를 믿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는 그런 음식점들이 많지 않다고 믿기 때문이다.

만일 재사용하는 음식점이 있다면 고객에게 제공했던 상추를 비롯한 쌈류나 마늘 등은 깨끗한 부분만 골라 야채는 겉절이로, 마늘은 양념류로 사용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런데 서울의 강남, 서초구 등 국내 외식업계를 리드하고 있다는 지역마저도 반찬을 재탕, 삼탕하는 것이 관행으로 퍼져 있다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는데 그저 할 말이 없다.

지금까지 음식점의 기본은 맛과 서비스 그리고 청결은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 왔으나 최근에는 맛과 서비스, 청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위생이라는 사실이 일반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수년간 우리 사회는 광우병(BSE),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인수공통전염병과 O-157, O-26 등 예상치 못했던 각종 병원성 대장균, 그리고 최근에는 노로바이러스와 원인을 알 수 없는 바이러스균들 때문에 공포에 쌓여있다.

뿐만 아니라 농약 만두, 포르말린이 들어간 각종 식품, 인조 계란과 가짜 만두, 멜라민 파동, 심지어는 머리카락으로 만든 간장 등 상상을 초월하는 불량·저질 식품들이 난무하는 상황에서 외국으로부터 수많은 먹을거리들이 수입되고 이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되어 있지 않아 우리는 먹을거리에 대한 공포 속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맛·서비스·청결보다 위생이 우선

이런 속에서 최근 보도된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과 반찬을 재사용하는 고발 프로그램은 가히 충격일 수밖에 없다. 물론 작심하고 파헤치려는 의도된 보도 내용이 조금 심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음식점의 위생상태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은 면할 수 없다.

더욱이 재사용 반찬에서는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농녹균은 물론이고 간염과 결핵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병원균이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라면 이번 기회에 과감히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우려되는 것은 그동안 성실히 남은 반찬을 폐기하고 위생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음식점들까지 매도되어서는 결코 안된다는 점이다.

서울의 서초구는 관내의 음식점을 대상으로 반찬 재사용 금지는 물론이고 재사용 관행을 뿌리 뽑기 위해 ‘안전하고 깨끗한 음식실천운동(Safe and Clean Food Life)’을 벌이는가 하면 강남구는 고객이 남긴 반찬을 재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반찬 줄이기 운동’에 이어 ‘반찬주문제’를 실시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국민의 식습관 변화 우선되어야

이와 같은 일련의 방법이 음식점으로 하여금 반찬의 재사용을 근절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점경영주나 종사자들의 의식이 변화되어야 한다.

대다수 중·소형 음식점의 경우 경영주나 종사원 모두 위생의 개념조차 없는 곳이 허다하다. 오랜기간 위생개념없이 경영하고 근무하다보니 관행에 젖어있다. 이런 관행 속에 묻혀있다보니 무엇이 잘못인지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음식점을 이용하는 고객의 의식수준도 크게 변화하는 것이 우선되어져야 한다.

‘반찬을 조금씩 제공하면 종업원들이 자주 서빙을 해야 하고 따라서 인건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한번에 반찬을 많이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일부의 의견은 매우 왜곡된 것이다.

적은 양의 음식을 제공했을 때 ‘정이 없다’, ‘야박하다’는 등의 불만을 토로하는 고객들이 월등히 많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오랜 세월 주문식단제 등 우리의 잘못된 식문화를 바꾸기 위한 운동을 시도했지만 그때마다 실패했던 원인이 여기에 있다. 음식점에서 적은 양의 반찬을 제공하고 음식을 남기지 않는다면 원가를 절감할 수 있어 오히려 좋다. 특히 요즈음 같이 식재료비가 무섭게 상승하고 매출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바라는 바이다.

음식점에서 남은 음식, 반찬류의 재사용이 근절되기 위해서 우선되어져야 하는 것이 음식점 종사자들은 물론이고 국민의 의식과 식습관의 변화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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