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속에서 길을 떠나자
어둠속에서 길을 떠나자
  • 관리자
  • 승인 2008.12.12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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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현재의 불황이 분명 큰 시련이 되고 있지만 어둠이 걷히기만 기다리지 말고 어둠 속에서 길을 떠나 새벽녘 기회의 강을 건너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얼마 전 창사 기념식에서 한 말이다.

“다른 사람이 탐욕을 낼 때는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이 두려워 할 때는 욕심을 내야 한다.”

미국의 투자 귀재 워런 뷔페가 금융위기로 인해 주식시장이 폭락할 때 지금이야말로 주식을 사야할 때라며 한 말이다.

이들 두 사람의 말은 ‘위기가 기회’라는 것을 일깨워주는 상징적인 표현이다.

며칠 전 면(麵) 제조회사의 공장을 방문했다. 공장을 신축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30억 원이나 들여 공장을 증축한다는 것이었다. 장기불황이 지속되면 비교적 저렴한 식품인 면제품의 소비가 늘 것을 예상하고 이 난리 통에 3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조시설 확충에 투자한 그 회사 경영자의 결단을 필자는 높이 평가했다.

주식시장으로 잠깐 눈을 돌려보자. 종합주가지수 1000포인트가 무너지면서 연중 최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날 때 눈에 띄는 기사들이 연달아 쏟아져 나왔
다. 모 재벌그룹 총수와 그의 가족들이 자기회사 주식을 연일 사들인다는 기사였다. 대부분의 상장회사들이 주가 폭락을 자사주 매입의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워런 뷔페의 말이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지만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위기상황에서는 위기가 곧 기회로 작용하는 경우도 있고,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불황일수록 소비가 늘어나는 면제품을 생산하는 회사나 비정상적으로 폭락한 주식을 사들일 돈을 가진 부유층에게는 위기가 곧 기회다. 그러나 불황일 때 소비자들이 씀씀이를 가장 많이 줄이는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는 위기가 직격탄이다. 업종별, 업태별로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전자의 경우 무조건 공격적인 경영을 해야 한다. 나는 며칠 전 방문한 면 제조회사에서 강의를 하면서 “최근의 경제위기가 이 회사에게는 앞으로 몇 십 년 동안 다시 올 수 없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공격적인 경영을 주문했다. 이미 공격경영에 시동을 건 그 회사의 대표이사도 필자의 말에 공감을 하면서 자신의 판단에 더욱 확신을 갖는 듯했다. 이 회사뿐만 아니라 어느 회사든 현재의 경제위기가 곧 기회로 작용할 수 있는 입장에 있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공격적인 경영을 할 것을 주문하고 싶다.

그럼 반대의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공격적인 경영을 하는 것은 금물이다. 그러나 위기라고 겨울잠을 자듯이 납작 엎드려 있는 것도 금물이다.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하라는 말이다. 어둠이 걷히면 새벽이 오듯이 위기상황이 지나고 나면 기회도 반드시 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누가 그 기회의 땅을 먼저 밟느냐가 중요하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말한 것처럼 어둠이 걷히기를 기다리지 않고 어둠 속에서 길을 떠난 사람이 먼저 밟게 되어 있다.

그렇다면 식품외식업계에 다가 올 기회의 땅은 어떤 것일까. 견해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우리나라의 고령사회 진입을 식품외식업계에게는 지금까지는 경험하지 못한 기회의 땅, 새로운 블루오션이 될 것으로 관측한다. 10년 후인 2018년이 되면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된다. 게다가 713만명이나 되는 베이비붐 세대(현재 나이 45~53세)가 생산 현장에서 물러나 소비의 중심 세력이 된다. 그들을 위한 식품과 메뉴를 개발하고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향후 최소 3~4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위축 시기에 미래지향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어둠속에서 길을 떠나는 것이다. 그것이 필자가 예견하는 고령사회 진입에 대비하는 것이든, 아니면 또 다른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업체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알아서 판단할 일이다.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실의에 빠져 있는 사람이나 기업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Wake up! Your turn will come soon.’이라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곧 네 차례가 올 것이다.’는 말이다. 기회의 땅은 준비하는 자의 몫이다. 준비되지 않은 자에게 기회는 뒷문으로 살짝 들어왔다 사라져버리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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