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나비효과를 기대하며
긍정적인 나비효과를 기대하며
  • 관리자
  • 승인 2008.12.12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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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회 핑계대고 술 마실 기회가 잦은 연말이다. 지인들과 시시덕거리며 스트레스나 풀까 하고 8일 오후 서울 관철동 종각역을 찾았다. 그런데 유흥상권으로 유명한 피아노거리 한복판에 흉물스런 현수막이 눈길을 끌었다. “관철동 상인 울리는 高임대료 해결하라.”

종로 관철동 일대의 음식점주들이 높은 임대료에 시달리다 못해 건물주들에게 이런 요구를 하고 나섰다. 유동인구가 많은 종로 상권의 임대료가 높다는 사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닌데 새삼스럽게 무슨 일인지 궁금했다.

시작은 이러하다. 최근 서울 종로구 청진동에 재개발이 확정되자 인근 지역에 임대료가 치솟았다. 인근 부동산 중개업자들에 따르면 청진동과 맞닿아 있는 관철동의 건물주들도 월세를 2~3배가량 올려 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음식점업주만 발을 동동 굴리게 됐다. 불경기라고 사람들이 외식을 줄이고 매출은 떨어지는데 건물주는 임대료를 올려주던지 아니면 나가라고 하니.

숨막히는 상황을 종료하는 것도 업주 마음대로 안된다. 가게를 내놔도 경기가 좋지 않아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으니 ‘無권리금’ 매물까지 나타난 것이다. 정작 본인은 권리금을 내고 식당을 시작했을텐데 오죽 절박한 심정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이러해서 음식점업주들이 연말의 피아노거리에 그런 현수막을 내건 것이다.

이런 높은 임대료 문제는 창업시장을 가로막는 벽이다. 여기에 경기불황까지 겹치니 외식 프랜차이즈 본부에도 가맹점 신설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어떤 업체는 ‘無가맹비 마케팅’을 쓰기도 한다. 어려울 때 가맹비를 없애 신규 창업자를 늘리는 방법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을 이용해 매장을 열게 하고 인테리어비용을 챙긴 후 방치하는 본부가 나타날까봐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다 연결돼 있다. 브라질에 있는 나비의 날개짓이 미국 텍사스에 토네이도를 일으킬 수도 있다는 말이 그런 뜻이다. 건물 임대료의 주요 수입원인 음식점주층이 무너져 내리면 그 여파가 건물주에게 뻗칠 수 있다. 경기가 어려운 만큼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서 그 나비효과가 사회 전체에 퍼지길 바란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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