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쇠고기시장 전망>美쇠고기 판매 순항 중…시장 숨통 트일까
<2009년 쇠고기시장 전망>美쇠고기 판매 순항 중…시장 숨통 트일까
  • 관리자
  • 승인 2009.01.29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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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뉴질랜드산 ‘안전성’으로 입지 다지기…한우업계는 ‘위풍당당’
소띠 해를 맞아 쇠고기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003년 이후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이 중단되면서 쇠고기 시장 자체가 위축된 상황에서 지난해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로 인한 광우병 우려 파동으로 미국산뿐 아니라 한우까지 큰 타격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많이 다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산 쇠고기가 지난해 말부터 대형마트에서 판매가 재개돼 큰 문제없이 이어오고 있고 본격적으로 외식업소에서도 사용 재개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시장에서는 가격과 물량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미국산 쇠고기만 본격적으로 풀리면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호주, 뉴질랜드 등 주요 쇠고기 수출국가의 수입업체들도 미국산 쇠고기 활성화가 쇠고기 시장 전체의 규모를 키우고 소비를 활성화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자신들이 가진 안전성이란 강점을 부각시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경기불황과 원산지 표시제, 우리 정부의 대미관계도 쇠고기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 외식업소, 안정적인 매출·수익…실속있는 시장으로 부상
지난해 수입이 재개된 미국산 쇠고기는 지난해 광우병 우려 파동을 겪으며 시장 진입이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인식 개선과 판로 개척을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미국육류수출협회와 한국수입육협회는 지난 9월 추석을 맞이해 수입육협회 회원사의 직영매장 9곳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실시하면서 시식행사와 증정품 제공 등을 함께 진행했다. 이후 전국 각지의 회원사 직영매장과 대형마트에서 무료 시식 및 경품 제공, 파격 할인 행사 등을 실시했고, 지난해 12월에는 양지파인리조트에서 미국산 육류 무료 시식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그 결과 몇 달간의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드디어 지난해 11월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미국산 쇠고기의 판매를 재개 시켰고, 지금까지 순항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마트판매 재개는 큰 의미를 가진다. 국내 소비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형마트에서 판매가 이뤄지면 판매량이 많은 것은 기본이고, 그 파급효과가 일반 소매점 및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된다. 또한 마트 매대에 진열돼 있는 것 자체로도 소비자 노출효과가 웬만한 매체 광고 이상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외식업소들이 미국산 쇠고기의 마트 판매에 유독 관심을 가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은 마트에 이어 외식업소를 타깃으로 판로 확장에 나서고 있다. 마트가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면 외식업소는 실속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사용 물량이 많은데다 변동폭이 크지 않기 때문에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은 외식업소를 대상으로 한 프로모션을 꾸준히 진행·계획하고 있다.

거꾸로 외식업소 입장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는 많은 장점을 가진 아이템이다. 생산 물량이 많다보니 원하는 부위를 원하는 품질로 구매할 수 있고, 가격대도 다양해 업소의 콘셉트에 맞춘 원료를 공급받을 수 있다. 또한 사육방식이 한우와 비슷하기 때문에 맛도 우리 소비자들의 입맛에 안성맞춤이다.


● 美産 다양한 가격대의 물량 공급…전체 쇠고기 가격 하락 기대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따른 시장의 기대 중 가장 큰 것이 시장규모 확대다. 미국산이 수입되던 2003년의 총 수입쇠고기 수입량은 36만3952t이었지만 지난해에는 21만2316t으로 36.4%가 축소됐다. 지난해는 광우병 우려 파동으로 시장이 위축된 이유도 있었지만 2003년 이후 수입량이 가장 많았던 2007년 24만4602t을 비교해도 2003년보다 32.8%가 축소된 양이다. 따라서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유통되면 쇠고기 시장이 활성화돼 쇠고기 수입량뿐만 아니라 전체 쇠고기 시장 확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쇠고기 가격 하락도 기대되는 효과다. 미국산 쇠고기가 시장 진입을 위해 가격 할인정책을 쓰고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 미국산이 다양한 가격대의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 가격 하락을 기대하게 하는 가장 큰 이유다. 실제로 호주산의 경우 미국산의 수입재개가 이뤄진 후 시장 가격을 10~20%가량 낮췄다. 또한 정부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인해 한우의 산지가격은 6.4~39.2% 하락하고 대체 육류인 돼지고기는 4.1~18.5%, 닭고기는 1.9~14.5% 산지값이 각각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온 적도 있다.

미국산 수입업체들은 올해 안에 2003년 이전의 시장점유율인 50% 선으로 회복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 수입량을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30%선까지 끌어올렸다. 수입 재개된 7월 17.2%에서 8월 17.6%, 9월 34.7%, 10월 35.8%, 11월 32.2% 등으로 점차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다. 반면 호주산은 6월 73.3%에서 7월 62.7%, 8월 61.4%, 9월 51.8%로 점유율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뉴질랜드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2월 31%까지 갖던 점유율이 7월에는 17.9%, 9월 11.4%까지 내려가다 11월에는 5.3%까지 낮아졌다. 이는 미국산 수입업체들이 초기 시장 진입을 위해 가격 할인 정책을 쓰면서 비교적 가격대가 낮은 뉴질랜드산에 더 많은 타격을 줬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산이 가격 할인 정책을 쓰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호주 등 타 수출국가에서는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그동안 수입이 금지되다가 재개되면서 단기간에 많은 물량이 들어오다 보니 나타나는 일종의 착시현상이라고 평가절하 하고 있다. 실제로 수입돼서 들어온 물량 중 상당수가 창고에 그대로 쌓여 있고 이로 인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터 상당한 자금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올해도 미국산이 꾸준히 점유율을 높이긴 하겠지만 급격하게 치고 올라오진 못할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 美 쇠고기 안전성 우려 불식에 총력
미국산의 가장 큰 문제는 여전히 광우병과 관련된 안전성에 대한 우려다. 아직까지도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우리 소비자들이 완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수입 금지 품목이 수입됐다거나 국내 수출 작업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등의 미국산 쇠고기와 관련된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질 경우 소비 심리의 급속한 위축으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산 수입업체와 미육류수출협회 등은 이 부분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키는 것에 가장 주력할 방침이다.

또한 경기불황으로 인한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올해 쇠고기 시장을 전망하면서 경기의 흐름에 정비례하는 쇠고기 시장의 특성상 소비가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말부터 쇠고기전문점들은 판매부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올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가 되면 환율 안정과 경기하락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쇠고기 소비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전 음식점을 대상으로 한 쇠고기 원산지 표시제와 우리 정부의 대미 관계도 미국산 쇠고기 소비에 영향을 미치게 될 변수로 예측된다. 대미 관계가 악화되고 반미감정이 고조될수록 미국산 쇠고기의 소비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친미 성향의 현 정부의 지지도도 미국산 쇠고기 소비에 영향을 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최근 용산사태로 현 정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면서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불신도 덩달아 올라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 수입업계 “美産사용 본격화 시점”…외식업계 “아직은 신중해야”
그렇다면 외식업계에서는 미국산 쇠고기를 언제부터 본격 사용하게 될까? 이 문제에 대해 미국산 수입업계와 외식업계는 조금 다른 답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산 수입업계는 마트 판매가 큰 문제없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많이 완화됐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외식업소에서도 조만간 미국산 사용을 본격화할 때가 됐다는 것이다. 반면 외식업계는 더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마트 판매가 생각만큼 활성화되지 않고 있고, 여전히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존재하고 있는 마당에 먼저 나서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저가 쇠고기전문점 관계자는 “미국산을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에서 먼저 나섰다간 어떤 반응을 얻을지 확신할 수 없어 망설이고 있다”며 “대부분의 업체들이 비슷한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국산 쇠고기의 사용을 마냥 기다리고만 있을 순 없는 상황이다. 현재 미국산 수입업체들이 거래처 확보를 위해 시중가격의 60~70%선에 납품을 하고 있는데 만약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는다면 업체들이 버티지 못하고 가격을 올리거나 판매를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적절한 수준과 시기에 미국산 쇠고기를 취급하는 것이 수입업체나 외식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길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하나의 대안으로 대형마트들이 동시에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했던 것처럼 외식업계에서도 주요 업체들이 함께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주요 쇠고기 전문점과 프랜차이즈 등 인지도가 높은 업체 10~20곳 정도가 동시에 미국산 쇠고기를 판매한다면 비난 여론도 분산시킬 수 있고 홍보효과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 한우업계, 판매점 인증제 등 외식업계 공략 분주
한편 한우업계는 미국산 쇠고기 판매가 활성화되더라도 한우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도별 한우 도축량을 보면 2006년 42만5530두, 2007년 49만2115두, 2008년 58만8003두로 증가세에 있고, 한우 판매점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가격 할인형 한우 전문점 등 한우 판매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또한 음식점 원산지 표시제와 쇠고기 생산이력제 등이 정착되면 한우에 대한 신뢰가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이 한우를 선택하게 될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한우업계는 특히 외식업계를 공략하기 위해 한우판매점 인증제를 운영하고 있고, 현재 120개 한우전문점이 인증을 받았다. 또 한우농가들이 직접 출자한 정육판매점 ‘한우먹는날’을 서울 서초동에 문을 열어 저렴한 가격에 한우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아울러 한우 소비 활성화와 가격 안정을 위해 비선호부위에 대한 메뉴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호주산과 뉴질랜드산 등의 수입업체들은 미국산 판매 재개로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면서도 쇠고기 전체 시장 규모가 커 질 것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입장이다. 따라서 미국산으로 시장 규모를 키우되 안전성을 내세워 자신들의 입지를 굳히겠다는 생각이다. 호주축산공사는 “지난해 호주의 축산물 수출 중 일본, 미국에 이어 한국이 13%로 3위를 차지했고, 향후 성장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평가되고 있을 정도로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 시장을 키워나가기 위해 주력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어린이 성장과 가족 건강에 필수적인 쇠고기의 맛과 영양을 널리 알리는 ‘키즈 러브 비프’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또한 호주 측은 “현재 특급호텔의 95%, 주요 패스트푸드·패밀리레스토랑 등 외식업체들이 호주청정우를 사용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며 “미국산이 활성화되더라도 2003년 이전처럼 미국산이 주도하는 시장 판도로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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