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관련 신문이나 잡지에 나오는 기사를 보면 현실과 맞지 않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업체들의 현황에 대한 내용, 특히 향후 계획 같은 것들은 사실 너무 과장된 것들이 많습니다. 현장에서 보면 뻔히 어렵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는데 기사에는 장사가 잘 된다고 나오거나 기껏해야 매장 1~2개 더 늘릴 수 있는 상황이면서 20~30개 늘릴 것이라고 한다거나 하는 것들이 대표적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가능하면 사업과 관련된 기사에는 실리지 않았으면 합니다. 괜히 같은 부류로 치부될까봐 염려되기 때문입니다.”
사실 외식업계에서 기자 노릇을 하면서 가장 힘든 점 중 하나가 바로 경영실적과 관련된 정보 자체를 얻기 어려울 뿐 아니라 얻어진 정보를 검증할 방법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매출 등 기업의 실적이 투명하게 공개가 되면 좋겠지만 주식시장에 상장된 곳도 극소수에 불과하고 기타법인으로 분류돼 1년에 한번씩이라도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곳도 그나마 30곳이 채 안 된다. 더구나 외국 본사가 직접 투자한 기업들은 그런 공개의무 마저 없어 아예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곳도 있다. 어떤 기업은 투명경영을 하기 싫어 일부러 상장을 하지 않는 곳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 외식기업들은 그 회사 담당자의 입을 통해 들을 수 있는 말이 경영 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란 얘기다. 기껏 검증해 본다고 해봐야 경쟁업체에 확인하는 정도다.
그러다보니 업계에서는 공개된 정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어떤 회사가 ‘매출을 얼마 했다’, ‘매장을 몇 개 늘릴 것이다’고 해도 믿지 않는다. 의례히 어느 정도 ‘뻥튀기’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들도 그 정도 수준으로 적당히 뻥튀긴 정보를 유통시킨다.
기자 역시 취재 현장에 있다 보면 이런 일과 관련해 황당한 경험을 종종하게 된다. 지난해 기자는 모 브랜드가 최근 실적이 좋지 않다고 기사를 쓴 적이 있다. 그러고 얼마 후 그 브랜드 담당자를 만났는데 “자신들은 장사가 잘 되고 있는데 왜 기사를 그렇게 썼냐”는 항의를 들었다. 또 얼마 후 그 회사에 결산 및 전망 자료를 요청했는데 잘 된다던 브랜드의 실적 자료를 받을 수 없었다. 회사 차원에서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장사가 잘 된다면 그 근거를 밝혀야 하는 것 아닌가. 더 큰 문제는 이런 경우가 특정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적으로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외식업계는 몇 년 전부터 외식업을 산업으로 인정해서 육성·지원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시장 규모가 얼마니, 고용창출 효과가 얼마니, 성장잠재력이 크니 하면서 말이다. 이런 요구를 하기 전에 뭔가 잊은 것이 있는지 짚어보자. 투명경영 말이다. 자신들이 투명하게 정보를 밝히지 않으면서 시장규모가 이렇다, 성장잠재력이 이렇다 해 봐야 믿어줄 이가 없다. 지금은 투명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세상이다.
이승현 기자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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