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식품공업협회에 할 말 있다
(사)한국식품공업협회에 할 말 있다
  • 관리자
  • 승인 2009.03.0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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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1969년 10월 7일에 창립해 올해 40주년을 맞이하는 (사)한국식품공업협회. 연간 예산이 부설 연구소까지 합치면 100억원이 훨씬 넘고, 직원수만 해도 120여명(협회 40여명, 연구소 80여명)이나 되는 거대 조직이다. 협회 가입 회원업체는 113개에 불과하지만 이들 회원사들의 매출이 업계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며 자랑스러워 할 정도로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되는 협회다.

이런 협회가 최근 내홍을 겪고 있다. 협회 회장 연임 문제를 놓고 협회 측과 회원사 간에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지난달 26일 박승복 회장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27일 정기총회에서 새로운 회장을 선출할 계획이었다. 협회 측은 박승복 회장을 연임시키기로 각본을 짰으나 브레이크가 걸리고 말았다. 협회의 주요 회원사들이 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정기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하지 못하는 협회 역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역사도 깊고, 돈도 많아 식품외식업계의 다른 협회에 비하면 ‘귀족협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식품공업협회에서 어째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역사도 일천하고, 회비도 잘 걷히지 않아서 사무실 운영도 제대로 안 되는 협회들, 그 와중에 회장 자리를 놓고 싸움질이나 해대는 그런 협회들을 보면 그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말이다.

식품공업협회가 회장 연임을 놓고 갈등을 보이고 있는 것은, 겉으로 보면 주요 임원진의 나이(회장 88세, 상근부회장 73세)가 너무 많은데다가 회장이 3회 연임을 통해 9년이나 회장직을 수행해왔다는 점에서 ‘이제는 물러날 때도 되지 않았나’ 하는 것이 그 이유다. 박승복 회장의 연임을 반대하는 회원사들은 그러면서 차제에 회장직을 상근직으로 바꾸자고 주장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협회측은 회장이 나이가 많지만 건강해 업무 수행에 전혀 문제가 없고, 또 회장직을 상근직으로 바꾸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곤란하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꼴불견이다. 나이와 상관없이 3회 연속 9년이나 회장직을 수행했으면 이제 그만 둬도 될 만한데 ‘나 아니면 안 돼’ 라는 심보로 버티고 있는 회장이나 자사 이기주의적인 배타적인 자세로 협회 운영에 임해오던, 그래서 어떻게 보면 현 임원진과 더불어 오늘날 식품공업협회의 시대에 부응하는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아온 공동의 책임이 있는 일부 회원사들의 행태 역시 마찬가지다.

돌이켜 보라. 협회 임원진이나 주요 대기업 회원사들이 그동안 어떻게 해왔는지를. 협회 임원들은 협회를 혁신하기 보다는 몇몇 친소관계에 있는 간부들을 중심으로 인의 장막을 치고, 주무 관청이나 입김이 센 일부 대기업 회원사들의 비위나 맞추면서 자리를 보존하는데 더 많은 관심을 가진 것은 아니었는지. 또 일부 대기업 회원사들은 협회가 자기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역할을 하도록 하기 위해 경쟁 관계에 있는 다른 회원사들이 협회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한 적은 없는지. 반성해 볼 일이다. 남의 얼굴에 묻은 숯검정만 보고 손가락질 할 것이 아니라 내 얼굴에 묻은 등겨도 생각하라는 말이다.

식품공업협회가 변화와 혁신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의를 걸지 못할 것이다. 각종 크고 작은 식품안전사고가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오고, 산업의 경쟁력을 높여서 글로벌 기업들과 ‘맞짱’을 뜰 수 있는 체질개선을 해야 하는 등 협회가 앞장서서 해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협회나 협회를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 회원사들은 그동안 무엇을 해왔는가. 정부가 식품산업의 주무부처를 농림수산식품부로 바꾸고, 식품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식품산업진흥법까지 만들어 지원하겠다고 할 때, 협회는 소속기관이 복지부라는 이유로 소극적인 자세로 눈치만 보고 있지 않았던가. 회원사들도 이런 협회를 개조시키지 못하고 방조하지 않았던가.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회장의 나이가 문제가 아니다. 제대로 일하는 협회가 되려면 생각부터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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