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 세계화 vs 사케의 세계화
전통주 세계화 vs 사케의 세계화
  • 관리자
  • 승인 2009.03.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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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부터 6일까지 동경에서 개최된 ‘푸덱스 재팬 2009(Foodex Japan 2009)’을 관람하면서 일본의 전통주인 사케(일본식 청주)가 놀랍도록 급성장하고 있음을 새삼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사케를 홍보하기 위한 부스의 규모도 놀랐지만 전국에서 모여든 700여종이 넘는 다양한 종류의 사케와 함께 사케를 담은 용기의 디자인 그리고 로제를 연상케 하는 놀랍도록 아름다운 색상과 함께 기능성을 첨가한 사케를 넋이 나갈 정도로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이 뿐 아니다. 사케 카페, 사케 바 등 실제의 점포처럼 꾸며 운영하는데 세계 어느 곳에 진출해도 고객을 끌기에 충분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지난달 말 홍콩을 방문했을 때도 홍콩의 중심지인 타임스퀘어 빌딩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 시티슈퍼 입구에서 사케 페스티벌을 열고 있었다.

이곳에 전시된 사케 역시 놀랍도록 아름다운 색상이나 용기 디자인의 세련됨에 놀라워 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줄을 서 시음을 하는 홍콩인들을 보면서 최근 열광하고 있는 스시에 이어 또 다시 사케에 열광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한국시장에 파고드는 사케

사케의 세계화는 일본 정부가 최근 강력히 추진하고 있는 일식 세계화 전략과 맞물리면서 힘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이미 수년전부터 젊은 층의 폭팔적인 관심속에 이자까야(일본식 주점)가 급증하면서 사케가 한국주류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는 사케 수입이 프랑스 와인의 수입 증가세를 앞지르며 매년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5년 일본에서 수입한 사케는 526t이었으나 2006년에는 851t으로 늘었고 2007년에는 1275t으로 급증했다. 지난해부터는 사케 애호가들이 급증하면서 고급제품에 대한 수요도 크게 증가하고 있으며 고급일본요리점에는 와인의 소믈리에처럼 ‘사케 소믈리에’까지 등장하여 사케 홍보를 하고 있다.

음식이 세계화 되기 위해서는 전통주의 세계화가 동반되어야 한다. 일본 음식의 세계화와 함께 전통주인 사케가 무서운 속도로 파급되는 것은 결국 꾸준한 개발과 함께 마케팅의 힘이라 할 수 있다. 수년전까지 푸덱스 박람회장을 장식한 사케의 모습은 지역전통주를 벗어 나지 못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장족의 발전을 거듭하는 사케의 변화는 그저 놀라움 그 자체였다.

일본 사케의 급속한 성장을 보면서 우리 전통주의 현주소를 살펴보면 부끄럽기 그지없다. 어느 곳에 내 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훌륭한 주류이면서도 시대에 맞게 개발하지 못하고 마케팅 전략에서 따라가지 못하면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에 그저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푸덱스 재팬 2009’ 박람회장을 돌아보면서 그리고 귀국 후 지금까지 일본의 다양하고 멋스러운 사케의 모습이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전통주산업 주무부처 농식품부로

차제에 우리는 왜 전통주산업을 활성화시키지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함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국산 전통주가 활성화되지 못하는 이유가 여럿 있지만, 대체로 공통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유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제품개발의 부진, 주류 유통시스템의 문제, 정부의 지원정책 부재 등을 꼽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해결과제가 전통주 산업의 주무부처를 국세청에서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하는 것이다.

현재 농식품부에는 식품산업진흥팀에 전통주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달랑 1명이 있다. 전통주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도 그리 많지가 않다. 농식품부에서 나름대로 전통주를 육성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지만 법적근거가 없어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전통주산업 주무부처를 농식품부로 이관해야 하는 명분은 충분하다. 술은 같은 양의 쌀을 원료로 사용해서 만들어내는 식품 중에서 부가가치가 가장 높은 품목이다. 전통주산업을 육성한다는 것은 곧 국산 쌀 소비를 확대해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길이다. 또한 술은 음식문화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전통주의 세계화는 차치하고라도 국내 유명 한식당에서조차 음식은 전통음식을 먹으면서 술은 와인을 마시고 있는 비극적인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서라도 전통주산업은 식품과 외식산업을 담당하고 있는 농식품부에서 함께 관리하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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