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 특집1>길거리 음식 ‘떡볶이’를 산업화한다
<떡볶이 특집1>길거리 음식 ‘떡볶이’를 산업화한다
  • 관리자
  • 승인 2009.03.27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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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식 세계화의 일환으로 떡볶이를 전세계에 전파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만들기에도, 사먹기에도 간편한 떡볶이를 우리 음식이 세계로 뻗어나가는데 선봉장으로 앞세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에 농림수산식품부에서는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떡볶이페스티벌’을 주최했고, (사)한국쌀가공식품협회에서는 이달 초 용인시에 ‘떡볶이연구소’를 세운 바 있다. 정부가 떡볶이를 세계화하는데 투입하는 돈만 해도 앞으로 5년 동안 140억원이나 된다.

최근 떡볶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본지에서는 떡볶이의 역사를 조명하고, 한식 세계화에 왜 떡볶이인지, 길거리 음식으로 분류되던 떡볶이의 영양성분은 어떠한지, 떡볶이를 세계화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 살펴봤다.
임금님 수라상에서 국민 간식거리로

떡볶이의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는 지금처럼 붉은 색깔이 아니였다.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윤숙자 소장에 따르면 떡볶이는 고추장이 없던 조선시대 초기부터 만들어졌다고 한다.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떡에 간장양념에 재어둔 쇠고기, 갖은 채소를 듬뿍 넣고 볶아내 만들었다.

당시 떡볶이는 맛에서나 영양에서나 뛰어난 음식이었기 때문에 임금님만 즐겨 먹던 귀한 궁중음식이었다.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나오는 궁중 떡볶이가 그것이다. 이후 양반집에서도 떡볶이를 만들어먹은 것으로 보아 고급 음식으로 전래된 것으로 보인다.

뻘건 떡볶이는 1950년대부터

떡볶이가 지금처럼 매운맛을 지니게 된데에는 서울 신당동떡볶이의 원조인 마복림 할머니의 역할이 크다. (사)세계음식문화연구원 양향자 원장에 따르면 마복림 할머니는 1953년부터 직접 만든 고추장을 이용해 떡볶이를 만들어오고 있다. 떡볶이에 고추장이 들어가게 된 배경은 우연이었다.

마복림 할머니가 젊은 시절 가족들과 중국집에 가서 자장면을 시켰는데 덤으로 떡이 나왔다고 한다. 할머니가 실수로 자장면에 떡을 떨어뜨리게 됐고, 이 떡을 그대로 짚어서 먹었는데 맛이 좋았던데 착안한 것이다. 할머니가 춘장대신 고추장에 떡을 버무려 노점에서 팔기 시작하면서 매운 떡볶이가 대중화됐다고 볼 수 있다.

1970년대에 들어서야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 떡볶이는 서민들의 배고픔을 달래주는 음식으로 자리잡았고, 떡과 고추장양념을 넣어 연탄불에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에 MBC라디오 ‘임국희의 여성 살롱’이란 프로그램에서 신당동 떡볶이 골목을 소개한 후 입소문이 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게 된 것이다.

특히 신당동 떡볶이 골목이 유명해진 배경에는 지금은 없어진 ‘바보들’이란 떡볶이집에서 뮤직박스를 구입하고 아마추어 DJ가 신청곡을 받아 음악을 들려준데 있다. 이곳이 인기를 끌자 주위의 떡볶이집에서도 음악이 흘러나오기 시작해 ‘떡볶이와 DJ’ 문화가 한 시대를 주름잡았다.

다양한 떡볶이의 세계

세월은 흘러 연탄불이 LPG로 바뀌었고, 떡만 들어가던 말간 떡볶이에는 어묵, 튀김, 라면, 삶은계란은 기본이요 홍합, 새우처럼 해산물까지 들어가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다. 떡도 진화해 떡 속에 치즈, 소시지를 넣어 다양한 맛을 선보이고 있다.

이런 퓨전떡볶이는 떡볶이와 해물, 등갈비를 조화시킨 ‘해물떡찜0410’, ‘크레이지페퍼’ 등의 브랜드에서 선보인 바 있다. 서울 삼청동에 위치한 작은 분식집 ‘먹쉬돈나’는 떡볶이, 치즈, 쫄면, 라면, 만두를 즉석에서 전골에 가깝게 끓여내는데, 웬만큼 기다리지 않고는 먹을 수 없는 곳으로 명성을 날리며 떡볶이 하나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산업 측면으로 볼 때 가장 큰 변화는 떡볶이가 프렌차이즈사업의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떡볶이 매장은 학교 앞에서 보는 영세한 이미지인데 반해 몇 년 전부터 아딸, 해피궁, 스쿨푸드, 올리브떡볶이 등의 전문 브랜드가 나타난 것이다. 이들은 위생상태가 불량한 길거리 포장마차에 있던 떡볶이를 위생체계를 갖춘 전문 매장으로 들여와 소비자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으로 맛이나 포장에서 전문적인 느낌을 주며 떡볶이 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갖춰가고 있다. 올리브떡볶이나 해피궁에서는 간장을 이용한 궁중 떡볶이를 재현해 떡볶이가 임금님 수라상에서 누리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쌀 소비 진작과 프렌차이즈 사업 기대

한식을 세계화하는데 많은 음식 중에서 왜 하필 떡볶이일까. 정부 관계자는 “떡볶이도 산업으로 키워나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떡볶이 산업이 커지면 국내 쌀 소비량이 늘어나고, 해외로 식자재 수출이 가능하며, 떡볶이 프렌차이즈형태로 사업이 가능하다는 전략이다.

정부에서는 국내 시장에서 떡볶이 산업을 키우면 관련 업체, 농가 모두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쌀가공식품협회 조상현 과장에 따르면 현재 떡볶이 떡을 만드는 업체는 200여곳이 있고, 매년 5만t의 쌀이 소요된다. 여기에 소스업체, 기계·설비업체, 포장업체, 프렌차이즈까지 합하면 시장규모는 대략 9천억원에 달한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한국쌀가공식품협회는 이번 떡볶이 페스티벌을 계기로 국내 시장에서 떡볶이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2010년까지 시장 규모를 1조6천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쌀 소요량으로 봤을 때에는 10만t에 달하는 목표다.

농식품부는 이렇게 국내에서 떡볶이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고, 떡볶이를 세계의 음식문화로 전파한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농식품부가 떡볶이를 세계화하는데 쏟아 붓는 돈만 해도 앞으로 5년 동안 140억원이나 된다. 이번 떡볶이 페스티벌을 시작으로 해서, 6월에는 유럽 3개 국가에서 우리의 떡볶이로 요리강연이 열릴 예정이고, 추석때에는 떡볶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가 1~2부로 방영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농식품부는 유럽국가에 진출할 때 축구장에서 떡볶이 시식회를 여는 등 문화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또한 떡볶이는 어디에서든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는 평가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해당 문화를 자주 접촉하는 것이고, 떡볶이는 김치, 불고기에 비해 조리법이나 시식법이 간단해 접근성이 좋다는 얘기다.

떡볶이가 프렌차이즈 사업으로 전개하기에 용이한 아이템이라는 점도 있다. 떡볶이는 재료가 단순해서 비교적 원재료 공급이 쉽고, 사업자금이 많이 들지 않아 가맹점을 늘리기에도 쉽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탈리아의 ‘피자’, 미국의 ‘햄버거’도 세계화에 성공해 가맹사업과 원재료 수출 등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며 “우리의 떡볶이도 이와 같이 성공할 수 있도록 여러 분야에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떡의 질감 다양화하고, 어린이 수요자 공략해야

떡볶이를 세계화하기 위해서는 지역특색에 맞는 조리법, 문화전파 방법의 실용성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우리는 떡의 쫀득함(sticky)을 좋아하는데 비해 특히 유럽인들의 경우 이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지역에 따라서는 떡의 조직감을 더 부드럽게 해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런 조리방법에 대해 오산대학교 호텔조리계열 배영희 교수는 “떡을 꾸덕꾸덕한 상태에서 잘게 썰어서 치즈와 함께 그라탕 형식으로 만들어내거나, 얇게 썰은 떡을 물에 담궜다가 빼내 베이컨에 말아서 오븐에 구워내면 서양인들이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고 조언했다.

또한 소스에서도 무조건 고추장, 간장만 수출할 것이 아니라 나라마다 좋아하는 것을 떡볶이에 조화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도에서는 커리를, 유럽, 미국에서는 치즈나 케첩을 이용하고, 일본에서는 젊은층에서 다이어트용으로 매운음식에 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고추장 그대로 진출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떡볶이를 전파하는 방법에는 어린이 수요자를 공략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세계음식문화연구원 양향자 원장은 “문화를 스폰지처럼 흡수하는 어린이들이 우리음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전략을 짜야 한다”며 “각국에 한국음식체험관을 세우고, 우리음식에 대한 ‘스토리텔링’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최밍키 기자 cmk@
[떡은 탄수화물 그 자체, 고추장은 다이어트 효과 있어]

떡볶이의 주재료는 쌀, 어묵, 야채류, 장류 등이다. 떡에는 녹말과 비타민 E가 주로 들어 있으며 순수하게 탄수화물 덩어리로 이뤄져 있다. 어묵은 보통 생선살과 전분을 섞어서 만들기 때문에 단백질이 많고, 기름에 튀겨내면서 지방을 함유하게 된다.

떡볶이에 흔히 들어가는 파, 양파에는 비타민, 칼슘, 인산, 무기질이 많다. 달콤한 맛을 내는 양배추에는 당질, 비타민, 무기질이 있고, 양배추 잎에는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하다.

오늘날 떡볶이에서 가장 중요한 양념인 고추장에는 단백질, 지방, 비타민B2, 비타민C, 카로틴, 나트륨이 많이 있다. 특히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 성분은 성질이 따뜻해 신진대사를 촉진하고 혈액과 임파액의 흐름을 좋게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성분에는 체지방을 줄여서 비만을 예방하고 살을 빼주는 기능이 있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몸속에 달라붙은 지방이 타면서 땀이 나고 혈액순환이 촉진돼 우울한 기분이 전환되는 것도 이런 이유다. 이 때문에 최근 일본의 젊은 여성들이 매운 음식을 선호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떡볶이의 영양성분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정부 당국에서는 길거리에서 판매하는 떡볶이를 영양가는 낮으면서 열량만 높은 음식으로 치부해 어린이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음식으로 여기고 있다. 그도 그럴것이 떡볶이에 들어가는 떡은 열량이 높은 탄수화물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식품영양 전문가에 따르면 일반인이 엄지 손가락만한 떡볶이를 한 번에 10개정도 먹는다고 치면 밥 한끼에 해당하는 500~600kcal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떡볶이를 저영양, 고열량의 저급 음식으로 여기는 것은 떡볶이라는 음식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떡볶이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싼 단가를 맞추려고 저급 재료를 사용한데 원인이 있다”며 “인공조미료를 사용하면서 염분과 당도가 지나치게 많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떡볶이에 대한 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사실 떡볶이의 영양학적 기능에는 이렇다할 자료가 없다”며 “앞으로 떡볶이 연구소 등에서 이런 연구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료제공 :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 (사)세계음식문화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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