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시장의 판세와 전망
외식시장의 판세와 전망
  • 관리자
  • 승인 2009.04.16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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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도박이나 게임을 해서 이기려면 판세를 잘 파악해야 한다. 혼자 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 판이 목숨을 걸고 승부를 걸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가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그런 환경이 어떻게 변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를 예측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경쟁상대가 있고, 시장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있기에 승자와 패자가 생긴다. 그렇다면 외식시장의 현재 판세는 어떠하고 또 앞으로는 어떻게 바뀔까. 필자는 국내 외식시장의 판세를 통계 속에서 읽고 있다.

2007년 현재 국내 외식시장 규모는 57조원이다. 10년 전인 1997년에 30조원이었으니까 거의 두 배로 성장했다. 연평균 9%의 성장을 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경제 전체 성장률이 4~5%를 넘지 못하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성장세다. 성장세가 높다는 것은 도박판의 판돈이 많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따 먹을 돈이 많다는 것이다. 목숨 걸고 승부를 걸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의미다.

인구대비 음식점 수가 너무 많아 개업해서 1년 안에 망하는 업소가 30%에 육박하는데 무슨 소리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 반문도 맞다. 다만 그 반문은 소자본으로 생계형 개인 업소를 하겠다는 사람에게만 적용된다. 그 이유도 통계에서 알 수 있다.

외식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음식점 수는 줄어들고 있다. 일반음식점의 경우 2004년 약60만 개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줄어들어 2007년 현재 약57만개다. 이처럼 전체 음식점 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기업형 음식점은 기하급수로 늘고 있다.

조직형태별 외식업체수를 보면 2006년 현재 개인사업체는 98.9%이고 회사법인은 1.05%, 기타법인과 단체가 0.95%다. 회사법인의 비중이 1%에 불과하지만 1995년 1232개(0.25%), 2000년 2280개(0.39%)에서 2006년 6065개로 많이 늘어났다.

외식시장이 기업형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증거는 또 있다. 사업체 규모별 시장 점유율 추이를 보면 2005년 현재 연매출 5천만원 미만의 영세업소의 점유율은 16.2%로 2001년의 25.1%보다 크게 줄었다. 반면 연매출 5천만~10억원 미만은 2001년 61.3%에서 2005년 69.5%로, 연매출 10억원 이상은 13.6%에서 14.3%로 확대됐다.

시장규모는 크게 늘어나고 있는데 음식점 수가 줄어들고, 기업형으로 재편되고 있는 까닭은 외식산업에도 규모의 경제 논리가 작용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음식점에서 매출 1억원을 올리는데 필요한 인력이 개인업체는 3.39명이지만 회사법인은 1.44명에 불과하다. 게다가 식재료 구입 등에 있어서도 개인업체와 여러 개의 점포를 가진 회사법인의 구매단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국내 외식산업의 미래는 선진화 될 것이다. 산업이 선진화 된다는 것은 규모화 되고 전문화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시간이 갈수록 전문성을 갖고 규모의 경제 논리로 접근하지 않는 외식업소는 도태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의 인구대비 음식점 수는 미국에 비하면 7배, 일본에 비하면 2배가 많은 수준이다. 가계의 식품비용 중에서 외식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한국은 46.4%(07년), 미국은 44.4%(05년), 일본은 28.7%(06년)다. 2006년 기준 음식점 점포당 연평균 매출은 한국은 9300만원에 불과한데 반해 일본은 3200만엔(한화 4억8천만원), 미국은 54만1천달러(한화 7억원)다.

이같은 통계들을 종합해볼 때 국내 외식산업이 선진화 되려면 음식점은 앞으로도 크게 줄어들어야 하고, 개인사업체 위주에서 회사법인 위주로 시장은 지속적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 특히 농림수산식품부가 추진하고 있는 외식산업진흥법이 제정될 경우 이런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외식산업진흥 정책의 밑그림에는 영세한 음식점의 난립을 줄이고 전문성을 갖추거나 규모 있는 음식점을 양성함으로써 건전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한다는 의지가 강하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기업형 외식업체들에게는 앞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의 땅이 그만큼 넓어진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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