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은 인문과학이다.
외식업은 인문과학이다.
  • 관리자
  • 승인 2009.05.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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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편집위원
외식업을 학문으로 따지면 어디에 해당할까를 생각해본다. 자연과학일까, 사회과학일까, 인문과학일까. 자연과학은 자연현상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과학으로 물리학, 화학, 생물학, 천문학, 지학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과학은 인간 사회의 여러 현상을 과학적?체계적으로 연구하는 모든 경험과학을 말하며, 사회학, 정치학, 법학, 종교학, 예술학, 도덕학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인문과학은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학문분야다.

인간과 인류문화에 관한 정신과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인간의 가치와 인간만이 지닌 자기표현 능력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 방법에 관심을 갖는 학문분야다.

필자는 외식업에 대한 연구는 인문과학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음식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영양성분을 따지고 가장 적합한 메뉴를 개발하는 과정 등을 감안하면 자연과학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외식업에서 그러한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기 때문에 자연과학이라고 할 수 없다. 또 외식업이 인간 사회의 하나의 현상이고 사회적 환경변화에 많은 지배를 받는다는 점에서는 사회과학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 또한 중요한 요소는 아니기에 사회과학이라고도 할 수 없다.

인문과학이라는 개념은 라틴어의 후마니타스(humanitas)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후마니타스는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인간다움’이라는 뜻이다. 모름지기 인문과학의 범주에 속하는 모든 학문과 산업은 ‘인간다움’을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다. 외식업 역시 마찬가지다.

외식은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해 제공되는 서비스산업이다. 외식은 그 자체가 문화이기도 하고, 제공되는 서비스는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사람이 핵심적 가치다. 누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기술보다는 철학, 자본보다는 윤리와 도덕이 더 중요한 요소가 된다.

그런데 현재 외식업에 종사하고 있거나 외식과 관련된 학문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이 과연 외식을 인문과학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한번쯤 되새겨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사람’을 위해 제공되는 음식인데, 그 음식을 만들거나 그 음식을 갖고 사업을 하는 경영자들이 얼마만큼 ‘사람’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들기 때문이다.

‘사람’에 의해 ‘사람’을 위한 산업이라면 ‘사람’에 가장 중요한 가치를 두어야 한다. 종업원도 사람이고 고객도 사람이다. 음식을 만들어 서비스 하는 사람(종업원)은 이를 제공받는 사람(고객)이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하고, 또 경영자는 종업원들이 ‘인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대접해야 한다.

외식산업과 관련된 대학에서도 학생들에게 실무적인 기술만 가르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인문과학적 차원에서의 철학과 정신을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

외식업에 뛰어들기 전부터 외식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하고, 그래서 사명감을 갖고 정신적 무장을 한 뒤에 현업에 진출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될 때 국내 외식산업도 건전한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 국내 대표적인 ‘굴뚝기업’인 포스코에 인문학 바람이 불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은 서울대 대학원 특강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문과(文科)와 이과(理科) 통섭(지식의 통합)형 인재를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향후 대학교 2학년이 끝날 때쯤 포스코 입사자들을 모집해 경영, 경제 전공 학생들은 공대 과목을, 공대생들에게는 경영이나 회계학 수업을 필수적으로 듣게 해 재교육도 시키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이미 부장급이상의 간부직원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을 포함한 평생학습 프로그램인 ‘토요학습’을 하고 있고, 이도 부족해 13일부터는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수요 인문학강좌’를 시행한다고 한다.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연과학분야인 굴뚝기업 포스코가 이러한데 인문과학분야인 외식업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답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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