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제과업계에 뜨거운 ‘프리미엄’ 바람
<창간특집>제과업계에 뜨거운 ‘프리미엄’ 바람
  • 관리자
  • 승인 2009.05.0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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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는 주로 어린이들이 먹기 때문에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식품이다. 진실이든 소문이든 어떤 과자에 문제가 있다는 말이 나오면 온 나라가 떠나갈 듯 시끌벅적해진다. 심심한 입을 달래주는 몇백원짜리 과자, 하찮게 봤던 이 과자가 대다수 국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지난 몇 년간 식품업계에는 멜라민 파동, 이물사건 등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여기에 언론에서는 먹을거리에 대한 안전성을 검증한다는 취지에서 선정적인 프로그램을 내보내며 소비자들의 불신을 높이는데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과자가 열량만 높고 영양성분은 낮은 식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던 시점에 멜라민 파동 등 악재가 겹치면서 제과업체들은 ‘마녀사냥’을 당하듯이 궁지에 몰렸다.

이에 제과업체들은 소비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펼쳐왔다. 트랜스지방을 낮춘다거나 각종 첨가물을 뺀다거나 천연재료를 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제과업체들은 저마다 “좀 더 좋은 재료를 이용했다”며 ‘프리미엄 제과’를 선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이 제과에 대한 반감을 갖기 시작하자 제과업체들은 프리미엄 제품으로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프리미엄 제품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좋은 원재료를 쓰며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만들어가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또한 정부 정책도 프리미엄 제과시장의 형성에 일조한 바 있다.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시행으로 지난 3월부터 학교 주변에서는 ‘고열량 저영양’ 식품의 판매가 제한되고 있다.

소비자들도 프리미엄 제과에 대해 ‘안심할 수 있는 먹을거리’라는 인식을 가지며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제과 3社, 경쟁구도에 돌입하다

프리미엄 제과시장에는 오리온의 ‘닥터유’, ‘마켓오’, 롯데제과의 ‘마더스핑거’, 해태제과의 ‘뷰티스타일’이 눈에 띄고 있다.

프리미엄 제과시장에서 가장 주도적인 업체는 오리온이다. 영양균형을 고려한 ‘닥터유’ 시리즈에 이어 맛에도 차별성을 두고 있는 ‘마켓오’를 출시해 좋은 성과를 얻고 있다.

오리온은 2008년을 제품혁신의 해로 지정하고 닥터유를 출시해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 3월까지 누적 매출액 550억원을 기록했다.

2008년 12월에 출시된 마켓오도 출시 넉달만에 월평균 35억원씩 팔리고 있다. 오리온 관계자는 “올해 프리미엄 제품 매출은 닥터유 600억원, 마켓오 400억원 등 총 1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리미엄 제과시장은 지난 2월 해태제과와 롯데제과가 합류하면서 더욱 경쟁이 치열해졌다.

롯데제과는 엄마들을 공략한 ‘마더스핑거’를 선보이며 월 20억원 매출을 올리고 있고, 올해 연말까지 300억원을 기대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뷰티스타일-슈퍼푸드클럽’ 11종을 출시해 한달만에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올해 월평균 5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비싸지만 좋은 재료를 이용해서 프리미엄 제과

브랜드 마다 차이점이 있지만 프리미엄 제과가 ‘프리미엄’인 이유는 원재료에 있다. 업체들은 이 제품들이 국산 원재료, 천연 재료를 사용하거나 자극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리온의 마켓오 과자는 합성첨가물을 전혀 넣지 않고 10여 가지의 엄선된 천연재료만으로 만들어졌다. 과자에 들어가는 밀가루, 맥아분말, 코코아, 흑임자, 크랜베리 등의 모든 원재료는 국내산 또는 선진국산이다.

또 제과제품 생산 공정에서 흔히 사용되는 합성착색료, 합성팽창제, 산도조절제, 향미증진제 등의 합성첨가물을 전혀 쓰지 않았다. 또한 포화지방이 낮은 캐나다산 카놀라유를 사용했고, 이 기름은 Non-GMO 종자로 관리된 것이다.

특히 마켓오 과자는 해발 750~1050m의 강원도 평창 청정지역에 위치한 유기낙농 인증목장에서 나오는 유기농 유제품에서 만든 천연발효종을 사용했다.

마켓오보다 먼저 출시된 오리온의 닥터유는 당시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로 있던 유태우박사와 회사가 영양학적 설계로 과자 하나만으로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균형을 맞춘 제품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서 개발됐다.

롯데제과는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 시행에 맞춰 ‘스쿨존’ 개념을 도입해 마더스핑거를 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엄마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적용한 것으로 엄마들은 밀가루, 첨가물, 알레르기, 영양과부족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

이에 회사측은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국산 쌀이나 귀리를 이용해 제품을 만들었다. 또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어린이들에게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12가지 원료의 사용을 자제했다. 나트륨 함량은 100g당 120mg 미만으로 줄이고, 칼슘을 100g당 일일권장량의 15% 이상으로 늘렸다.

해태제과는 뷰티스타일에 장수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는 ‘슈퍼푸드’를 원료로 이용했다. 이 제품은 브로콜리의 새싹으로 만든 크래커, 단호박으로 만든 스낵, 귀리가 들어간 초코바 등 11종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측은 이 원료들이 영양소의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바닐라맛을 내기 위해서 바닐라향을 쓰고 초콜릿맛을 내기 위해서 초코 대용품을 섞어 사용하던 제과업체들이 정직한 재료를 이용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들, “이미지는 좋은데 비싸다”

소비자들은 프리미엄 제품들이 품질에서는 만족도가 높으나 적은 용량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평소 과자를 즐겨먹는 20대 후반의 여성 임모씨는 “최근 프리미엄 제과들은 가격은 비싸도 맛이나 포장이 고급스럽기 때문에 즐겨먹고 있다. 또 제품에 좋은 원료가 들어가 있다고 하니까 안심할 수 있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고급 제품이라서 가격이 비싼 것은 이해가 되는데, 내용물이 너무 적게 들어있어서 아쉽다”는 지적이다.

가격은 브랜드마다 차이가 있다. 마켓오, 뷰티스타일은 고가, 마더스핑거, 닥터유는 중저가에 속한다. 마켓오는 2천~4천원대, 뷰티스타일은 스낵, 케익 2천~3천원대와 껌, 초콜릿 5천~7천원대이다. 마더스핑거는 스낵이 1500원, 케익이 3500원, 닥터유는 1천~2천원대이다.

일반 과자가 1천~2천원대인 것에 비하면 프리미엄 제품들은 적게는 20~30%에서 많게는 두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제품인 오리온의 ‘촉촉한 초코칩’의 경우 120g에 1500원인데 비해 롯데제과의 프리미엄제품 ‘마더스핑거 라이스가 좋은 초코쿠키’는 72g에 1500원으로 가격 대비 용량이 훨씬 적다. 또 오리온의 ‘포카칩’은 60g에 1200원인데 비해 ‘마켓오 순수감자 프로마즈’는 85g에 2500원이다.

업체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은 먹을거리와 건강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만들어졌다”며 “일반 제품보다 더 고급의 원재료를 이용하고 있기 때문에 가격대가 높게 책정됐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의 기준 세우고, 브랜드 이미지 지켜야

이제 막 자리잡기 시작한 프리미엄 제과 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프리미엄의 기준을 확실하게 만들고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시민단체 ‘환경정의’의 먹을거리 담당자는 “업체들이 과자에 좋은 원재료를 쓰고 합성첨가물을 빼고 있다는 것은 위해성을 낮춘 안전한 먹을거리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 담당자는 “프리미엄이라고 말하는 기준에서 모호한 점이 있다”며 “원재료를 어떤 환경에서 생산하고 있는 것인지, 첨가물을 빼고 넣은 성분이 프리미엄에 해당하는 것인지, 성분들이 개별적으로는 안전하더라도 여러 가지를 섞었을 때 안전한 것인지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프리미엄 브랜드를 남용하지 말고 차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은 편이다.

한 식품업계 전문가는 “최근 초코파이에도 ‘닥터유 프로젝트’를 적용했다는 표시를 했는데, 이는 자칫 소비자들 입장에서 브랜드 남용으로 보일 수 있다”며 “기존 제품과는 확실히 차별화된 원재료를 사용했다든가 특별한 공정을 거쳐 생산된 제품에만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를 붙임으로써 ‘프리미엄 제품’의 신뢰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밍키 기자 cm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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