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자"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자"
  • 관리자
  • 승인 2009.05.15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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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세계화에 대한 국내의 관심이 뜨겁다. 과열지경까지 이른 게 아니냐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각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실 한식 세계화에 대한 이야기는 줄곧 있어왔던 주제다. 하지만 이처럼 사업 추진에 있어 탄력을 받게 된 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바로 정부의 정책과 의지 덕분이다. 지금까지는 개별 기업이나 업소 단위로 세계 진출을 모색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가운데 농림수산식품부는 농업과 외식산업의 효과적인 상생모델로 한식세계화를 선택했다. 이의 일환으로 한식을 세계 5대 음식화 하겠다는 목표를 설정, 현재 1만개의 한식당 수를 2017년 4만개로, 2012년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 2017년 세계 일류 한식 브랜드 100개 육성이라는 세부 목표를 잡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일에는 농림수산식품부, 문화체육관광부, 외교통상부, 지식경제부 등이 함께 뜻을 모아 ‘한식 세계화 추진단’을 출범시켜 범정부 차원의 한식 세계화 정책 추진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농식품부 정책, 어떤 것들이 있나

농식품부는 지난 4월 개최된 ‘한식 세계화 2009’ 국제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완해 한식 산업화ㆍ세계화 9대 중점 전략을 발표했다.

9대 중점 전략은 ‘인프라 구축’, ‘요리명장 양성’, ‘스타 한식당 육성’, ‘한식 체험기회 확대’ 등 국내 산업화 대책과 ‘한식 R&D확대’, ‘국산 식재료 공급 시스템 구축’, ‘한식 이미지 UP 프로젝트’, ‘한식 문화 알리기’, ‘한식 브랜드 100 프로젝트’ 등 해외진출 전략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한식산업의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서 연내에 외식산업진흥법 제정을 추진하고 식품기업에 대한 투자확대를 위해 ‘농업전문투자펀드’를 현행 460억원에서 2013년까지 1천억 규모로 확대 조성할 계획이다.

또한 한식 요리명장 양성을 위해 조리전문교육 우수대학을 ‘한식조리 특성화 대학’으로 지정, 교육 인프라, 장학금 등을 지원하고 국가공인 민간자격의 ‘국제 한식요리 자격증’을 도입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다.

스타 한식당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특1급 호텔 한식당 확대 프로젝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는 특 1급 호텔 19개 중 4개만이 한식당을 운영 중이다. 또한 스타요리사 배출 프로젝트를 추진, 스타요리사 경연대회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세계 요리 경연대회 참가를 지원할 생각이다.

또한 국내에서 개최되는 기업회의, 컨벤션, 전시 등의 동향을 파악해 매년 초 대응계획을 수립하고, 가볼만한 한식당ㆍ농어촌 체험시설 리스트ㆍ한식 메뉴 외국어 설명자료 등을 제공함으로써 외국인들이 한식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넓혀나갈 방침이다. 명소 마케팅을 위한 한식문화 체험관도 지원하게 된다.

한식 세계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농식품부는 ‘산학연 R&D 전문가 풀(Pool)’을 구성해 연차별 세계화 아이템을 선정, 중점 지원하고 개발된 메뉴는 기업에게 즉시 기술 이전해 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농식품부는 이미 떡볶이 세계화를 위한 상품화 기술 개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식품산업 R&D 중장기 계획도 올해 상반기 안에 수립할 방침이다.

아울러 세계 주요 도시에 식재료 공동 물류센터를 설치해 해외에서 국산 식재료를 보다 원활하게 유통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며 ‘국산 식재료 구매자 연합회’를 조직, 해외 소규모 한식당의 공동구매를 추진할 방침이다. 식재료의 크기, 품질 등의 표준거래규격도 설정한다.

한식에 대한 외국인들의 호감을 높이기 위해서는 한식 디자인, 로고, 슬로건 등을 개발해 간판, 메뉴판 등에 활용하고 한식에 재미있는 스토리를 접목해 외국인이 이해하기 쉽고 친근한 한식을 만들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식메뉴에 대한 외국어 명칭 및 먹는 방법, 배경이야기에 대한 외국어 설명방식을 영어, 중국어, 일어 등 3개 국어로 제작해 해외 한식당 등에 배포하는 것을 추진한다.

해외 공중파 방송을 활용, 요리 전문 프로그램에서 한식과 식문화를 소개하고 해외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한식 문화를 전파하는 사업도 전개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한식 브랜드 100개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대형 외식업체의 해외 진출 및 M&A를 유도하고 경영 컨설팅 및 정책 자금 투융자를 지원할 방침이다.

테이크아웃, 패밀리형 식당, 고급한식당 등 메뉴에 따라 차별적인 정책을 수립해 브랜드를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우수한 한식당을 대상으로 ‘한식당 인증제’를 운영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단품 한식을 우선적으로 진출시켜야

정부의 이 같은 추진전략이 단지 계획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동참도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에는 자본력을 가진 대기업들까지 한식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이다. 한식세계화는 우리나라 자체를 알리는 국가적인 사명도 있지만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외식산업의 파이를 넓힐 수 있는 기회다.

이들이 생각하는 한식세계화의 지름길은 무엇일까. 지금까지 한식세계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안이 제시돼왔다. 하지만 그 이전에 퓨전한식, 전통한식, 현지화 등 세계로 진출시키기 위한 ‘한식’에 대한 개념이 정리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도 많이 있었다. 본격적으로 시작하기도 전에 힘을 빼는 양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농식품부가 단품한식을 우선적으로 명품화시켜 진출시킨 후 고급한정식으로 확산시키겠다는 방향을 잡으면서 기본적인 틀은 잡힌 상태다.
지금까지는 고급한정식을 지향하던 분위기였다면 이제는 라면, 김밥, 떡볶이 등 젊은 층이 즐겨먹는 테이크아웃형 한식도 세계화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러한 이야기가 나온 배경에는 해외에 진출한 고급 한정식 식당들 중 뚜렷하게 성공한 점포가 없다는 사실도 영향을 끼쳤다.

미국과 중국 등에 브랜드를 진출시킨 한 업체의 사장은 “고급식당은 일종의 경험일 뿐”이라며 “대중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해외 한식당을 살펴보면 서비스, 위생, 맛 등의 수준이 많이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으로 팔기 때문에 소비자들을 이해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정확한 레시피의 보급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인들도 모르는 자장면이 중국음식으로 소개되는 것처럼 자칫 잘못하면 우리가 모르는 김치찌개가 생겨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 한식당들이 너무 많은 메뉴 가짓수를 취급하는 것도 문제다. 그러다 보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바로 현지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로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맥도날드의 경우에도 각 나라마다 레시피가 조금씩 다르다”며 “우리나라 맥도날드에 불고기 버거가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칙적으로 현지화해야지 우리나라의 맛과 형식을 일방적으로 받아들이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한식을 변형시키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부대찌개에도 햄이 들어가는데 그럼 그것을 명확하게 한식이라고 말할 수 있는 거냐”며 “우리가 만들어낸 새로운 한식이라는 개념으로 받아들여야지 서양의 식재료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해서 모두 퓨전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돈까스, 카레라이스가 일본의 음식이라고 인식되는 것은 그들이 다른 나라의 것을 잘 받아들여 자신들의 것으로 효과적으로 탈바꿈시킨 뒤 전파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한 한식을 성공적으로 진출시키기 위해서는 실패사례를 공유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업체들은 해외에 진출했다는 사실만 자랑스럽게 이야기 하지 그 후에 실패한 이야기가 외부로 나가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목적을 가진 동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실패 요인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지만 자본 및 인력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인터뷰>윤숙자 한국전통음식연구소장

▲ 한식세계화를 추진함에 있어서 현재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이고 해결방안은 무엇인가.

- 한식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현재 우리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큰 과제는 첫째, 전통 한식을 유지하되, 세계인에 입맛을 연구해서 한식을 개발해야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김치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음식이다. 그러나 서양음식에 김치를 넣어 김치샐러드, 김치햄버거, 김치로 만든 쨈, 김치 소스 등을 개발해 한국 고유의 음식을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해 서양인의 입맛에도 맞도록 하는 연구개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둘째, 우수 한식조리사의 양성이 필요하다. 체계적인 교육을 받은 우수 한식조리사를 양성해서 해외 한식당 및 대사관에 파견하는 등 제대로 된 한식을 세계에 알리고 홍보해야 한다.

해외에서 판매되고 있는 한국 음식을 보면 훈련되지 않은 비전문가에 의해 조리되어 실제 우리음식과는 다른 정체불명의 음식이 판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로 인해 맛있고 훌륭한 우리 음식이 세계인들에게 외면을 당하고 있다. 따라서 전문 조리교육을 받은 한식 전문조리사를 해외로 파견해서 한국 음식의 참된 맛과 멋을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식 전문 조리 인력을 육성하기 위한 전문 교육 기관이 설립되면 효과적일 것이다.

셋째,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이 투숙하는 국내 특급호텔에 한식당 입점을 의무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식을 코스화하고, 식당 분위기도 한국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를 꾸며서 외국인의 취향에 맞게 한식을 고급화해야 한다. 한식당은 한국의 음식문화를 총체적으로 알릴 수 있는 공간으로 해외관광객 및 오피니언 리더에게 한식의 우수성과 한국음식의 맛과 멋을 알릴 수 있어야 좀 더 빨리 세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금까지는 고급화된 메뉴를 중심으로 한식세계화를 추진해왔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빔밥 등 단품메뉴를 먼저 진출시켜 대중화시키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어떤가.

- 한식에 대해서 고급화와 대중화가 동시에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통 한식을 고수하되 새로운 안목과 시각을 더해 한식을 세계인의 입맛에 맞게 고급화하고 정찬으로 코스화하는 것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간편식을 선호하는 추세에 맞추어 일품음식으로 개발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빔밥 같은 단일 메뉴를 전주비빔밥, 해물비빔밥, 김치비빔밥 등 다양한 비빔밥으로 개발 상품화해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인도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언제 어디에서나 먹을 수 있도록 하는 것도 필요하다. 맥도날드, 버거킹 같은 대형 한식프랜차이즈를 만들면 한식을 좀 더 쉽게 대중화ㆍ산업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한식의 단품메뉴를 먹기 쉽게, 보기 좋게, 접하기 쉽게 개발해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동일한 맛의 음식을 맛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한다.

▲ 최근 한식 세계화가 국가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니 사공이 너무 많다는 부정적인 시각도 나오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 최근에 부상하고 있는 한식세계화는 현재가 아닌 백년을 내다보고 하는 시작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각계각층에서 많은 의견이 나오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그 중심에는 그동안 끊임없이 한식을 가르쳐 온 교육자, 현장에서 한식을 조리해 온 실무조리사의 의견을 수렴해 체계적이고 실용화된 한식의 세계화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 한식 세계화에 있어서 반드시 잊지 말고 지켜야 하는 것은 무엇인가.

- 한식의 세계화라고 해서 정체성 없는 음식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한국전통음식을 고수하되 전통은 전통대로 그 음식문화를 지켜가고, 그 전통을 밑바탕으로 세계인에 입맛에 맞는 한식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통의 맛과 현대에 맛이 어우러져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글로벌한 한국음식의 맛과 멋을 개발해 한국음식을 세계화해야 할 것이다.

▲ 연구원은 특별히 ‘떡’의 산업화를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 배경과 성과에 대해 설명한다면.

- 나는 우리 민족의 순수함을 느낄 수 있는 ‘떡’을 대중화 · 산업화 · 세계화하기 위하여 떡 재료, 기계, 포장, 떡집 등을 한곳에 모아 일반인들이 보고 느낄 수 있도록 학생, 일반인, 전문가, 외국인들이 우리의 떡을 만들어 보는 떡 경연 대회를 7회째 진행해 왔다. 또한 어린이들도 직접을 떡을 만들 수 있도록 어린이 떡 만들기 체험도 실시했으며 떡메치기, 전통문화공연, 세계 떡 교류전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떡을 널리 홍보하고 산업화의 근간으로 삼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떡의 산업화를 위해 떡집 창업 상담 문의를 받기도 했다. 약 2만 3천명의 사람들이 우리의 떡 문화를 즐기며 어우러진 축제의 한마당이 됐던 자리였다.

▲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각오는.

- 음식은 그 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주는 국가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평생 사명감을 가지고 한식을 가르치고, 연구하고, 홍보하는 일을 해왔다. 앞으로도 한식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적인 브랜드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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