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이하 직원 63% 이직생각, 이직경험 61%
‘발전 가능성’보고 입사했는데 ‘낮은 연봉’으로 떠나
국내 외식업체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발전 가능성’을 보고 꿈과 희망을 갖고 입사를 했다가 턱없이 낮은 연봉과 복지 수준 때문에 이 회사 저 회사를 옮겨 다니는 ‘떠돌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발전 가능성’보고 입사했는데 ‘낮은 연봉’으로 떠나
본지가 창간 13주년 특별기획으로 외식업체에 입사한지 3년 이하인 직원 12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들의 외식업체 입사 동기는 ‘발전가능성을 보고’라는 응답이 39명(30.9%)으로 가장 높았다.
그러나 입사한지 3년도 안된 직원들인데 조사대상 127명 중 이미 이직경험이 있는 직원이 78명(61.4%)이나 됐고, 이직을 생각해본 사람이 80명(63.0%), 구체적으로 이직계획을 갖고 있는 직원들도 41명(32.3%)이나 됐다.
특히 이직계획을 갖고 있는 응답자 41명 중 24명(58.5%)은 이미 한 두 차례 이직을 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라서 외식업체의 이직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직 이유는 연봉에 대한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직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 80명을 대상으로 이유를 묻는 질문에 ‘희망수준에 맞지 않는 연봉 때문’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35명으로 43.8%(복수응답)나 차지해 가장 높았고, ‘담당업무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32명(40.0%, 복수응답)으로 뒤를 이었다.
연봉전문사이트 ‘인크루트 연봉’에 따르면 330개 상장기업의 올해 대졸신입사원 초임 연봉이 2730만원인데 식음료분야는 9년차 연봉이 2733만원이니 연봉에 대한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반증되고 있다.
발전 가능성을 믿고 부푼 꿈을 안고 외식업계에 뛰어들었지만 연봉수준이 낮은 가운데 일에 대한 만족도도 낮고, 잦은 야근과 과도한 직무 스트레스로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이유로 구체적인 이직계획을 갖고 있는 사람 41명 가운데 12명(29.3%) 만이 다른 외식업체로 옮기겠다고 답했을 뿐 나머지 29명(70.7%)은 아예 외식업계를 떠나 다른 산업군으로 이직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산업이 발전하려면 고급 인력이 속속 유입되어야 하는데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떠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사람이 희망’이라고 하는데 외식업체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 일꾼들의 의식이 불만으로 가득한 현실을 감안할 때 국내 외식산업의 발전을 크게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번 설문조사에 응답한 사람들의 71.7%가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고, 본사보다는 매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만족도는 더 낮을 것으로 가정한다면 외식업계 전반의 인사관리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추정된다.
외식산업이 선진화되기 위해서는 기업형으로의 전환이 시급하고, 기업형 업체가 늘어날수록 고급인력의 수요는 많아질 수밖에 없는데 지금과 같은 수준의 인사관리로는 고급인력을 유치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외식업계도 이제 인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사람 중심의 경영’에 과감한 투자를 할 때가 됐다고 조언하고 있다.
외식업계에 입문하는 동기가 ‘발전가능성이 높아서’라는 답변이 많은 것을 볼 때 적절한 연봉대우와 비전을 제시하면 얼마든지 고급인재의 유입과 정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병조 한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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