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 사람이 희망이다
외식업계, 사람이 희망이다
  • 김병조
  • 승인 2009.05.22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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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체 신입사원 의식조사>
외식업계는 이직률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신입사원의 경우 외식분야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해 새로운 곳으로 자주 옮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유난히 이직현상이 빈번하게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궁금증으로 본지에서는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 현재 외식업계 인력운영의 문제점을 알아보고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모색해보고자 한다.

<기본사항>
이번 설문조사는 ‘남자’ 58명(45.7%), ‘여자’ 69명(54.3%) 등 총 127명의 3년 이하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이들의 학력을 살펴보면 ‘4년제 대학 졸업’이 94명(74%)으로 가장 많았고 ‘2~3년제 대학졸업’ 17명(13.4%), ‘고졸’ 10명(7.9%), ‘대학원졸’이 6명(4.7%)로 그 뒤를 이었다.

현재 종사하고 있는 분야는 ‘한식프랜차이즈’ 28명(22.1%), ‘치킨프랜차이즈’ 18명(14.2%), ‘패스트푸드ㆍ피자’ 16명(12.6%), ‘주점프랜차이즈’, ‘커피’가 각각 14명(11%), ‘패밀리레스토랑’ 12명(9.4), 기타 25명(19.7%) 등의 분포를 보였다. 여기서 기타에는 도넛전문점, 제과업체 등이 포함된다.
근무기간은 ‘2년 이상 3년 이하’가 46명(36.2%), ‘1년 이상 2년 미만’이 41명(32.3%), ‘6개월 미만’과 ‘6개월 이상 1년 미만’이 각각 20명(15.7%)을 나타냈다.

입사 동기는 ‘발전가능성을 보고’라는 답변이 39명으로 30.7%를 차지해 외식업에 대한 종사원들의 기대수준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 뒤로 ‘전공 관련 분야라서’가 29명(22.8%), ‘지인의 소개를 통해’가 14명(11%)이었고 ‘무조건적 입사’도 13명(10.2%)에나 이르러서 이직에 대한 위험요소를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담당업무는 ‘본사’ 91명(71.7%), ‘매장관리’ 12명(9.4%), ‘서빙’, ‘영업’이 각각 9명(7.1%), ‘조리’ 6명(4.7%) 등으로 구성됐다.

연봉ㆍ복지에 대한 불만 커

현재 직장생활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서는 ‘연봉’, ‘업무시간 및 업무량’, ‘업무성격’, ‘동료와의 관계’, ‘복지 및 사내 교육 프로그램’, ‘기업안정성’, ‘자기발전 및 비전’ 등 7개 항목으로 나눠 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연봉’에서는 보통이 64명으로 50.4%를 차지했고 그 뒤로 불만이 35명(27.6%)으로 뒤를 이었다. 이 밖에 만족이 19명(15%), 매우불만이 6명(4.7%), 매우만족이 3명(2.3%)으로 나타났다. 연봉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사람들이 전체의 32.3%에 이르렀고 만족은 17.4%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연봉전문사이트인 ‘인크루트 연봉’이 최근 330개 상장기업의 ‘2009년 대졸신입사원 초임 연봉’을 조사한 결과 대졸초임 연봉은 2730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중 식음료 분야는 2598만원을 기록, 평균 연봉보다 약 5.1%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식음료분야 평균 연봉을 살펴보면 1년차가 1753만원, 2년차는 1778만원(전년 대비 1.4%), 3년차는 1918만원(7.9%), 4년차는 2036만원(6.2%), 5년차는 2162만원(6.2%), 6년차는 2306만원(6.7%), 7년차는 2481만원(7.6%), 8년차는 2683만원(8.1%), 9년차는 2733만원(1.9%), 10년차는 2933만원(7.3%)으로 연평균 연봉인상 수준은 5.9%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생은 많이 하는데 그에 해당하는 처우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이 많아지면서 회사에 대한 불만이 쌓이고 있는 것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심화될수록 이직생각 또한 늘기 마련이다.

외식업계의 이직률은 비단 연봉만의 문제는 아니다.

설문조사 결과 ‘복지 및 사내 교육 프로그램’에서는 매우만족 3명(2.3%), 만족 26명(20.5%), 보통 58명(45.7%), 불만 30명(23.6%), 매우불만 10명(7.9%)로 나타나 복지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이 30%가 넘는 비교적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결과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외식업계는 일반 대기업과 비교해 직원들의 복지에 대한 정책이 많이 미흡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대기업에서 운영하고 있는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한 직원은 “주말일수록 바쁘고 일정하지 않는 스케줄, 아르바이트생 등 인력운영의 어려움이 너무 크다”며 “하지만 우리 회사는 그룹 계열사 할인정책이나 휴가 등의 복지정책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 같이 힘든 상황을 조금이나마 위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동료와의 관계, 기업안정성은 불만 없음

‘동료와의 관계’에서는 특히 매우만족이 23명(18.1%)으로 아주 높은 분포도를 보였다. 그 뒤로 만족 64명(50.4%), 보통 38명(29.9%), 불만 2명(1.6%)로 나타나 전체적으로 약 70%에 가까운 사람들이 동료와의 관계는 만족한다고 밝혔다.

‘기업안정성’은 매우만족 10명(7.9%), 만족 51명(40.1%)으로 집계돼 전체의 48.1%가 긍정적으로 답했고 다음으로 보통 59명(46.5%), 불만 7명(5.5%)로 나타났다.

‘업무성격’은 매우만족 10명(7.9%), 만족 45명(35.4%)으로 집계돼 43.3%의 비교적 높은 답변을 얻었고, 보통 55명(43.3.%), 불만 16명(12.6%), 매우불만 1명(0.8%)으로 집계됐다.

‘자기발전 및 비전’에 대해서는 매우만족 8명(6.3%), 만족 39명(30.7%)으로 집계돼 약 40%에 가까운 직원들이 만족을 표했으며 이 밖에 보통 57명(44.9%), 불만 19명(15%), 매우불만 4명(3.1%)로 나타났다.

이 밖에 ‘업무시간 및 업무량’에서는 매우만족 3명(2.4%), 만족 23명(18.1%), 보통 64명(50.4%), 불만 25명(19.7%), 매우불만 12명(9.4%)로 나타나 불만의 비율이 근소한 차이로 높게 나타났다.

이직 계획 32.3%에 달해

이직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직을 생각하게 한 요인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서는 ‘희망수준에 맞지 않는 연봉’이 35명으로 43.8%(복수응답)를 차지해 역시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그 뒤로 ‘담당업무에 대한 낮은 만족도’가 32명(40%, 복수응답), ‘새로운 경력을 쌓기 위해’가 26명(32.5%), ‘잦은 야근으로 인한 근무시간 과다’가 22명(27.5%)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밖에 ‘과도한 직무스트레스’가 19명으로 23.8%를 차지했고 ‘비전이 없어서’가 16명(20%), ‘기업의 안정성 저하’, ‘배울 것이 없어서’가 각각 5명(6.3%)이 뒤를 이었으며 ‘상사, 동료와의 불화’는 3명(3.8%)에 그쳤다.

현재 이직계획이 있냐는 질문에 127명 중 41명(32.3%)이 ‘그렇다’고 답했으며 그 중 12명(29.3%)만이 ‘다른 외식업체’로 옮기겠다고 대답했다. 나머지 29명(70.7%)은 ‘다른 산업군’으로 옮기겠다고 대답해 사태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직 계획 기간으로는 ‘1년 이내’가 18명(43.9%), ‘1~2년’이 15명(36.6%), ‘2~3년’이 5명(12.2%), ‘3년 이후’가 3명(7.3%)으로 분포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이처럼 신입사원이 핵심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지난 이후 이직을 하게 되면 더욱 큰 타격을 받게 된다. 인사관리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직경험이 있냐는 질문에는 78명이 ‘있다’고 답해 전체의 61.4%를 차지했으며 이들 중 24명(30.8%)이 앞으로 또 다시 ‘이직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 이미 이직이 보편화 돼있는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직 경험 횟수는 ‘1회’가 30명(38.5%), ‘2회’가 38명(48.7%), ‘3회’가 8명(10.3%)을 차지했고 ‘3회 이상’도 2명 있었다.

기업형 외식업체 많이 출현해야

외식업계의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업체들의 영세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

기업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몇몇 프랜차이즈업체의 경우에도 진정으로 기업형으로 운영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러한 기업들은 현재 CEO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나도 높기 때문이다. 진정한 기업이란 그만의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현재 기업형 외식업체라고 꼽히는 몇몇의 업체조차 CEO의 의사에 크게 좌지우지 되고 있다는 것. 이것이 바로 외식업체를 결국 개인기업 수준에 묶어두는 요인이 되고 있다.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그 기업의 CEO가 없으면 회사를 접어야만 될 것 같은 인식이 산업 전반에 팽배해 있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외식업이 발전하고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갖춰진 기업형 외식업체의 출현이 많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근무의욕을 높일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경우 정신노동이 아닌 육체노동이다 보니 사회에서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라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데 이러한 상황이 종사자들의 직업의식을 결여시키는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처럼 종사원들이 자신의 업에 대해 열정을 갖지 못한다면 이는 곧 서비스의 하락으로 이어져 고객의 불만까지 양산할 수 있다.

때문에 기업들은 종사원들로 하여금 ‘내가 하는 일이 의미 있는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조사결과 종사원들이 동료와의 관계에서 높은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는 만큼 기업의 분위기를 즐겁고 행복하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의 개발도 반드시 필요하다.

종사원들이 일터를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다녀야 하는 곳’이 아닌 ‘가족 같이 친근한 동료들과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외식업 특성상 고객만족에 우선적으로 치중하기 마련인데 조금만 더 종사원들에 대한 배려를 해주고 분위기를 조성해준다면 종사원들의 이직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핵심인력들의 장기근속을 늘리는 것이야 말로 외식업 발전을 위한 길임을 명심하고 앞으로 더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인터뷰>경희대학교 외식산업학과 김태희 교수

▲외식업 종사자들이 자신의 일에 별로 만족스러워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업에 대한 불만을 가지는 것은 개인적인 차원에서 먼저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힘들다고 불평하고 인내심이 없는 사람은 이 분야를 선택해서는 안 된다.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외식은 오랫동안 견디고 단계를 꾸준히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 현재 이 분야에서 성공한 롤모델들을 보면 모두들 이러한 과정을 거친 것을 알 수 있다. 현장 직원들은 일이 힘들어서 불평을 할 수 있으나 그것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인 것이다. 이럴 때는 불평불만을 하는 것 보다 이 기간을 어떻게 단축시킬 수 있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기업은 종사자들의 동기를 부여해주는 게 중요하다. 동기부여라는 것이 반드시 금전적인 보상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직원이 있다면 적절한 비전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인재에 대한 투자다.

▲외식업계는 이직이 잦다. 이에 대한 생각은.

-나는 그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신의 브랜드 관리 측면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히려 긍정적이다. 회사를 옮길 때마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고 개인 몸값도 불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스카우트를 받아 옮기는 경우에는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은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동기부여가 된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잦은 이직이 발생할 경우 기업의 조직이 불안정해질 수 있기 때문에 종사원들은 스스로 조금 더 인내하는 법을 터득해야 하고 기업들도 종사원들에게 그만큼의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

이직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자기개발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다. 오로지 돈을 조금 더 준다는 이유로 이직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종사자들은 이 점을 반드시 유념해야 한다.

▲요즘은 전공에 따라 직장을 구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외식을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학생들이 이 분야로 많이 나가서 활동해주기를 바라지 않는가.

-졸업하자마자 외식분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무슨 말인가 하면 재무나 회계 분야에 관심이 있는 학생은 은행권이나 다른 기업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후 나중에 외식업체의 CFO로 활약할 수 있다. 인테리어를 좋아한다면 이를 전문적으로 공부한 후 레스토랑 디자인 컨설팅을 할 수도 있다. 이처럼 정말 다양한 분야와 연관될 수 있는 것이 바로 외식산업인 것이다. 학생들은 본인의 능력과 자질이 어디에 적합한 지 잘 파악한 후 진로를 결정해야지 외식을 두고 ‘서비스와 조리가 전부’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본인이 원하는 것이 서비스와 조리라면 현장에 빨리 투입될수록 좋지만 그런 게 아니라면 좀 더 큰 기업에서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외식전공자들은 업에 대한 기본적인 사항은 알고 있기 때문에 이처럼 조직이나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에서 체계적으로 배운 후 나중에 외식 분야에서 일하게 되면 더욱 효율적으로 활약할 수 있고 이는 곧 외식산업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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