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 맛으로 시장을 평정하고 있는 농심 ‘신라면’을 비켜선 채 새로운 틈새시장을 개척해 보려는 경쟁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가 지난해 9월 ‘장라면’을 출시한 데 이어 삼양식품이 같은해 11월 ‘된장라면’을, 또 오뚜기는 지난 1일 ‘미소라면’을 내놨다.
이들 제품의 한결같은 특징은 된장을 수프 재료로 썼다는 점이다. 웰빙 바람 속에서 부드러운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
그러나 이 같은 선택의 이면에는 엇비슷한 ‘매운 맛’ 제품으로 신라면에 대적해봐야 승산이 없다는 ‘속쓰린’ 판단이 깔려있다.
신라면은 지난해 라면시장의 침체 속에서도 단일 브랜드로만 3천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린, 그야말로 ‘강적’이다. 지난해 봉지라면, 컵라면, 짜장라면 등 기타 여러 재료의 라면 등을 다 합친 전체 시장이 1조4천700억원이었음을 감안한다면 신라면의 위상을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농심을 뒤쫓는 업체들은 초기 틈새 공략이 나름대로 시장에서 어필하고 있다는 자평을 내놓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측은 “장라면 월 평균 매출이 25억원 안팎”이라며 ”할인점 매장 등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파이를 키워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의 된장라면도 월 5억원 가량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틈새 파고들기에 한창이다. 오뚜기도 이런 흐름을 타고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기대하고 있다.
농심도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순한 맛의 새 제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농심 관계자는 “어린이 등 매운 맛을 버거워 하는 수요가 있어서 된장을 재료로 쓴 라면 출시가 잇따르고 있으나 아직 우리가 곧바로 그런 제품을 따라 내고 할만한 시장 상황은 아니다”면서 “말 그대로 검토하고만 있는 정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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