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에서 한식 세계화 가능성이 높은 메뉴는 갈비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일본, 중국, 홍콩, 베트남을 대상으로 조사한 ‘국가별 20대 한식메뉴 개발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4개 국가에서 공통으로 갈비가 ‘현지에서 성공할 수 있는 20대 메뉴’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사)한국외식산업경영연구원이 두 차례에 나눠 작성한 이번 보고서는 지난해 3월에는 일본·중국편, 12월에는 홍콩·베트남편이 발표됐다. 이번 사업은 한식 세계화를 위해 주요 국가별로 현지화된 한식 메뉴와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한식의 현지화된 메뉴 연구를 지원해 생계유지형으로 운영되고 있는 한식당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목적이다.

기존에도 한식 선호도에 대한 조사가 시행된 적이 있지만 국내에 방문한 관광객이나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이라서 외국 현지의 분위기를 파악하는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비해 이번 보고서는 국가별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식에 대한 선호도와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국가별로 성공할 수 있는 메뉴개발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외식산업경영연구원은 (사)한국전통음식연구소와 함께 해외 한식당에서 인기가 높은 메뉴를 갖고 현지인과 현지 외식 전문가를 대상으로 관능평가를 실시, 국가별 20대 한식메뉴를 선정했다. 해외 한식당에서 인기있는 메뉴는 한국외식정보(주)에서 조사한 ‘해외 한국식당 대표 모델 개발(문화체육관광부, 2006)’를 기준으로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일본인들은 한식의 짠맛, 신맛, 단맛에 비교적 불만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김치, 지짐이, 불고기, 비빔밥, 떡볶이, 삼겹살, 찌개는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일본인이 좋아하는 조리방법에는 밥류, 면류, 탕류, 구이류, 튀김류, 조림류 등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여 다양한 방법으로 메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일본에 적합한 한식 메뉴에는 해물전골, 육개장우동, 감자탕, 삼계탕, 연어수삼말이, 탕평채, 궁중떡볶이, 인삼갈비탕 등이 꼽혔다.

중국인들은 한식에 대해 만족하는 편이나 신맛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다. 조리방법으로는 구이류, 볶음류, 찌개류, 밥류를 선호하고, 메뉴에는 육류, 해산물 같은 보양식을 추구해 음식을 약으로 여기는 중국인의 특성이 반영됐다. 이에 중국을 대상으로 하는 한식 메뉴에는 궁중대하잣즙냉채, 잡채, 김치찌개, 단호박갈비찜, 궁중해물잡채, 홍계탕, 안동찜닭 등이 제시됐다.

홍콩인은 한식을 보양식으로 인지하는 경우가 많아 만족도가 높았으나 비싼 가격과 가짓수가 적은 식재료 종류에는 불만이 있었다. 또한 이들은 주로 깔끔하고 담백한 맛을 좋아해 해산물을 쪄먹거나 채소를 볶아먹는 조리방법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궁중갈비찜, 날치알돌솥비빔밥, 너비아니와 생채겉절이, 단호박불고기, 은대구조리, 대구맑은탕, 온면 등이 홍콩에서 현지화할 수 있는 메뉴로 선정됐다.

베트남인은 한식 식재료의 신선함에 만족도가 높았으나 가격에 대한 만족도는 낮게 나타났다. 현지에서 한식은 고급 한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는 한식 메뉴로는 돼지갈비강정, 가래떡갈비구이, 홍합마늘초, 김치해물볶음밥, 한방삼겹살찜, 국수를 곁들인 해물전골 등이 손꼽혔다.

연구원 관계자는 “이번 보고서를 종합해보면 4개국 모두에서 갈비가 20대 한식메뉴에 들어가 아시아지역에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최밍키 기자 cmk@foodban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