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성향 탈피, ‘공격 앞으로’
식품업계에서 대표적인 보수경영 집단으로 평가받아온 롯데그룹이 공격적인 경영체제로의 대변신을 모색하고 있다. 롯데의 변신은 최고 경영진이 ‘변화’와 ‘혁신’을 올해의 경영의 핵심 키워드로 강조한데서부터 이미 감지되었으며 그 의지의 일단이 지난 10일 단행된 대규모 임원인사에서 표출됐다.
이번 인사에서 기용된 임원들의 면면을 겉으로 보기엔 창업주인 신격호 회장 체제에서 2세 신동빈 부회장 체제로의 ‘권력이동’을 뜻하기도 하지만, 이는 곧 구세대적 보수경영에서 탈피해 공격적인 경영을 하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번에 기용된 식품분야 사장단 가운데 롯데햄‧롯데우유 이종규 사장만이 63세로 나이가 가장 많으며 전체적으로는 평균 57세로 지금까지와 비교할 때 대폭 젊어진 편이다.
창업1세대가 대거 물러나고 신동빈 부회장 중심의 2세대가 그룹의 중심을 차지한 것 자체가 보수적인 경영의 탈피로 볼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연간 매출 3천8백억원에 불과한 롯데리아 김상후 대표이사 전무가 1조원이 넘는 그룹의 간판 기업 롯데제과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승진 발탁된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다.
롯데 내부 직원들은 ‘변화’와 ‘혁신’을 더욱 실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제 이번 인사에서 새로 대표이사가 된 모 계열사 사장은 직원들에게 첫 마디로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모두 바꾸라”고 강력히 주문한 것으로 전해져 ‘변화’와 ‘혁신’을 위한 그룹내부 분위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케 하고 있다.
‘빚이 하나도 없는 회사’라는 닉네임을 달고 있을 정도로 보수적인 경영을 해온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의 상장을 통해 조달된 거액의 자금으로 식품산업 분야에서 M&A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전망에서 롯데의 변화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 10일 롯데제과 김상후 대표이사 외에도 이종규 부산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을 롯데햄우유 대표이사 사장으로, 이광훈 롯데삼강 대표이사 전무를 롯데칠성음료 대표이사 부사장으로, 김영준 롯데제과 전무를 롯데삼상 대표이사 겸 (주)웰가 대표이사 전무로 발령을 내는 등 역대 최대규모인 126명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인사 결과를 보면 롯데가 앞으로 식품사업 경쟁력 강화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아니냐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김병조 정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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