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탐방>전통식품 대량생산으로 한식 세계화 나선다
<기업탐방>전통식품 대량생산으로 한식 세계화 나선다
  • 관리자
  • 승인 2009.08.17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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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식 세계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세계화할 수 있는 우리 음식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미 정부에서는 떡볶이, 막걸리, 김치, 비빔밥을 선정했는데 이탈리아의 피자나 일본의 오코노미야키를 보면 뭔가 빠진 게 있는 듯하다. 널리 사랑받아 온 이들의 공통점은 크게 두 가지다. 각종 재료를 밀가루 등에 반죽해 넣고 뜨거운 판 위에서 익혀 내는 음식이라는 것, 비교적 간편하게 만들어서 여럿이서 나눠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전파력을 갖고 있는 우리 음식으로 ‘전’을 빼놓을 수 없다. 밀가루, 김치, 감자, 고기, 나물 등 있는 재료 가지고 반죽해서 기름 넉넉하게 부은 판 위에 노릇노릇하게 부쳐서 여럿이서 맛있게 먹는 우리 음식이 전이기 때문이다. 전은 특히나 나눠 먹는 인심이 후한 우리네 정서를 반영하는 음식이다.

이렇게 우리의 대표 음식인 전을 가지고 세계 시장에 도전한 업체가 있으니 바로 ‘사옹원’이다. 사옹원은 전, 튀김, 산적, 잡채 등을 제조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수출하는 전통식품 제조전문회사다. 15년 동안 한 우물만 깊게 파고 있는 사옹원은 최근 충북 음성에 연간 최대 15~20t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설립한 것을 계기로 더 넓은 세계를 향한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 해동만 하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잡채, 전, 튀김

사옹원의 제품은 대부분 완제품 형태로 만들어서 급속 냉동 후에 유통, 수출된다. 전, 산적, 튀김 등 50여가지 완제품과 4가지의 반죽제품이 있다.

완전조리상태의 전은 데우기만 하면 본연의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다. 고기완자전, 부추전, 김치전, 고기깻잎전, 호박전 등 입맛대로 골라 먹는 맛이 좋다. 또한 원하는 만큼 기름에 부쳐먹을 수 있는 반죽 제품에는 김치전, 버섯전, 해물파전, 녹두전이 있다.

최근 출시한 냉동 잡채는 전자레인지에 가열해 바로 먹을 수 있다. 기존 건면상태의 반조리 잡채 제품들과는 달리, 완전조리상태의 잡채가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제품은 전통잡채, 고추잡채, 치킨잡채 3종류로 구성돼 있다.

이와 관련 사옹원은 당면이 퍼지지 않게 하는 기술을 적용해 특허를 출원했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당면이 물에 불렸을 때 1시간 가량 탄력을 유지한다면, 이 제품에 들어가는 당면은 5시간 정도 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사옹원의 특색있는 또 다른 제품은 꼬치가 없는 오미산적이다. 산적이라고 하면 길쭉하게 썰은 음식을 꼬챙이에 꽂아 먹는 게 당연한데, 사옹원은 걸리적거리는 꼬챙이를 빼고도 재료가 잘 붙게 만들었다. 따라서 내용물만 맛있게 먹을 수 있고 버릴 것이 없어 편리하다.

김말이도 사옹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기제품이다. 새우와 오징어를 넣어 씹히는 맛이 좋은 해물김말이, 빨간 당면이 매콤한 매콤김말이, 엽록소가 풍부한 클로렐라를 넣은 클로렐라김말이, 국산 돼지고기에 채소와 불고기양념을 재운 불고기김말이 등 독특한 제품들을 맛볼 수 있다.

사옹원 관계자는 “사옹원은 전, 잡채, 김말이처럼 손이 많은 가는 음식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제품개발에 힘쓰고 있다”며 “더불어 맛은 물론 영양면에서도 채소를 많이 이용해 국내외에서 웰빙식품으로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 전통식품을 위생적으로 대량생산

사옹원은 기존 경주공장에 이어 지난해 11월 충북 음성의 3100여평 부지 위에 1240평의 제조시설을 준공했다. 제품과 원재료를 보관할 수 있는 300평 규모의 창고와 7가지 제품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는 4개의 가공실 등을 갖추고 있다.

음성공장은 HACCP 기준을 적용한 설계를 바탕으로 지어져 위생적이고 안전한 식품을 생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런 위생적이고 체계적인 시설은 특히나 위생에 민감한 해외 바이어들이 구매를 결정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생산시설은 식자재 전처리실을 시작으로 상온·냉동·냉장창고로 이어진다. 창고 입구에는 어떤 제품이 얼마나 언제 들어와서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 표기함으로써 선입선출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 이어 김치숙성실은 국내 김치업체에서 들여온 김치를 보관해 용도에 맞게 산도를 조절, 김치를 숙성시킨다. 여기까지가 원재료 제1가공실이다. 이곳에서는 50여개 품목, 300~400여가지의 재료가 위생적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어 식재료들은 분류에 따라 채소전처리실, 육류처리실, 쌀세척실, 양념개량실 등으로 이동된다.

이 단계를 지나 배합실부터는 전단계보다 더 청결한 ‘준청결 구역’이다. 김말이 당면, 수산물 전처리, 배합제품 냉장창고, 소독실, 고온소독실이 줄지어 있다.

본격적으로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는 각종 기계가 힘을 발휘한다. 전의 경우 크기와 모양에 따라 틀이 놓여 있고, 기계가 자동으로 반죽을 부어 모형을 만든다. 이어 반죽은 기름에 부쳐지거나 튀겨져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이동 레일을 탄다. 레일은 급속냉동기계로 이어져 있고, 약 30분 사이에 완제품 하나가 뚝딱 탄생한다. 여기까지가 제2가공실이다.

제3가공실에서는 전 반죽을 냉동제품으로 만드는 일이, 제4가공실에서는 각종 볶음기를 갖추고 잡채를 생산하는 일이 이뤄진다.

이어 완제품을 다루는 장소는 ‘청결구역’으로 더욱 중요한 곳이다. 포장실에 들어가려면 한번 더 세척, 소독을 해야 한다. 포장박스는 10분 가량 살균되고, 제품마다 이물을 잡아주는 금속탐지기를 거치며 완벽을 기한다.

● 세계로 나가는 전통식품

“세계를 사옹원의 일터로 삼겠습니다.” 충북 음성에 있는 사옹원 공장에는 세계지도와 함께 이런 푯말이 붙어 있다. 사옹원은 국내시장 석권을 넘어서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옹원은 일본, 미국, 대만, 싱가포르, 호주, 캐나다, 독일, 뉴질랜드 등 이미 10여개 나라에 진출해있다. 전, 산적, 튀김을 완제품으로 만들어 냉동상태로 수출하는 형태다.

일본시장은 2000년대 초반 진출을 시작으로 수출량이 가장 많은 거래국가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막걸리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막걸리와 찰떡궁합인 전도 더불어 인기가 좋아지고 있어 향후 전망이 더 밝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더불어 사옹원은 미국, 캐나다, 유럽 같은 선진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미국 시애틀의 유명 마트에 사옹원 브랜드로 진출하기 위한 계약이 성사된 상태이고, 캐나다 밴쿠버에는 지난달 수출이 시작됐다.

이상규 대표는 “서양인들의 ‘지짐 음식’인 팬케이크는 밀가루, 버터, 설탕을 주원료로 하는데 비해 우리의 전은 각종 채소가 듬뿍 들어있다”며 “전이 ‘웰빙 음식’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 충분히 성공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나 말레이시아와 같은 더운 나라에도 사옹원은 도전하고 있다. 날씨가 더운 곳에서는 식재료가 쉽게 상해서 튀김음식이 많은데, 우리의 부침음식이 이와 잘 맞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력과 이번 제2공장 준공을 바탕으로 해외시장을 적극 개척해 우리 고유의 맛을 더 많은 나라에 알릴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도전을 즐기는 사옹원이 세계시장에서 비상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최밍키 기자 cmk@foodbank.co.kr
“기술력·열정 앞세우는 강한 기업을 만들겠다”
[인터뷰 이상규 (주)사옹원 대표]

▲최근 해외수출이 늘고 있는데, 해외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나.

- 가능성이 높다. 세계적으로 건강과 웰빙 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채소가 많이 들어가 있는 우리 전이 이런 트렌드와 딱 맞아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한 해외시장이 매력적인 이유는 기업의 유명도와 상관없이 기술력으로 승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해외시장을 공략하는데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

- 철저한 시장조사, 현지에 적합한 영업전략, 열정을 가진 인재 확보다. 아이템만 좋아서는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 국가별로 어떤 상품의 가능성이 높은지 조사해서 현지에 적합한 상품을 골라 주력해야 한다.

이후 시장에 맞는 영업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이나 유럽처럼 건강에 관심이 많은 나라에서 “당신들이 먹는 음식에 이처럼 채소가 많은 게 또 있느냐”며 전의 장점을 강조하면 호응도가 높다.

마지막으로 이런 업무를 감당할 수 있는 열정적인 인재를 확보한다면 해외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본다.

▲경영철학은 무엇인가.

- ‘제대로 만들어서 제값 받는다’는 것이 경영 철칙이다. 특히 식품을 다루는 회사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재료를 이용해 좋은 곳에서 음식을 제대로 만들어서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사옹원만의 독자적인 브랜드를 키워나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이런 맥락에서 OEM 생산은 지양하고 있다. 단순히 다른 업체에서 원하는 제품만 만든다면 사옹원만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성장이 더디더라도 OEM 생산을 지양하고 독자적인 개발, 연구를 해서 기술력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다만 충북 음성 공장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공장가동률을 고려해 전체 생산량의 20%는 OEM을 허용할 방침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 마케팅과 홍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15년 동안 한우물을 파오면서 기술력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자신감이 쌓였다. 이제 국내외 소비자들에게 우리 제품의 우수성을 알리고 싶다.

나아가 수출을 확대해 한식 세계화에 일조하고 싶다. 이로써 현재 10여개 국가에 수출하고 있는 우리 제품을 5년 이내에 50개 국가에 널리 전파하는 것이 목표다. 또한 유럽이나 일본에서 지짐 프랜차이즈를 해보고 싶다.

국내에서 전을 체계적으로 대량생산해 수출하는 업체는 몇 없다. 기술력과 열정을 바탕으로 회사의 근본을 탄탄하게 구축한 뒤, 이 분야에서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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