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의 경쟁력이 곧 가맹점의 경쟁력
종로 2호점을 이끌고 있는 김용식 점주는 “매장이 좀 더 컸으면 더 많은 손님들을 기다리지 않게 할 수 있을 텐데 그렇지 못해 손님들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로 장사가 잘 되기에 점주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까. 종로 2호점은 지하 10평, 1층 30여평으로 총 40여평의 매장에서 월 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다. 40여개에 달하는 오븐에 빠진 닭 가맹점 중 단연 1위다. 가장 인기 있는 메뉴인 ‘크리스피 베이크 치킨’은 미리 구워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재빨리 데워서 나가야 할 정도다.
근처에는 본사가 운영하는 종로 1호점도 있는데 이 두 곳이 장사가 너무 잘되자 다른 브랜드의 치킨 호프도 속속 입점, 어느새 매장 주변이 치킨 거리로 변하고 있다고 김 점주는 자랑스럽게 말했다. 뿐만 아니라 종로 2호점에 바로 와서 상담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이러다 보니 어느 덧 종로 2호점은 오븐에 빠진 닭의 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예비창업자라면 꼭 한 번씩 들려야 하는 곳으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단다.
비결을 묻는 질문에 김 점주는 “내가 특별히 잘하는 것은 없다”며 “본사에서 철저히 지원해준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고 답했다. 기대했던 대답이 아니라 갑자기 힘이 쭉 빠지는 기분이 들었지만 김 점주는 프랜차이즈의 특성상 각 매장별 단독 행동은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벤트도 본사에서 지원하는 맥주 쿠폰 이벤트 정도만 진행하고 있다고. 본사의 경쟁력이 곧 가맹점의 경쟁력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김 점주가 생각하는 첫 번째 경쟁력은 바로 맛이다. 기름에 튀긴 치킨과 달리 오븐기에 직접 구워 기름기를 뺀 것은 물론 파우더를 묻힌 상태에서 굽기 때문에 다른 구운 치킨보다 바삭한 식감을 더욱 살릴 수 있다고. 매장을 찾는 일본, 미국, 중국인 등의 외국인도 치킨 맛에 푹 빠져 자신의 나라에도 매장을 내라고 부추긴다고 한다.
‘오븐에 빠진 닭’이라는 브랜드 네이밍도 김 점주가 생각하는 경쟁력이다. 오븐에 빠진 닭은 줄여서 ‘오빠닭’이라고 불리 우는데 브랜드의 특성을 재미있게 살린 기가 막힌 네이밍 덕분에 젊은 층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본사의 경쟁력이 좋다고 해도 점주 스스로의 자세가 돼있지 않으면 성공을 맛볼 수 없는 법. 자신의 자랑거리는 없다고 말하는 김 점주지만 사실 그는 20여년 동안 이 자리에서 분식, 피자, 불닭 전문점 등을 운영해 온 외식업 베테랑이다. 오랜 세월 동안 외식업에 종사하면서 그가 터득한 노하우가 있으니 그것은 바로 ‘주인은 무조건 몸을 낮춰야 한다’는 것. 손님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야말로 음식점을 경영하는 사람의 소임이요, 성공의 비법이라는 생각이다.
사실 김 점주는 젊은 시절 일터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해 오른손의 일부를 잃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러한 사실은 인터뷰가 거의 끝나갈 무렵에야, 그것도 김 점주가 직접 말해줘서 알았다. 김 점주의 환한 표정이 장애 따위는 전혀 눈치 채지 못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인생의 참맛이 무엇인지 깨달은 사람의 미소, 이것이야 말로 김 점주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이 아닌가 싶다. 그의 밝은 미소와 성공이 언제까지 계속되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주소 : 서울시 종로구 관철동 13-3
문의 : 02-734-5892
한승희 기자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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