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환의 음식이야기> 족발
<박진환의 음식이야기> 족발
  • 관리자
  • 승인 2006.03.0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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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칼럼리스트.(주)신천 사장.
족발은 돼지다리를 그냥 삶거나 여러 가지 생약재를 넣어 삶아 조리한 요리이름으로 단백질이 풍부하고 무기질이 적으면서 영양가가 높아 늦은 밤 출출할 때 찾는 간식거리로도 그저 그만이고 소주안주로도 이만한 것이 없다.

지금의 조리방법 하고는 다르지만 1800년 말의 옛 음식책인 ‘시의전서’에 돼지 족으로 만드는 ‘족적’을 소개하고 있는데 ‘족을 삶아서 긴뼈는 버리고 굽통 사이만 잘라 양념에 재웠다가 굽는다. 두 개를 하려면 꼬치로 좌우로 질러 사지들을 감고 하나만 하려면 사지 하나를 감는다. 대강 뼈를 후리고 양념하여 굽는다.’라고 되어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족발을 먹기 시작한 것은 상당히 오래전 부터라고 예상된다.

족발은 유럽이나 남미에서도 별미로 대접받으며 특히 독일에서는 “슈바이네학세”라고 하여 “예거”라는 소스에 이틀이상 절여 놨다가 오븐에 넣고 2~3시간 진한 갈색으로 구워 통째로 내는데 겉은 바삭바삭 씹히지만 속살은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또 돼지족발을 식초와 소금 그리고 맥주에 절였다가 각종야채, 과일에 향신료까지 더해 삶아내고 다시 차갑게 얼렸다가 삶아내기를 반복해서 만든 ‘아이스바인’도 별미이다. 족발은 뼈와 발톱이외에는 버릴 것이 없다. 인체의 관절, 힘줄, 피부 등의 주요 성분은 젤라틴으로 이것은 체내에서 합성하지 못하고 외부에서 섭취해야 되는데 족발의 껍질과 힘줄이 모두 젤라틴 성분이며 특히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좋다고 한다. 또한 예전부터 출산후 모유가 충분치 않을 때 족발과 감초를 넣어 끓여 쌀을 넣어 죽을 만들어 먹으면 효험이 있다고 한다.

족발은 중국에서도 귀한 음식으로 대접받는데 생일 상에 장수를 비는 국수와 함께 내는 족발은 육중한 몸체를 지탱하고 있는 조그만 다리의 막강한 힘을 얻고자 하는 풍습에서 비롯된 듯 하다. 빠이원주서우(白云猪手)라 하여 약간의 양념을 넣고 삶아 우리의 족발요리와 달리 허여멀건 한 것이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빠이원주서우는 옛날 중국광주백운산(白云山)의 절에서 하루는 주지스님이 탁발 나간 사이에 절에 있던 젊은 스님이 족발을 하나 구해 계곡에서 삶았는데 알맞게 익어 먹으려는 순간 주지스님의 모습이 보이자 이것을 물 속에 던져두었는데 지나가던 나무꾼이 주어 양념을 발라먹으니 그 맛이 기가 막혀 유래되었다고 한다.

족발은 뜨거울 때보다 식혀 먹어야 제맛인데 이것은 족발의 성분은 대부분이 콜라겐으로 뜨거울 때는 흐물흐물 해지고 식을 때만 쫀득해지기 때문이다. 족발의 깔끔하고 쫄깃한 맛을 새우젓에 살짝 적셔 쌈장조금에 마늘한조각, 매운 풋고추 한조각을 얻고 상추에 싸먹는 맛은 발을 동동 구르게 할 정도의 찬란한 맛은 아니지만 소박한 한국적인 맛을 듬뿍 느낄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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