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올해로 창립10주년을 맞으며 그 어느 때보다 중대한 시기에 놓여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해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가 하면 현실에 맞지 않게 제정된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로 인해 더 이상 프랜차이즈 산업은 매력이 없다는 지적이 높다.
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정보공개서 등록제’등을 강력하게 규제·강화하는 등 프랜차이즈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들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가 최근 자영업자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내놓은 프랜차이즈산업 활성화 정책은 협회의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한편 역할 또한 매우 클 수 있어 협회 창립 이후 가장 큰 기대를 모으게 한다.
FC 활성화 정책, 협회의 역할 중요
그러나 과연 프랜차이즈협회가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프랜차이즈 활성화 정책을 지원 또는 일부 실천할 수 있는 능력과 기능을 가지고 있는가를 반문할 때 솔직히 자신이 없다.
정부는 서비스산업의 선진화와 자영업자의 경쟁력제고를 위해 프랜차이즈 산업을 활성화하기로 하고 가맹점 1000개 이상의 건실한 국내 외식프랜차이즈 브랜드를 100개 육성하는 한편 국내의 경쟁력있는 기업 3개 이상을 세계 100대 프랜차이즈 기업에 진입시키기로 하는 등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했다. 이를 위해 △고부가가치화 △가맹점 창업 촉진 △인프라 구축 △해외시장 진출을 추진키로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업계의 현실을 보면 정부의 이런 정책은 꿈같은 이야기라 할 수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산업은 2008년 기준 매출액 77조원, 고용인원만도 100만명의 거대 산업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프랜차이즈기업이 극히 영세기업이라 할 수 있다. 가맹본부수가 총 2426개에 가맹점 수만도 26만개라고는 하지만 프랜차이즈 본부의 63%가 외식업에 치우쳐 있으며 극히 영세기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곧 프랜차이즈기업의 생명이라 할 수 있는 R&D(연구개발) 및 마케팅에 대한 투자가 매우 어려워 지속성장에 한계가 있음을 말해준다.
또 브랜드의 인지도가 낮고 로열티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인해 지속적인 수익기반이 취약하다. 이보다 더 큰 문제는 프랜차이즈산업의 전문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해 가맹점 지원능력의 부재로 인해 가맹점의 사이클이 극히 짧다는데 있다. 극히 일부 브랜드 파워가 있는 가맹점을 제외하고는 국내 대부분의 가맹점이 본사의 지원이나 브랜드 파워보다는 가맹점주의 능력에 의해 성공과 실패의 요소가 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협회 문호 개방·회원 결집 이뤄야
일본의 프랜차이즈기업수가 1246개, 가맹점수 23만개로 업체수로는 한국의 절반수준이며 가맹점수는 비슷한 점으로 볼 때 국내 프랜차이즈본부가 절대적으로 많다는 증거라 하겠다. 이처럼 프랜차이즈본부수가 많다는 것은 곧 결국 부실기업도 많다는 증거이다. 이들 부실 프랜차이즈본부로 인해 수없이 많은 가맹점 창업자들이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것도 위험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물론 프랜차이즈산업의 활성화가 실업자를 줄이고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정책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정부의 강한 의지만으로는 할 수 없는 것이 산업 육성 정책이다. 정부의 정책 지원과 함께 업계의 노력과 협조가 적극적으로 이뤄질 때만이 성장 가능한 것이다.
이런 관점으로 볼 때 프랜차이즈협회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시되는 시기라 할 수 있다. 프랜차이즈협회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회원들이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과감하게 문호를 열어야 한다. 지금처럼 몇 사람이 모여 구멍가게 운영하듯 하는 협회는 이미 업계의 대표로서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기득권 세력이 마음을 비우고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능력있는 회원들을 예우하고 모아 하나 되는 일이다.
그리고 정부의 정책을 현실에 맞게 각색하거나 업계의 발전을 위해 정부와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정부가 제시한 꿈같은 프랜차이즈 육성방안과 목표도 충분히 이뤄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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