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시민단체들을 통해 수없이 언급되온 가공식품의 문제 제기는 적절하지 않은 근거로 업체들의 비아냥만을 샀던 것이 사실이다.
이번 추적 60분은 전문가들에 의한 자문,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뢰한 실험 등 비교적 공감할 수 있는 자료를 제시해 문제의 심각함을 진단하고, 성분표기법 개정 등의 개선책까지 제시하는 등 꽤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고발이 갖는 아쉬움도 적지 않다.
패치실험, 식이유발 반응검사 등의 실험 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 실험군과 대조군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던 것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다.
과자의 섭취와 아토피 피부염의 상관 관계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패치실험 방식을 선택한 것도 의문이다. 섭취함으로써 생기는 문제를 붙임으로써 알아본다는 것에는 어패가 있기 때문이다.
독성학 이론에 ‘파라셀서스 맥심(Paracelsus Maxim)’이라는 말이 있다. “모든 물질은 독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의 양이다”라는 뜻이다. 물도 일정 기준치 이상을 마시게 되면 독이 돼 죽을 수 있듯이 과자 또한 다량 섭취했을 때 당연히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이번 고발의 의도가 ‘식품첨가물을 사용하지 말자’가 아닌 ‘식품첨가물 사용을 줄이자’였다면, 과다 섭취로 일어난 부작용을 모든 경우에 확대해 해석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았어야 했으며, 문제의 심각성 부각보다 해결방법에 초점을 맞춰야 했다.
추적60분 팀은 이번 프로에 후속 방영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후속물이 보다 명확한 근거와 의도로 식품업체에게 일침이 되길 기대해본다.
정지명 기자 j2m@
저작권자 © 식품외식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