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외식산업 왜 중요한가
식품-외식산업 왜 중요한가
  • 김병조
  • 승인 2005.10.02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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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외식산업 왜 중요한가.

나름대로 중요하지 않은 산업 분야가 어디에 있겠냐마는 식품・외식산업은 특별히 중요한 이유가 몇 가지 있다. 필자는 네 가지 이유를 들고 싶다.

우선 국민건강권 보호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식품・외식산업은 우리국민 모두에게 해당되는 산업이다. 따라서 모든 국민은 안전하고 맛있는 식품을 섭취할 권리와 그런 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할 의무를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가 국방이나 교육과 마찬가지로 식품・외식산업에 대해서도 특별한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특히 요즘같이 국민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시점에서는 국민건강권 보호가 국가의 중요한 책무중의 하나라는 인식을 하고 이를 위해 행정력 투입을 높여나가야 할 것이다.

둘째로, 식량안보 등 국가 전략적 차원에서 중요하다. 식품 및 외식산업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원료는 농수축산물에서 비롯된다. 가뜩이나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황에서 식품제조가공에 필요한 원부자재의 수입이 급증하고 있고, 외식문화의 서구화 경향으로 식품・외식산업에서의 우리농산물사용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식량자급률도 계속 낮아져 2005년 현재 칼로리 기준으로는 40% 전후, 생산량 기준으로 25% 전후에 불과하다. 특히 생산량 기준으로 볼 때 쌀을 제외하면 5%에 불과한 현실이다. 전 세계가 지금은 에너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면 다음은 식량 전쟁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고, 특히 식품・외식산업에서의 우리농산물 사용여부는 국내 농업 및 농촌의 사활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식품・외식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셋째로, 문화적 차원에서 중요하다. 음식을 섭취하는 것은 문화다. 어떤 재료로 만든 어떤 음식을 먹느냐에 따라 사람의 성품이 달라진다고까지 한다. 나라마다 국민성이 다른 이유 중에는 음식문화가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도 중요한 이유로 꼽히고 있다. 음식은 사회 구성원들이 언어와 같이 매일 접하고 사용하는 문화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문화는 눈에 보이지 않게 서서히 사람들의 의식과 행동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한번 새로운 조류로 형성된 문화를 되돌리는데도 그만큼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신중한 정책이 필요하다. 정치적 식민지보다 문화적 식민지가 더 무서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마지막으로, 식품・외식산업은 경제적 측면에서만 보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산업이다. 국민총생산액(GDP)이 2002년말 기준으로 외식산업 40조5천억원, 식품제조 35조4천억원, 농업부문 24조원 등 모두 100조원이 넘는 거대산업이다. 식품제조가공산업의 경우 국내 제조업 GDP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전자, 자동차, 화학, 기계 다음으로 규모가 큰 산업이다. 특히 외식산업의 경우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주5일근무제 시행 등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분야다. 식품・외식산업은 150여만명의 고용창출 효과 등 사회적 관점에서 볼 때도 중요한 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건강기능식품이 새로운 성장산업으로 부각되면서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식품산업은 재래식 산업이 아니라 첨단 신성장 산업으로 인식되기까지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식품・외식산업은 어느 모로 보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산업이다. 그런데 국내 실정은 어떤가. 정부의 지원책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식품・외식산업과 관련된 부처가 8개에 이르지만 어느 부처도 주도적으로, 또 적극적으로 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업체 스스로 일궈온 풀뿌리 산업이다. 이렇다보니 국내 식품・외식산업은 규모 면에서는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산업구조는 갈수록 취약해져 국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최근에 정부가 식품・외식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육성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하는 바가 크다. 노파심에서 한마디 언급하자면 정부가 식품산업 육성책을 만들 때는 앞에서 필자가 언급한 식품・외식산업이 중요한 네 가지 이유를 염두에 두기를 주문하고 싶다.

네 가지 이유를 종합하면 결국 식품・외식산업은 국가가 전략적으로, 그리고 종합적으로 발전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나온다. 전략적이고 종합적으로 접근을 하자면 중앙부처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 주도권을 갖고 있어야 한다. 지금도 식품관련 행정은 8개 부처가 나눠서 맡고 있다. 그렇지만 각 부처 입장에서 보면 업무의 중요도가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이 문제다.

따라서 이번 종합대책에서는 주무부처를 지정해 국가 차원의 중요도를 높이는 한편 분산된 행정을 통합・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선결과제가 될 것이다. 그것이 곧 정부가 진정으로 식품・외식산업을 육성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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