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팍하고 또 얄팍하다
얄팍하고 또 얄팍하다
  • 관리자
  • 승인 2010.01.22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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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말 황당하고 분통터지는 일을 겪었다. ‘다들 작당을 하고 서로를 속이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정도였다.

매년 1월이면 본지에서는 각 업계별로 나눠 지난해 결산과 올해 전망 기사를 작성한다. 기초자료가 있어야 하기에 업체들에게 매출액과 매장수를 포함한 몇 가지 정보를 요구했다. 실망스러웠다. 답변을 받는 과정 중에 “사정상 밝힐 수 없으니 이해해 달라”는 말은 그나마 양반. 경쟁사를 의식해 “다른 업체 자료를 보내주면 그걸 보고 우리 것도 작성해서 보내줄께요”라고 말하는 황당한 곳까지 있었다.

그런데 답변을 받아놓고 보니 또 다른 문제가 툭하고 튀어나왔다. 자료의 수치가 도저히 신뢰할만한 내용이 아니었던 것. 안되겠다 싶어 각 브랜드의 홈페이지에서 일일이 클릭해가며 매장수를 집계했는데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고 씁쓸했다. 제공받은 자료와 터무니없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시 전화를 걸어 “주신 자료와 직접 집계한 수치가 너무 차이가 나는데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더니 그제야 “사실은요…….”라며 ‘계약한 점포까지 포함시킨 것이다’, ‘홈페이지에 전부 등록을 하지 않았다’, ‘(멋쩍은 듯 웃으며)원래 그렇게 하는 것 아니냐’, ‘다른 업체들도 부풀려 말하는 거 뻔히 아는데 뭘 그거가지고 그러냐’고 말하며 되레 큰소리를 치기도 했다.

‘이번에는 진짜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라며 알려준 매장 수와 처음 자료를 비교해보니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경우 적게는 10개, 많게는 300여개 까지 차이가 났다. 이게 무슨 꼴인가. 심지어 2008년의 경우에는 정보공개서 상에 실제 매출액과 매장수가 버젓이 나와 있기까지 하다. 그런데 도대체 왜 금방 드러날 거짓 정보를 사실인 것처럼 제공하며 독자와 소비자들의 눈을 가리려고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그들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왔던 스스로에 대한 자괴감이 들었다. 또한 묻고 싶어졌다. ‘프랜차이즈업계는 이래서 안 된다’라고 지적해왔던 본인들 스스로가 문제 많은 프랜차이즈 산업을 ‘착실하게’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거짓을 밝히면서 그토록 부르짖는 ‘신뢰받는 기업’을 무슨 수로 만들지는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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