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과 우리농산물의 만남
휴대폰과 우리농산물의 만남
  • 김병조
  • 승인 2006.03.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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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병조 <본지 데스크/편집위원>
휴대폰은 최첨단 정보통신 기술의 상징이다. 속도, 편리함 등이 떠오르는 대표적인 문명의 이기이다. 우리농산물은 그 반대의 이미지다. 극과 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휴대폰과 우리농산물 사이에 절묘한 만남이 진행되고 있어 관심을 끈다. 국내 대표적인 이동통신 서비스 업체이자 화학/에너지 분야 주력 회사인 SK그룹이 우리농산물과 농업 및 농촌에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본지가 이번 호 1면에 보도한 바와 같이 SK그룹은 외식산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그것도 수백억 원을 들여 우리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한식의 세계화 사업을 벌이겠다는 것이다. SK쪽에서 말하는 외식산업 진출 이유가 여러 가지 있지만 필자는 그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대목이 농업과 농촌에 뭔가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는 부분이다. 그래서 외식산업에 진출 하더라도 국내가 아닌 해외에서, 그리고 원료를 대부분 우리농산물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컨셉을 잡고 있다는 이야기다.

속으로는 ‘외식산업이 돈이 되니까’ 또는 ‘우리음식의 세계화가 비전이 있어 보이니까’라고 생각해 외식산업에 진출하려고 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겉으로 내건 이유는 환영할 만하다. 사실 해외에서 한식 전문점을 운영하면서 우리농산물을 식재료로 가져가서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뿐만 아니라 사업성 면에서는 현실성이 없는 무모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SK가 현재 미국의 컨설팅 업체와 사업 타당성을 검토 중이라고 하니까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올 경우에는 외식업 진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있지만, 하여간 발상 자체가 가상하다.

SK그룹의 외식업 진출과 관련이 있는지 없는지는 모르지만 지난 15일에는 SK케미컬 대표이사인 김창근 부회장이 농림부의 일일명예장관으로 활동했다. 김창근 부회장의 일일명예장관 위촉은 지난 1월 박홍수 농림부장관이 ‘우리농산물 설 선물 캠페인’차 SK케미칼을 방문했을 때 김 부회장의 농촌사랑에 대한 각별한 마음을 확인하고 이뤄지게 됐다고 한다. SK케미칼은 지난해 5월부터 충북 청원 오창지역과 1사1촌 자매결연을 맺고 친환경농산물 납품계약을 체결해 그룹내 임직원 가정에 택배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에 월 1억5천만원 수준이던 친환경농산물 공급물량이 올해 들어서는 월 4~5억원 수준으로 늘어났고 공급 대상도 그룹 전체로 확대됐다는 이야기다. 그룹은 직원복지 차원에서 주문가격의 50%를 지원까지 하고 있다고 한다.

도시와 농촌은 별개가 아니다. 또 첨단기술을 추구하는 기업과 전통 및 자연을 지켜나가는 농업도 별개가 아니다.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때 상생할 수 있는 것이다. 개발시대 공업화와 산업화에 밀려 농업 및 농촌은 상대적으로 피해를 본 쪽이다. 이제는 공업화와 산업화의 혜택을 본 쪽이 손해를 본 쪽을 도와줘야 할 때다. 도시 거주자 또는 기업이 농업 및 농촌을 도와주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 농촌에서 생산되는 우리농산물을 많이 소비해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SK가 1사1촌 자매결연 지역의 친환경농산물을 지속적으로 소비해주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또 우리농산물을 식재료로 활용해 해외에서 한식을 주제로 한 외식업을 전개함으로써 농업 및 농촌에 도움을 줌과 동시에 전통음식의 세계화에 일조를 하겠다는 발상은 박수를 받을 만하다.

기업은 스스로의 힘만으로 성장하는 것이 아니다. 경영자의 탁월한 능력과 근로자, 그리고 제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하거나 이용해주는 고객(국민)들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에겐 윤리가 필요하고 사회 환원이 요구된다. 불특정 다수의 국민을 상대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의 경우 더욱 그렇다. SK의 경우 이동전화 가입자만도 1천만명이 넘는다. 국민의 약 20%가 SK의 이윤추구에 직접 동참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런 기업이 국민과 국가를 위해 뭔가 도움이 되는 일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봐야 한다. 그 중의 하나가 농업 및 농촌을 살리는 길이 되길 바라며 그런 의지가 앞으로도 변함없이 지속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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