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쌀로 만든 '냉동밥' 맥도날드처럼 패스트푸드화
우리쌀로 만든 '냉동밥' 맥도날드처럼 패스트푸드화
  • 관리자
  • 승인 2010.02.10 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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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라이스푸드 이영규 대표, 수출 요청 받고도 공장 못지어 발동동
우리 쌀로 만든 밥을 냉동제품으로 만들어 세계 시장에 내놓은 이가 있다.

㈜휴먼라이스푸드의 이영규 대표는 자칭 한식세계화의 첨병이다.

대학을 다닐 때 외식사업에 뛰어들어 학교급식용 제조공장(1986∼1988), 중화요리 브랜드 '왕서방' 프랜차이즈(1987∼1988), 국수ㆍ만두 브랜드 '맛사랑' 프랜차이즈(1988∼1998)를 운영하다 1998년 IMF사태로 부도를 맞았다. 이듬해인 1999년 전자레인지용 반계탕을 제품화해 일본에 수출하면서 다시 일어섰다.

그는 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육개장과 갈비탕 등 농축탕을 개발해 국내 5천여 외식업소에 공급했으며 일본과 미국, 캐나다 등에 탕류를 수출했다.

1993년 대전 EXPO 프레스센터에 덮밥소스를 독점 공급했고 이를 계기로 '1분 덮밥'이라는 브랜드명으로, 전국에 100여개 가맹점을 둔 덮밥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기도 했다.

그러다 해외에서도 쌀 음식에 대한 인식이 막 싹틀 때인 2000년 초 ㈜휴먼라이스푸드를 설립해 비빔밥과 김치덮밥 등 한국 대중음식을 세계화하는 일에 뛰어들었다.

이후 즉석 냉동덮밥 20여종을 개발해 세계 16개국에 수출했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물성항존처리' 기법을 도입해 기내식과 학교급식용 밥 제품을 개발했다.

물성항존처리법은 제품에 들어가는 재료들이 물성(物性)을 잃지 않도록 각각의 온도를 맞춰준 뒤 영하 40도 이하에서 급속 동결하는 기법으로 비빔밥 등 다양한 식재료가 들어가는 한국 음식의 맛을 오래 보전하는 데 필요한 냉동기법이다. 질소충전기법으로 만드는 기존의 밥 제품에 비해 맛이나 영양 보전률이 월등하고 영하 18도에서 보관하면 최소 1년 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한다.

약 25년에 걸친 이런 이력을 끝으로 그는 현재 '아우어 푸드 스토리'(OUR FOOD STORY)라는 브랜드명의 비빔밥 프랜차이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그의 한식 세계화의 성과는 자못 혁혁하다. 2008년 중국 베이징의 S.C.M.사와 냉동덮밥 합작공장을 설립했고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법인인 'OUR FOOD STORY. USA, INC.'를 설립했으며 지난해에는 싱가포르에 체인점을 내고 지사를 세웠다.

또 조만간 일본 오사카에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며 체코에도 지점을 내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싱가포르에서는 김치덮밥과 불고기덮밥, 자장밥, 볶음밥, 잡채밥 등 15종의 다양한 한식 제품이 시판 중이며 가격은 미화 4-5달러(한화 4천원선)이다.

그는 "맥도널드 매점 옆에 당당하게 자리를 잡고 영업 중"이라며 "저렴하고 맛이 좋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번지면서 현지에서 이미 여러 차례 개점 제의를 받았다"고 말했다.

그가 한국 대중음식의 세계화에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2008년 5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국제외식박람회(NRA)에 참가해 주목을 받으면서부터였다.

세계적인 식품업체인 네슬레의 연구진 3명이 부스를 방문해 "한국음식을 컵에 담아 막는 것이 신기하다"면서 "쌀로 만든 밥이 세계적 음식으로 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계기였다.

미국 코스트코(Costco)는 4종류 비빔밥을 500개 매장에 공급할 수 있도록 월 40만개를 납품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이미 제품 테스팅을 통해 "맛이 좋다"는 평가를 내렸지만 물량 공급에 차질이 생기면 자칫 페널티를 물어야 하기 때문에 납품 역량을 갖추면 정식으로 사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2007년 12월 경기도 이천에 세운 공장 규모는 기껏해야 월 20만개 규모이다.

대한항공에서도 기내식 공급 타진 의사를 물어왔다. 현재 미국에서 수입한 제품을 쓰고 있지만 ㈜휴먼라이스푸드 제품이 맛이 좋아 바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물량을 충분히 공급할 생산시설이 문제였다.

코레일에서도 현재 일반도시락을 쓰고 있지만 반품이 많아 냉동도시락이 나오기를 바라고 있다.

이 대표는 또 "당뇨가 있는 이들을 위한 저염도 고칼로리 냉동밥을 만들면 국내 병원 등 내수는 물론 당뇨환자들이 많은 중동과 미국 등지에 많은 물량을 수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

조리과정에서 올리브유를 사용하고 염도와 칼로리를 조정하는 등 특수조리 기법으로 고부부가치 제품을 만들면 일반 제품에 비해 3배나 비싸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여러 지자체가 공장을 지으려 했다. 2006년에는 충남 당진군이 적극 나섰다. 그래서 그는 땅도 매입했고 정부 보조금도 확정됐지만 보조사업자로 참여하려던 모 농협 조합장이 바뀌면서 2년간 준비한 사업이 중단됐다. 손실이 적지 않았다.

이듬해인 2007년 경상북도 울진군에서도 이 대표의 밥 수출 사업에 매료돼 도비를 대고 공장 건설을 추진했지만 역시 보조사업자로 참여한 모 농협의 출자 문제가 꼬이면서 사업이 유야무야됐다.

그리고 지난해 포항시가 나섰다. 그는 지난해 12월 9일 박성호 시장에게 직접 브리핑할 기회를 가졌다. 박 시장은 사업 전망에 대한 기대를 표시하며 적극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한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다. 담당자는 적극적인데 무슨 이유에서인지 중간 간부진의 결재가 지연되고 있다는 말만 듣고 있다.

포항시와의 사업 추진과 관련해 몇몇 기업이 최대 30억원을 출자하겠다고 제의한 상태지만 포항시 쪽에서 사업을 계속 미루면 이마저 어찌될지 모른다.

이 대표는 "밥제품으로 100억 매출을 일으키면 남아도는 쌀 2천t을 소모할 수 있다"며 "시설만 있으면 판로는 무궁무진하며 이미 수출 요청을 해 왔거나 의사를 타진해 온 곳에만 납품해도 상당한 양의 국산 쌀을 소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그의 이천 공장 매출액은 연 10억원 가량이며 수출이 80%를 차지한다.

정부 각 부처가 한식세계화의 기치를 내걸고 막걸리나 떡 등 다양한 제품을 선전하고 있지만 이런 제품들을 다 합쳐도 쌀 소비량은 전체 물량의 5% 남짓이란다. 밥을 만들어야 우리 쌀을 대량으로 소비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남아 도는 쌀을 소비하면 농민도 살고 지역 경제도 활성화되며 비싼 값으로 쌀을 수매하는 데 드는 국가 예산도 절약할 수 있는데 정부도 지자체도 아직 이런 기막힌 수를 모르고 있어 너무 안타깝다"며 "무슨 방법이 없겠느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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