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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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리자
  • 승인 2010.02.1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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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2월 도쿄의 중심지 긴자에 위치한 샤넬 빌딩 10층에 프렌치 레스토랑 ‘Beige(베이지)’가 들어섰다.

샤넬의 대표 컬러 중 하나인 베이지에서 이름을 가져온 것이다. 이 곳의 인테리어는 블랙과 베이지, 골드 톤으로 한마디로 ‘샤넬’스럽다.

직원들조차 샤넬의 트위드 수트차림으로 고객을 맞이한다.

‘샤넬스러움’의 진정한 완성은 셰프에 있다. 프랑스 최고의 셰프를 초빙함으로써 음식의 맛과 수준도 명품으로 끌어올렸다.

패션쇼의 런웨이처럼 시즌별로 콘셉트가 바뀌는 ‘컬렉션’이 이곳의 대표메뉴이기도 하다.

프랑스, 일본 등 해외 유명 패션거리에서는 샤넬, 아르마니, 불가리 등 명품 패션브랜드들이 운영하는 레스토랑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6년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최초로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앞에 북카페 겸 레스토랑을 오픈하기도 했다.

이러한 패션업체의 외식사업 진출은 국내에서도 그 사례를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1994년 피자몰을 시작으로 이랜드가 외식사업에 진출한 이래 2002년 FGF, 2004년 FnC코오롱, 2006년 MK트렌드, 예신퍼슨스, 2007년 지엔코, 2008년 제일모직 등이 줄줄이 뛰어들었다.

이 중 이랜드는 현재 7개 브랜드를 운영,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국내 패션 기업 중 외식진출 성공 사례로 꼽힌다.

패션업체들이 외식업에 야심차게 진출했지만 이랜드처럼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업체가 손에 꼽힐 만큼 극소수이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는 외식사업 경험이 전혀 없는 패션기업이 외식의 핑크빛 미래만 내다보고 무작정 진출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외식사업은 패션업보다 수익성도 낮고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에서 자칫 사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기업들이 외식시장에 끊임없이 진출하는 이유는 오너들이 외식사업을 선호하는 데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오너들이 강력한 사업의지를 갖고 있기에 가능하다는 말이다.

일본 슈크림 빵 브랜드 ‘비어드파파’를 들여와 가맹사업에 나선 FnC코오롱의 자회사 스위트밀의 가장 강력한 후원자는 이웅렬 코오롱 그룹 회장이라는 후문이다.

최근 업계에서는 외식업 진입 장벽을 높여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신의 강점인 감각만을 내세우며 외식업 진출을 속단하는 패션업체들은 외식에 대한 보다 철저한 연구와 검증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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