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서 밥 먹는다?
편의점에서 밥 먹는다?
  • 신원철
  • 승인 2010.03.11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외식 소비시장 노리는 편의점…즉석식품류 매출 52.8%
편의점이 외식업소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과자류, 음료수 등의 공산품 판매가 주였던 편의점들이 즉석식품 품목을 늘리고 있다. 편의점 프랜차이즈 본부들은 1천여개를 웃도는 가맹점 수를 기반으로 한 구매력으로 저렴한 가격에 품질이 뛰어난 즉석식품을 선보이고 있어 외식업소들의 위협이 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편의점 본부들은 2008년과 2009년 연이어 두자릿수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9년 총 매출액도 6조 2천억원 규모로 2008년 대비 14%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경기불황으로 최근 수년 새 소비자들이 대형할인마트 등 교통비가 들어가는 유통업체보다 주택가, 사무실 인근에 있는 편의점을 찾으면서 불황에 거꾸로 집객효과를 얻는 점이 편의점 성장의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대량구매에서 소액판매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제연구소들은 경기회복세를 보이는 올해 편의점 본부들이 적어도 10%의 매출 증가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불황 속의 선전을 기반으로 편의점들은 즉석식품의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사)한국편의점협회의 2008년도 ‘상품종류별 매출 구성비’에 따르면 가공식품 18.8%, 일일 배송 가공식품 15.7%, 일일 배송생식품 4.4%, 후레쉬푸드 13.9% 등 즉석식품류 매출은 전체 52.8%를 차지했다.

반면 과자류 16.5%, 잡화 12.6%, 서적ㆍ잡지 3.5%, 문구ㆍ완구 9.8%, 담배 0.9%, 복권 0.5% 등 기존의 공산품 매출은 43.3%였다.

이처럼 즉석식품류의 매출이 절반을 넘어서는 등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면서 편의점의 외식업소화는 더 급격히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니스톱에서는 햄버거를 비롯한 치킨류, 어묵바 등 점내에서 직접 가공판매하는 식품을 강화하고 있다. 2008년 30개 품목이었던 즉석식품류를 미니스톱에서는 2009년에는 36품목으로 늘렸다.

또 인기메뉴인 점보치킨류의 매출 신장률은 2008년 대비 2009년 164%를 기록했고, 햄버거류는 132%, 매운야채바ㆍ어묵바 등 꼬치류는 125%, 어묵(오뎅)은 142%, 아이스커피는 132%를 각각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미니스톱에서는 즉석식품류의 매출증가 요인으로 전문식품업체와의 제휴로 공급받는 음식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을 들고 있다.

외식업소들이 음식재료를 공급받아 매장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식자재 유통에 따른 중간마진, 인건비, 점포임대료 등으로 말미암아 판매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반면 편의점 업체들은 직거래로 저렴한 판매가격을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미니스톱 햄버거 가격은 전문점 대비 10~15%, 치킨류 가격은 25% 정도 저렴하다.

미니스톱 김학성 팀장은 “편의점의 외식업소화는 기본적으로 편의점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차별화 전략으로 나온 것이지만, 더 나아가 편의점 기업들의 유통망, 규모화된 식자재 거래 등을 통해 가격단가를 낮출 수 있는 장점을 살린 것”이라며 “2008년 4개 품목이던 도시락을 2009년 10개로 늘리는 등 소비자들의 호응에 발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니스톱에서는 최근 점포의 위생점검 강화에도 힘을 쓰고 있다. 전문 관리업체 에쓰푸드가디언스와 공동으로 위생점검 및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 또 식품위생문제가 발생할 경우 점주에게 지속적인 위생교육도 제공한다.

바이더웨이에서는 삼각김밥, 한줄김밥, 샌드위치, 햄버거 등 90여종의 즉석식품류를 취급하고 있다. 또 전체 2500여개 품목 중 자체 개발한 PB(private brand)상품 즉석식품의 매출은 2008년 4.8%를 기록했다.

이처럼 PB상품 즉석식품의 매출비중은 편의점 브랜드 평균에 크게 못 미치지만 (주)더블유앤아이, (주)장충동왕족발, 스테프코리아, 빨간모자 등 외식 프랜차이즈 브랜드들과 제휴해 운영중인 품목들은 소비자들로부터 열띤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홍초불닭, 홍초불오징어, 홍초불닭 삼각김밥 등 더블유앤아이의 제휴로 운영중인 품목의 월간 판매량은 8만 개에 달한다. 또 스테프핫도그, 빨간모자피자 등은 전체 매출에서 5%를 차지하고 있어 바이더웨이에서 자체 개발한 PB상품 즉석식품보다도 매출이 크다.

바이더웨이에서는 제휴를 통해 기존에 소비자들이 편의점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상품군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제품의 품질이 뛰어나고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점을 십분 활용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최근에는 신선식품류 중 또띠아, 크로와상 샌드위치, 호밀빵샌드 등 고품질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는데 주 타깃고객은 10~20대 여성 소비자들이다.

바이더웨이 최민호 대리는 “2008년부터 즉석식품의 판매비중이 커지고 있어 바이더웨이에서는 지난해 100여종이었던 즉석식품에 더해 올해 30여종의 즉석식품을 추가할 계획”이라며 “소비자들이 더 편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취식공간을 확보하는 등의 편의점 시설 리모델링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슷비슷한 품목을 취급해온 편의점들이 치열한 시장경쟁 끝에 차별화 요소로 외식업소를 벤치마킹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한 싱글족 소비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당을 찾기 불편해하는 소비자들의 발길을 편의점으로 끌어오려는 경영전략의 일환으로도 분석되고 있다.

최 대리는 또한 “음식공장을 통해 대량생산하는 과정에서 즉석식품류의 가격을 크게 떨어뜨린 점이 외식업소와의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경쟁력”이라면서 “외식업소에서 보통 5천~6천원 수준으로 한 끼 식사를 제공하는 반면 바이더웨이에서는 3천원 미만의 식사류를 제공하고 있어 인기가 높다”고 평했다.

외식업계 종사자들은 최근 편의점들의 잇단 외식업소화에 대해 외식업계 전반에 불고 있는 고효율화 움직임과 이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식업소에서 반조리가공식품을 공급받아 인건비, 조리시간 등을 절감하고 있어, 별도의 주방시설이 없는 편의점도 충분히 외식소비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편의점들이 잇따라 즉석식품 품목을 늘리고 있지만, 한계도 있다. 즉석식품의 유통기한이 하루 안팎으로 1일 1회 배송하는 기존의 편의점 시스템에서는 매장별 수요예측이 정확해야 모자라거나 부족한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반조리가공식품 제조기술 발달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편의점들이 외식소비시장에 뛰어듦에 따라 외식업계의 경쟁력 강화가 올해 뜨거운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신원철 기자 haca13@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송파구 중대로 174
  • 대표전화 : 02-443-4363
  • 청소년보호책임자 : 우대성
  • 법인명 : 한국외식정보(주)
  • 제호 : 식품외식경제
  • 등록번호 : 서울 다 06637
  • 등록일 : 1996-05-07
  • 발행일 : 1996-05-07
  • 발행인 : 박형희
  • 편집인 : 박형희
  • 식품외식경제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정태권 02-443-4363 foodnews@foodbank.co.kr
  • Copyright © 2024 식품외식경제. All rights reserved. mail to food_dine@foodbank.co.kr
인터넷신문위원회 ND소프트